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정말 몰랐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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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정말 몰랐느냐?
  • 정석준 목사
  • 승인 2020.02.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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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 94

“워싱턴DC(District of Columbia)가 가라앉고 있다.” 미국의 일간지 CNN이 수년전 보도한 내용이다. 그러나 수도의 침몰 위험연구 주장에 두려움을 갖고 동요하는 시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첫째는 100년간 6인치(15.24cm) 가라앉을 것이라는 과학적 신빙성의 의문과 현실적 큰 위험부담이 거의 없다. 둘째는 그 세월이면 수 세대가 지난 다음이라는 산술적 여유가 있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조용한 도시 곳곳에서 국내외 정치 경제의 중심의 역할을 묵묵히 감당해 내고 있다. 

본래 수도 워싱턴은 포토맥 강을 따라 늪 지대위에 세워진 도시이다. 따라서 ‘베네치아’의 홍수와 가뭄을 생각하면 그렇게 녹록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당장의 문제들이 사람들로 안이한 생각과 행동을 하게 한다. “4년 더(four more years!)”를 외치며 재선을 꿈꾸는 ‘트럼프’의 유세도 한 몫을 한다. 그의 연설은 한마디로 “사회주의 척결”에 모아져 있다.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들에겐 절절히 옳은 말이다. 그러나 상대 당을 비롯한 진보성향을 가진 자들에겐 의문과 비난을 갖게 한다.

그가 각색한 '뱀 이야기'의 비유는 의미 있다. 상처가 나서 죽어가는 뱀을 살려준 한 여인의 끔찍한 결과의 이야기다. 측은한 마음으로 살아난 뱀을 가슴에 안아줬지만, 뱀은 즉시로 여인을 깨물었다. “내가 너를 구해줬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니?”라고 여인이 외쳤지만 “닥쳐 어리석은 여자야, 애초에 너는 내가 뱀인 것을 알았지 않느냐.(shut up. silly woman, You Knew damn well I was a snake before you took in.)”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불법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이민자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다.

다가오는 우리나라 총선에 발맞춰 미국은 가을 대선을 앞두고 있다. 유세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는 마찬가지이다. 연설내용도 비슷하다. 당장의 인기영합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선심공약과 비방이 난무하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정치적 판단의 결심이 빈약하다. 이때에 특히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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