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인구의 12%, 혹은 신도의 ‘수적 성장’을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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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인구의 12%, 혹은 신도의 ‘수적 성장’을 상징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0.02.1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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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기독교산책 ② - 신도(信徒) 삼천명, 어떻게 볼 것인가?

사도행전 2장 41절에 보면 오순절 성령강림을 경험하고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 교회에 기입한 이가 3천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 말을 받은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그날 약 3천명이 ‘더해졌다’(added)”는 것이다. NIV에서는 ‘그 회중에게’(to their member)라는 말을 덧붙이고 있고, 다른 역본에는 약 3천명이 ‘그 교회에’(to the church) 혹은 ‘그들에게’ (unto them) 더해졌다고 번역하기도 했으나 이 말 역시 원문에는 없다. 

‘더해졌다’는 말은 문자적으로 ‘앞에 놓다’(place forward)는 의미인데, 이미 놓여있는 물건 앞에 놓아 그 수를 늘인다는 의미가 있다. 이렇게 볼 때 이미 믿는 120명에 3천여 명이 더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도행전에는 신도 수를 명시적으로 말한 경우는 오직 두 번 뿐인데, 2장 41절에서는 3천명, 4장 4절에서는 남자의 수가 약 5천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이후에는 “제자가 더 많아졌다”(6:1,7, 9:31 등)거나 “하나님의 교회가 흥왕하여 더하여 갔다”(12:24)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비록 우리말 번역은 달라도 따지고 보면 교회의 수적 성장에 대한 동일한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기원 30년경 세례를 받고 예루살렘교회에 편입된 인구가 3천명에 달했다는 기록은 예사롭지 않다. 당시 예루살렘의 상주인구는 얼마였을까? 고대사회는 통계에 무관심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할 수 없으나 럿셀(J. C. Russell)은 1만 명 정도로 추산했으나, 한스 콘첼만은 2만명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요하킴 예례마이스는 2만 5천명으로 추산하는데, 이중 2만 명은 예루살렘성 안에 거주하였고, 나머지 5천명은 성 밖에서 살았다고 보았다. F. F. 부르스나 제임스 오르(James Orr)도 이 견해를 지지한다. 

대체적으로 예루살렘 상주인구를 2만명 내지 2만5천명으로 간주하는데, 2만5천명 중에서 3천명이 세례를 받았다면 상주인구의 12%에 달한다. 상당한 비율이지만 3천 명 중에는 예루살렘의 상주인구 외에도 타 지역에서 절기를 지키기 위해 모여든 이들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사도행전 2장 9~11절을 보면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 타 지역에서 온 이들이 있었음을 증거 한다. 그러나 그 수자를 산정할 자료가 없으나 벤 위더링튼은 18만 명에서 20만 명에 달했다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외지에서 절기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온 이들은 어떤 이들이었을까? 그들이 바대(Parthian empire), 메대(Media), 엘람(Elam), 메소보다미아(Mesopotamia), 유대(Judea), 갑바도기아(Cappadocia), 본도(Pontus), 아시아(Asia), 브루기아(Phrygia), 밤빌리아(Pamphylia), 에굽(Egypt), 구레네(Cyrene), 그리고 로마(Rome)에서 온 이들이었다. 말하자면 티그리스강 지역에서 인도, 페르시야 북서쪽, 카스피안 해 남쪽, 페르시아만 북쪽, 유프라데스와 티그리스강 유역, 소아시아, 에집트, 리비아, 로마 등지에서 모여 든 것이다. 정리하면, 3천명이라는 수는 예루살렘의 상주 인구만이 아니라 외지인들이 포함된 수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천명이라는 수는 수학적인 수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독일의 한스 콘첼만은 사도행전이 제시하는 기독교인의 수치(數値)는 “주님이 이곳에서 역사하셨다는 경의로운 인상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했고, 로버트 그랜트는 “고대의 수치는 수사학적 표현(rhetorical exercises)일 뿐이며 이를 문자적으로 받아드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드니 스타크(Rodney Stark)는, 사도행전 1:14-15에서 언급하고 있는 십자가 사건이후 수개월 후에 120명의 기독교인이 있었고, 사도행전 4장 4절에서 5천 명의 신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사도행전 21장 20절에서는 “유대인 중에 믿는 자 수만명이 있으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런 것은 통계가 아니라 문학적 표현일뿐이라고 단정한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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