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낱이 드러나는 실체… ‘신천지’ 왜 코로나 전파 주범이 됐나?
상태바
낱낱이 드러나는 실체… ‘신천지’ 왜 코로나 전파 주범이 됐나?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2.26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33명 중 신천지와 청도대남병원 관련자 569명, 68%
신천지측 초기 대응이 혼선 초래, 감추는 것은 여전
신천지 교회 침투 가능성, “교회는 예방 최선 다해야”
신천지는 지난 23일 첫 공식 입장을 내면서 "신천지가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했지만, 최대 원인은 신천지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다.
신천지는 지난 23일 첫 공식 입장을 내면서 "신천지가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했지만, 최대 원인은 신천지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대구교회 교인 중 한 명이 ‘코로나19’ 31번째 확진을 받은 이후 대구지역뿐 아니라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오후 10시 현재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확진환자는 833명이며, 새롭게 확진된 환자만도 231명에 달했다. 특히 신천지 관련 전체 확진자는 456명으로 청도대남병원 관련 113명까지 포함해 전체 68%나 차지했다. 신규 확진자 중에서도 무려 129명이 신천지 관련 확진자였다. 

그야말로 신천지와 교인들은 코로나19 슈퍼전파자로 국가와 국민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정은경 방역대책본부장 역시 “슈퍼전파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신천지측은 공식입장을 수차례 표명하면서, “방역과 증상자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정보를 감추고 있다는 정황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신천지의 특유의 폐쇄성과 모략으로 대표되는 거짓말이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구 방역팀장, 확진되자 “신천지교인”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놀라운 사실을 공개했다. 대구 서구 방역대책을 총괄하는 팀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판정 이후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는 것이다. 대구시 방역대책에 큰 구멍이 나 있던 셈이다. 

신천지 교인 한 명의 일탈이라고 할 수 있을까. 대부분 이단 상담가와 신천지 탈퇴자들은 신천지 자체의 폐쇄성과 특유의 문화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초기 대응을 미온적으로 한 신천지측의 태도가 사태를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폭발적 감염사태를 불러온 31번째 확진자가 신천지 교인으로, 2월 9일과 16일 신천지 다대오지파 대구교회를 방문해 예배에 참석했다. 이 환자는 당시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 중 신천지 교회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져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의사가 발열 등을 이유로 코로나 검사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제안했지만 거부하기까지 했다. 

확진 초기 언론보도에서는 16일 주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460명이 함께 예배를 가졌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단 전문가들은 교인이 8천에서 1만 명에 달해 접촉자 수는 그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이후 신천지는 9,300여명 명단을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했다. 더구나 그날 예배에서 참석했던 타지역 교인들은 ‘출결 제외’로 처리해 역학조사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환자발생 공지 않고 외부활동 하라고?
31번째 확진환자가 신천지 교인인 것을 확인한 신천지 본부는 홈페이지에 “다대오지파 대구교회는 18일 오전부터 폐쇄했고, 전국 모든 교회에서 당분간 모든 예배 및 모임을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 및 가정예배로 대체하기로 했다”며 “9일과 16일 대구교회를 방문했다면 자가 격리해주시고, 최대한 활동을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교인들에게 공지했다.

하지만 신천지 대구교회의 초기 대응은 달랐다. 대구교회는 “오늘 성전 출입을 금지한다. 자율 활동의 날로 생각하고 2인 1조로 활동하자”고 공지하면서, 교인들에게 환자 발생 사실을 초기에 알리지 않았다. 외부활동을 하도록 한 것은 추가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을 무시한 채 대중들 사이로 교인들을 들이민 셈이다. 또 논란이 되는 것은 신천지 다대오지파 섭외부가 교인들에게 유포했다는 공지문이다. 신천지측은 개인 일탈이라고 후에 선을 그었지만, 구체적인 경위를 밝히진 않았다. 

섭외부 공지문에서 신천지는 “현재 대구 코로나 확진자 관련해 S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가족들이 S노출 및 핍박자들에게 S에 대해서 언급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대처방향으로 “그날은 예배에 가지 않았다”, “다른 데서 예배를 드렸다”, “S와 전혀 관계없음을 확실하게 표시하기”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 거짓말을 하도록 한 셈이다.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신천지 특유의 ‘모략’ 교리 문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가 대외적으로 주의를 덜 끌고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사실을 신도들에게 감추고 대외활동을 권유한 것으로 본다. 해서는 안 될 조치를 취했다”며 “사실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다대오지파의 전체 출석 인원이 1만5천 명인데, 대구교회만 1만 명이 넘는다”고 염려했다.

신천지 1100곳 공개, “더 있다” 반박
신천지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전국 신천지 교회와 선교센터, 사무실 등 1,100곳의 주소를 홈페이지(http://www.shincheonji.kr/bv_coronaAddress_9528)에 공지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기존 자신들의 정체와 모임 장소를 숨겼던 신천지를 생각하면 전향적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또 제기됐다. ‘종말론연구소’는 지난달 신천지 총회 녹취를 확인했을 때 성전, 선교센터, 사무실, 기타 부동산이 1,529곳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429곳이 빠진 셈이 된다. 

또 신천지는 방역을 위해 관련 정보를 성실히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천지 교회를 압수수색 해서라도 교인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정보수집에 어려움을 겪음을 전했다. 

대구경찰은 24일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670명의 교인들을 확인하게 위해 전담인력 618명까지 투입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으로 볼 때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 그동안 가족들에게도 비밀에 붙이는 경우가 많았고, 정체를 숨기고 포교활동을 했던 방식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기성교회에 잠입해 있는 추수꾼이라면 정체가 탄로날 것을 염려할 법하다.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종교로서 종교인으로 기본이 없는 비난받아 마땅한 행태이다. 

교회는 경계 늦추지 말고 예방해야
환자 발생에 따른 신천지의 미온적 조치가 확인되면서, 지역 교회도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같이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환자가 발생한다면 여섯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던 서울 명륜교회와 같이 확진 직후 교인들에게 모든 정보를 사실을 알리고 예배당을 곧바로 폐쇄하며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3번째 환자에게 감염된 6번째 확진환자도 일반 대중과 접촉하지 않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특별히 코로나 사태 초기 각 지역 교회마다 적극적인 조치에 나섰던 모습이 최근 감염자가 소강사태에 접어들면서 느슨해졌던 모습을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선교나 외부행사를 자제하고 공동식사 잠정 중단 등의 조치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악수 대신 목례나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가급적 병원 심방을 자제하는 등의 예방 지침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천지 전국 12개 지파 교회가 주일예배를 갖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각 지역 교회를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긴급공지를 발표하고 “교회에 성도의 전도를 받지 않고 처음 온 사람이 출석할 경우 주의 깊게 보시기 바란다. 코로나19 사태가 속히 종식돼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실제 많은 교회들은 이번 주 신천지 교인의 혹시나 하는 침투를 예방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기도 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에 대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 먼저 현재 환자와 방역당국, 의료진을 위해 기도해야 하며, 특히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지 말고 하나님의 심판을 운운하는 등 하나님의 뜻을 개인이 쉽게 단정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