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경보 ‘심각’… 주일 풍경도 바꿨다
상태바
코로나 위기경보 ‘심각’… 주일 풍경도 바꿨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2.24 2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 교회 방역 만전·온라인 예배 급증…“장기화 우려”
열감지기·성도 신분 확인 등 감염자 유입 막기 총력
여의도순복음교회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예배당에 들어가기 전에 체온을 재고 있다. 코로나 확산 고비인 지난 23일 주일 풍경은 교회가 감염의 진원지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예배당에 들어가기 전에 체온을 재고 있다. 코로나 확산 고비인 지난 23일 주일 풍경은 교회가 감염의 진원지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정부가 지난 23일 코로나 19 대응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한국교회 주일 풍경도 크게 달라졌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주일예배를 엄수하면서도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이영훈 목사)와 사랑의교회(담임:오정현 목사) 등 대형 교회들은 입구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해 발열 여부를 체크했다. 

대부분의 교회가 예배 중에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예배당 곳곳에 손 소독제를 다량 구비했다. 일부 교회는 성가대 연습을 취소하는가 하면 식사 제공을 하지 않고 대예배 외의 모임을 열지 않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신천지발 확진이 대거 이어지면서 관련 대응도 활발해졌다. 신천지 집회소가 폐쇄됨에 따라 신천지 추종자들이 지역 교회로 유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대응이다. 중랑구에 위치한 영안교회(담임:양병희 목사)는 예배당 입구에서 교구장들을 중심으로 재직자들이 교인들을 맞이하며 소독을 실시하는 한편 낯선 이들에게는 정중하게 신원을 물었다. 현관에는 ‘영안교회 교인이 아닌 분들은 성명과 전화번호를 남겨달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긴급한 상황 속에서 온라인 예배로 주일을 지키는 교인들도 많았다. 8개월 된 어린 자녀가 있는 A씨는 지난 16일과 23일 2주 연속으로 가정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 그는 국내 한 기독교방송의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했는데, 앱 구동이 쾌적했던 지난주와 달리 23일에는 접속이 쉽지 않았다. A씨는 “주중에 급격하게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어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를 통해 주일예배 실황을 서비스하고 있는 CGNTV의 경우 23일 접속자 수가 전주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교인들 개인의 두려움도 있겠지만 교회 차원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경각심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가 많이 나온 대구지역에서는 몇몇 교회가 선제적으로 교회 행사를 일정기간 전면 중단하고, 가정에서 유튜브를 통해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수도권에서도 한시적 온라인 예배를 택하는 교회들이 나왔다. 예장 통합과 감리회 등 교단 차원에서도 온라인 예배를 권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그간 한국교회에서는 입원 등 성도 개인의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온라인 예배를 권장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에 한해 어쩔 수 없는 특단의 조치로 ‘온라인 예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각 기독교 방송사들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한국교회의 공적인 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한다는 각오다. 

CGNTV의 함태경 제작본부장은 “지난 주 주일예배 시간에 트래픽이 몰리면서 지연 현상이 일어나는 등 앱 상에 장애가 발생했다”며 “쾌적한 접속이 가능하도록 내부적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 때문에 프로그램 편성도 위로와 격려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 특히 해외 선교사들을 위해 고국의 상황을 냉정하게 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감염내과 전문의 등 관련 전문가들의 협조를 받아 예방법을 안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온라인 주일성수’가 지속되는 데 대해서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전 한일장신대 총장 정장복 교수는 “거룩한 곳에 나아가 주의 자녀들이 모여 정한 시간에 하나님과 만나는 것이 예배의 정의”라며 “개인주의의 남발, 공동체 의식의 상실, ‘하나님을 예배하는 공동체’라는 교회의 첫 번째 정의의 상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특히 “신앙생활의 습성 가운데 규칙적인 예배 행위를 한 번 거르면 두 번째는 괴롭겠지만 갈수록 만성이 된다”며 “온라인 예배가 편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예배가 드려지는 상황이다. 다만 이런 불가피한 상황이 장기화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역대하 7장 12~16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전염병을 거두시는 조건을 말씀하신다. 그중 하나가 회개다. 우리 모두가 자성하면서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