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신뢰도 이번에도 불교 가톨릭에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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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신뢰도 이번에도 불교 가톨릭에 뒤져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2.0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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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2020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3명 중 2명 "한국교회 신뢰하지 않는다"...심각한 자성 요구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세미나가 7일 여전도회관 제1강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조발제자로는 단국대 정연승 교수(경영학과)가 나섰다.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세미나가 7일 여전도회관 제1강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조발제자로는 단국대 정연승 교수(경영학과)가 나섰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대표:배종석‧정병오‧정현구)이 3년만 실시한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여론조사'에서 이번에도 기독교는 가톨릭 불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기윤실은 7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여전도회관에서 '2020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결과 발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교회의 신뢰도 평가 △종교 관련 인식△한국교회 평가 △4월 총선 인식 등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한국교회에 대한 전반적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신뢰한다' 6.7%, '약간 신뢰한다' 25.1%,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31.5%,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32.4% 등으로 나타났다. 국민 3명 중 1명 정도 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별로 한국교회 신뢰도는50대 이상 고연령층, 가정주부층, 소득수준 중하층, 이념적으로 보수성향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종교별로는 개신교인은 한국교회에 대해 75.5%의 높은 신뢰도를 보였으나, 타종교인과무종교인들에서는 신뢰보다는 불신이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무종교인들의 경우 신뢰17.2%, 불신 78.2%로 큰 차이를 보였다.

기조발제에 나선 정연승 교수(단국대 경영학과)는  "이번 6차 조사에서는 2008년 이후 5차까지의 조사와는 달리 이 문항에 대해 '보통'이 포함된 5점 척도를 묻지 않고, '보통'을 제외한 4점 척도로 물었다. 따라서 과거 조사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곤란하게 됐지만, 대신 보다 선명하게 호불호를 판단할 수 있는 조사 결과를 얻게 됐다"며 "과거 '보통'으로 분류되던 30% 내외의 그룹이 긍정과 부정으로 명확하게 나누어지면서 한국교회의 전반적 신뢰도 수준의 실체가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서는 지난 2017년의 상대적 순위와 동일하게 가톨릭-불교-개신교 순으로 나타났다. 개신교는 2017년 대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18.9%), 불교는 약간 상승(26.2%), 가톨릭은 약간 하락(30.0%) 추세를 나타냈다. 특히 불교는 2013년조사때부터 기독교를 추월한 다음 지속적으로 기독교 대비 높은 신뢰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정 교수는 '무종교인'들의 세 종교의 신뢰도 수준을 중요하게 언급하면서 "가톨릭과 불교에대한 신뢰도는 각각 30%대와 20%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개신교에 대한 신뢰도는 2009년 10.8%, 2013년 8.6%, 2017년 6.9%, 2020년 6.1%로 지속적으로 매우 낮아지고 있어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비교적 객관적이고 가장 파급력이 높은 무종교인그룹에서 기독교가 매우 불신을 받고 있다는 것은 향후 한국사회에서 기독교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부정적전망을 낳고 있어 기독교계의 심각한 자성과 개선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의 '사회봉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인식이 나타났다.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적극 수행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는 기독교(35.7%), 가톨릭(32.9%), 불교(10.2%), 기타종교(2%) 순이었다. 기독교는 2010년 조사부터 1위를 고수해왔다. 

반면 '한국교회의 교회 밖 세상과 소통'과 '한국교회의 사회문제 해결 및 사회통합 기여도'에서는 박한 평가가 이어졌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중요한 개선 과제 중 하나로 인식되어온 세상과의 소통문제에 관해 2017년에 이어 2번째로 조사가 이뤄졌다. 이 질문에 '소통한다(매우+약간)' 34.5%, '소통하지 않는다(별로+전혀)' 61.6%로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의 사회문제 해결 및 사회통합 기여도'는 2013년부터 3번째로 조사가 이뤄졌다. 이 질문에서도 긍정(31.6%)이 부정(64.7%)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정 교수는 "이 평가는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서도 같은 경향을 나타냈다"며 "무종교인들은 '기여하고 있지 않다'가 72.8%로 역시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교회의 독단주의,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 배타성 등이 이러한 부정적 결과를 낳은 원인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한국교회의 신뢰도를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부분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불투명한 재정 사용'이25.9%로 가장 높았고, '교회 지도자들의 삶' 22.8%, '타종교에 대한 태도' 19.9%, '교인들의삶' 14.3%, '교회의 성장제일주의' 8.5%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회적 활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이 49.8%로 응답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정 교수는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은 2010년까지는 '봉사 및 구제활동'에 이은 2위였는데 2013년 이후 계속 1위를차지하고 있으며, 계층별로도 연령, 종교, 지역, 소득수준, 이념성향에 상관없이 모두 '윤리와도덕실천운동'을 1순위로 지적하고 있다"며 "따라서 향후 한국교회 차원에서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은 가장 중요시해야할 사회적 활동으로 인식돼야 하며, 그 방향과 실천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고민과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가짜 뉴스'에 대한 인식 평가가 포함됐다. 응답자들은 89%(매우 심각+약간 심각)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가짜 뉴스의 주 유통 경로'로는'SNS'가 54.3%로 1위를 차지했다. 

기윤실 정병오 공동대표는 "한국교회 신뢰도 여론조사를 통해서 기독교인들이 스스로를 평가하고 이를 통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지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0년 1월 9~11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유효표본)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무선 80%, 유선 20%)를 통해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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