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회서 코로나 슈퍼전파"...초기대응 사태 키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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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교회서 코로나 슈퍼전파"...초기대응 사태 키웠나?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2.19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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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전국 예배 중단"... 대구교회는 감염 확인하고 외부활동 권고
신천지 "그날 예배 안갔다" 대처 논란... "해서는 안 될 조치였다"
기성교회, 경계 늦추지 말아야..."하나님의 뜻 단정 말아야"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중 한 명이 ‘코로나19’ 31번째 확진을 받은 지 하루 만에 다시 신천지 교인 최소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대구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31번째 확진환자와 신천지측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대규모 감염자 발생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슈퍼전파”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9일 오전 9시 기준 확진환자 15명이 추가로 확인됐으며, 이 중 11명은 31번째 환자와 연관이 있고 환자와 동일한 교회 10명, 병원 내 접촉자 1명, 2명은 연관성을 확인 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고, “2월 13일부터 17일 사이 증상이 발현한 7명은 31번 환자가 다닌 신천지 대구교회를 출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코로나 19가 이미 대구 지역 사회에 깊숙이 퍼져 있다. 대구시 자체 역량으론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1번째 확진환자는 2월 9일과 16일 신천지 다대오지파 대구교회를 방문했다. 이 환자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 중 신천지 교회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져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의사가 발열 등을 이유로 코로나 검사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제안했지만 환자는 거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9일 오후 브리핑에서 “31번째 환자를 포함해 11명이 (신천지) 교회와 관련된 사례로, 슈퍼 전파 사건이 있었다고 본다. 추가 접촉자와 양성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교회 전체 선별검사와 진단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확진 초기 언론보도에서는 16일 주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460명이 함께 예배를 가졌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접촉자 수는 그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주장이 추가로 나오고 있다. 대구교회 교인은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2019년 신천지가 자체 총회에서 발표한 2018년 교세 통계에 따르면, 다대오지파 교인은 1만2,587명으로 이중 상당수는 대구교회 교인이다. 지난해 교세가 크게 증가했다는 신천지측 주장을 고려하면 현재 교인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신천지가 주장한 교세 자체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환자발생 공지 않고 외부활동 하라고?
확진환자가 신천지 교인인 것을 확인한 신천지 본부는 홈페이지에 “다대오지파 대구교회는 오늘(18일) 오전부터 폐쇄했고, 전국 모든 교회에서 당분간 모든 예배 및 모임을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 및 가정예배로 대체하기로 했다”며 “9일과 16일 대구교회를 방문했다면 자가격리 해주시고, 최대한 활동을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섭외부가 보냈다는 공지문
신천지 대구교회 섭외부가 보냈다는 공지문
신천지 대구교회 섭외부가 보냈다는 공지문
신천지 대구교회 섭외부가 보냈다는 공지문

 

 

 

 

 

 

 

 

 

하지만 신천지 대구교회의 초기 대응은 달랐다. 대구교회는 “오늘 성전 출입을 금지한다. 자율 활동의 날로 생각하고 2인 1조로 활동하자”고 공지하면서, 교인들에게 환자 발생 사실을 초기 알리지 않았다. 외부활동을 하도록 한 것은 추가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을 무시한 채 대중들 사이로 교인들을 들이민 셈이다.

또 논란이 되는 것은 신천지 다대오지파 섭외부가 교인들에게 유포했다는 공지문이다.

공지문에서 신천지는 “현재 대구 코로나 확진자 관련해 S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가족들이 S노출 및 핍박자들에게 S에 대해서 언급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대처방향으로 “그날은 예배에 가지 않았다”, “다른 데서 예배를 드렸다”, “S와 전혀 관계없음을 확실하게 표시하기”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가 대외적으로 주의를 덜 끌고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사실을 신도들에게 감추고 대외활동을 권유한 것으로 본다. 해서는 안 될 조치를 취했다”며 “사실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다대오지파의 전체 출석 인원이 1만5천명인데, 대구교회만 1만명이 넘는다”고 염려했다.

기성교회 경계 늦추지 말고 예방해야

환자발생에 따른 신천지의 미온적 조치가 확인되면서, 지역 교회도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같이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환자가 발생한다면 여섯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던 서울 명륜교회와 같이 확진 직후 교인들에게 모든 정보를 사실을 알리고 예배당을 곧바로 폐쇄하며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3번째 환자에게 감염된 6번째 확진환자도 일반 대중과 접촉하지 않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특별히 코로나 사태 초기 각 지역교회마다 적극적인 조치에 나섰던 모습이 최근 감염자가 소강사태에 접어들면서 느슨해졌던 모습을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선교나 외부행사를 자제하고 공동식사 잠정 중단 등의 조치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악수 대신 목례나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가급적 병원 심방을 자제하는 등의 예방 지침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천지 전국 12개 지파 교회가 주일예배를 갖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각 지역교회를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긴급공지를 통해 "교회에 성도의 전도를 받지 않고 처음 온 사람이 출석할 경우 주의깊게 보시기 바란다. 코로나 19사태가 속히 종식돼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에 대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 먼저 현재 환자와 방역당국, 의료진를 위해 기도해야 하며, 특히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지 말고 하나님의 심판을 운운하는 등 하나님의 뜻을 개인이 쉽게 단정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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