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흉어도 ‘하나님의 섭리’ 낮추시어 다시 쓰시려는 뜻
상태바
영적 흉어도 ‘하나님의 섭리’ 낮추시어 다시 쓰시려는 뜻
  • 임원택 교수
  • 승인 2020.02.11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혁주의생명신학 7개 실천운동(2)신앙운동

하나님께서 한 영혼을 죄악에서 건지시기 위해 때로는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앗아가는 방법을 쓰실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마음을 꺾고 가난한 마음을 주시기 위해 그런 방법도 쓰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부르시던 그날, 밤새도록 수고한 시몬이 공치도록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시몬은 자기의 노련한 경험을 선선히 내려놓고 천지의 주재이신 예수님 앞에 겸손히 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면 예수님 말씀 따라 그물을 내렸을 때 그물이 찢어지고 두 배에 채우고도 넘쳐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고기가 많이 잡힌 것도 기적이지만, 고기잡이에는 박사라고 할 시몬과 그 동료들이 밤이 새도록 그물을 던졌는데도 피래미 하나 건지지 못한 것도 또 다른 기적입니다. 하나님께서 시몬을 겸손케 하시어 그 영혼을 건지시기 위해 두 가지 기적을 행하신 것입니다. 풍어(豊漁)도 기적이었지만 흉어(凶漁)도 기적이었습니다. 둘 모두 시몬을 만나주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행하신 기적이었습니다.

우리 가운데도 고개 빳빳하게 세우고 하나님을 대적하다가 엄청 두드려 맞은 후에야 무릎 꿇고 회개하며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들고 옵니다’ 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온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안 두드려 맞고 정신 차렸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게 두드려 맞고서라도 우리 주님을 알게 되었다면 그것 또한 하나님의 은혜 아니겠습니까?

우리 중 개인이 하나님에 맞서 불순종하면 엄청 두드려 패서라도 불러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한국교회 전체가 불순종하니 하나님께서는 한국교회 전체를 때려서라도 우리를 낮추시고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시려 합니다. 199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한국교회 성도 수의 급감은 이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교인 수가 늘고 있다는 교회도 교회 간의 수평 이동이 대부분이고 단 한 번도 교회에 나와 본 적 없는 초신자가 등록하는 경우는 매우 줄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교회마다 유년주일학교 학생 수가 대단했습니다. 그 숫자가 중고등부로 고스란히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수의 학생들이 청년부로 올라가서 교회의 기둥들이 되었습니다.하지만 이제는 교회에서 유초등부나 중고등부가 잘 되는 교회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신실한 성도들마저도 자녀들의 신앙교육보다는 자녀들의 진학에 더 큰 관심을 쏟고 있기에 오늘날 우리 교회의 현실은 그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자 수의 급감이라는 영적 흉어는 우리가 자초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는 개신교회들 중 장로교파가 다른 교파들, 즉 감리교나 침례교보다 강세인 특별한 나라인데, 다른 교파들은 차치하고라도 장로교파 신학교들에서 해마다 배출되는 졸업생들이 수천 명이 됩니다. 수많은 신학교들에서 해마다 신학생들을 엄청나게 배출하고 있는데도 초신자 전도는 급감하고 성도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한국교회의 현 상황은 한마디로 말해 ‘영적 흉어의 기적’이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낮추시고 겸손케 하시어 다잡으시는 것 말고는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백석대 역사신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