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몰린 ‘신천지’, 그 정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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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몰린 ‘신천지’, 그 정체가 궁금하다
  • 이인창·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3.0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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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꾼 전도로 잘 알려져…‘교리’ 보다 ‘포교법’에 빠져
‘육체영생교리’…14만4천명에 포함되기 위한 경쟁 치열
교주 사후 혼란 대비해야…탈퇴자 대응할 교회 고심 필요

코로나19 사태가 사회 곳곳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외출과 대인 접촉을 기피하는 풍조가 생기면서 자영업자들은 당장의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고, 각종 대형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학생들의 개학이 늦춰지면서 일시적인 공백에 대한 학부모들의 근심도 늘고 있다.

애초 진정될 기미를 보이던 이 사태가 일대 전환점을 맞은 것은 대구 지역 신천지 집단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후부터다. 신도들의 정보 공개가 늦어지면서 이를 비난하는 여론도 빠르게 확산됐다. 동시에 신천지 집단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부쩍 증가했다. 

왜 미혹되는가
신천지를 탈퇴한 이들은 ‘교리’의 매력보다 ‘전도법’ 때문에 미혹되는 경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천지 내부에는 포교방법을 교육하는 책이 있는데 그 분량이 200페이지가 넘는다고 한다. 그만큼 치밀하고 조직적인 포교가 이뤄진다.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성교회 신도들을 미혹하고 있다. 이들은 기성교단 소속인양 위장하여 교회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위장교회’를 통한 포교 방법도 사용한다. 뿐만아니라 제자훈련이나 비전센터, 힐링, 어머니학교 등 기존 교회에서 사용하는 말씀 훈련 프로그램의 이름을 내세운다. 자신들이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아무나 포교 대상으로 삼는 것도 아니다. 최근 온라인에는 신천지에서 나온 것으로 추청 되는 ‘섭외 대상 등급 기준표’가 공개됐다. 해당 표에서는 경제 환경이 넉넉한 30~50세 기존 신앙인을 ‘A 등급’으로, 지병질환자 혹은 장애인, 궁핍자를 ‘C 등급’으로 분류해 논란이 일었다. 

신천지 탈퇴자로 현재는 구리이단상담소에서 상담사로 일하는 김강림 전도사는 “어수룩하고 모자란 사람이 아니라 멀쩡한 사람들이 신천지에 빠진다”며 “유명 대학생들도 많고 대부분 똑똑한 사람들이다. 교회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전도사에 따르면 신천지는 한 명의 전도 대상자가 정해지만 바로 포교하지 않고 4~5명의 전략팀을 구성한다. 3주 가량 시간을 들여 대상자에 대한 정보만 먼저 파악한 뒤 A4용지 앞뒤가 꽉 차도록 보고서를 제출한 다음에야 전도 허가가 나온다. 

“가령 영어 공부를 하고 싶은 대학생이면 신천지 내부에서 영어 잘 하는 사람을 데려오고 미술을 하고 싶다면 미술 하는 사람을 붙여줍니다. 주부들로 전략팀을 꾸려서 대상자와 함께 미용실 모임을 만들고 피아노에 관심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면 피아노 학원을 열어서 무료 교육을 시켜줍니다. 초창기에 알아차리기 힘든 것이 이렇게 수많은 방법이 개발되기 때문이죠.”

이후 자연스럽게 성경공부를 시작하고 센터에 들어간다. 센터에 들어간 후에도 교육생의 절반을 이미 과정을 수료한 사람들로 몰래 잠입시켜 좋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런 사실도 모른채 함께 공부하고 기도하고 소풍을 가는 사이 중독이 되고 세뇌가 이뤄진다. 김 전도사는 “작정하고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 마치 신앙의 황금기가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며 “신천지에서는 멘트나 접근법도 다 훈련을 받는다. 10년에 걸쳐 개발된 전도법은 무시할 게 못 된다”고 경각심을 요청했다.

신천지 핵심교리 세 가지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대표회장:진용식 목사)는 최근 성명서를 발표하고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회는 전국 이단상담소 사역자들이 협력하고 있는 단체로, 신천지 예방과 피해자 구제 등을 위해 최첨단에서 사역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신천지 교주 이만희는 1931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박태선의 전도관, 유재열의 장막성전, 백만봉의 재창조집단 등 이단사이비를 전전한 인물이다. 신천지는 이런 교주 이만희를 이 시대의 구원자, 만왕의 왕으로 믿고 있으며, 특히 요한계시록 7장과 14장에 나오는 14만4천명이라는 숫자 안에 들면 영과 육이 합일해 육체가 영생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교리에 세뇌된 신천지 신도들은 이제 종말이 2~3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종말론을 믿고 있기 때문에, 가정과 직장을 팽개치기까지 한다. 

진용식 목사는 “신천지의 핵심교리는 ‘신천 신지 교리’, ‘육체 영생 교리’, ‘십사만 사천 교리’ 크게 세 가지로, 6개월간 교육 후 이 교리들을 믿어야 신천지 신도가 되고, 이 교리에 세뇌되면 신천지와 교주 이만희에게 인생을 바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천 신지’ 교리는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신천지에서는 천국은 걸어서 갈 수 있는 땅에서 이뤄진다고 가르치며, 이만희는 천국이 바로 신천지 집단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육체 영생’ 교리는 쉽게 말해 신천지 신도들은 육체가 죽지 않고 계속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육체영생과 관련해 신인합일 교리도 일컬어지는데, 이것은 신천지 신도들의 육체에 순교한 영혼들의 영이 들어와 하나가 되면 영생한다는 것이다. 

‘십사만 사천’ 교리도 있다. 신천지 교인들은 제사장 권한이 있는 14만4천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인을 맞아야 하고, 그것을 위해 실적을 쌓아야 한다는 이만희의 말을 철저히 믿는다. 그 실적을 위해 직장과 학업, 결혼까지 포기하고 실적을 쌓기 위해 신천지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만희 사후, 탈퇴자 관리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 나이는 올해 90세이다. 신천지 교인들은 육체영생 교리를 믿기 때문에 이만희가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만희가 사망하게 된다면, 신천지를 이탈하는 신도 수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 신천지 탈퇴자들이 교회 안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단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이들을 상담하고 포용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신천지 내부에서는 이만희 사망 후를 대비해 또 다른 세력이 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신천지 교리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다시 기성 교회로 복귀하지 못하고, 다시 아류에 포섭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이단적 사상과 교리를 바로잡지 못한 채 교회 안으로 흘러들어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바른 성경과 교리를 한국교회가 가르쳐 영적 변화가 일어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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