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돌봄사역 넘어 활동무대와 시스템 필요”
상태바
“단순 돌봄사역 넘어 활동무대와 시스템 필요”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2.11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인 가구 시대의 목회③ 홀로 사는 노인들이 온다

60대 이상 1인 가구 32%, ‘사별’ 주된 원인
지역 안 교회가 노령 인구의 디딤판 되어야
홀로 사는 노령 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교회의 노인사역도 단순 돌봄사역을 넘어 특화된 접근방식이 요청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5월까지 1인 가구를 위한 종합정책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1인 가구 태스크포스팀까지 구성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날지 아직 장담하기에는 이르다. 특별히 1인 가구 가운데 노인들의 비중이 증가했지만, 그동안 저출산 문제와 청년 실업문제 등에 복지예산이 집중 투여되면서, 상대적으로 1인 노인 가구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줄어든 현실이다.

2018년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0대 이상 1인 가구는 182만 가구로, 전체 1인 가구의 3분의 1(32%)에 가까운 수준이다. 60대 이상의 경우 혼자 살게 된 이유로 ‘사별’이 가장 많지만, 과거에 비하면 이혼 혹은 미혼인 경우도 소폭 증가했다. 사회적으로는 혼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거하지 않는 소위 ‘졸혼’ 1인 가구도 등장했다. 노령 1인 가구를 다양한 방식에서 이해해야 할 필요가 높아졌다.

전반적 만족도 낮은 노령 1인 가구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사망자수가 출생아 수보다 처음으로 많아졌다. 자연증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고령화 현상이 더욱 강력하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전 세계 평균 9%보다 높은 15%에 이른다.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2026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고령화 현상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가임여성 1인당 우리나라 출생아는 0.98명에 그치고 있다.

노인 1인 가구 문제를 지금부터 중요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병리현상으로 나타날 것이 틀림없음을 각종 통계가 경고하고 있다. 당연히 노령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사회적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와 관련해 노령 1인 가구는 젊은층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보면, 20대 여성의 만족도는 70.6%이지만 50대는 54.9%이다. 남성은 20대 67.1%, 50대 45.2%였다. 연령이 늘어날수록 그래프가 하향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생활 만족도는 더 하락하고 있는 것을 추세 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만족도 하락은 생활환경에서 오는 불만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 1인 가구의 고충에 대해 50대 남성은 ‘외로움’, ‘건강’, ‘식사’, ‘경제’ 순으로 답했고, 50대 여성은 ‘경제’, ‘건강’, ‘외로움’, ‘안전’ 순으로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젊은 1인 가구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 우선순위만 다르다. 다만, 노령 1인 가구는 불만족 요인을 극복할 수 있는 여지나 변수가 젊은이들에 비해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특화된 교회 사역이 중요해진다
교회는 노령 1인 가구 증가와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 사역을 모색할 수 있다. 이미 한국교회는 국가 이외 사회복지 영역에서 노인 사역을 상당 부분 감당하고 있다. 이제는 노령 1인 가구 증가현상과 맞물려 새로운 변화, 특화된 사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을 위한 돌봄 사역에서 더 나아가, 1인 가구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과 활동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정기적으로 식사를 챙기고, 방문해서 안전을 챙기고, 생활물품 지원하는 실천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고독사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지역공동체에 기반 하는 교회가 바꿀 수 있다.

노인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주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생명나무교회는 신촌 대로변에 인접해 있지만 도시 공동화 과정에서 남겨진 저소득 독거노인을 위해 매일 급식을 하고 있다. 동시에 엘드림노인대학을 설립해 교회 안에서 특강을 듣고 활동적인 프로그램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생명나무교회 장헌일 목사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식사를 챙기는 것뿐 아니라 이분들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은 지역에서도 교회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교회가 단순한 돌봄 사역을 넘어서야 할 것을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