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허탕친 어부 베드로는 왜 예수님 말씀에 순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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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허탕친 어부 베드로는 왜 예수님 말씀에 순종했나?
  • 임원택 교수
  • 승인 2020.02.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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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생명신학 7개 실천운동(1) 신앙운동

누가복음 5장에는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제자로 부르신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사건은 게네사렛 호숫가에서 일어났습니다. 참고로, 게네사렛 호수는 갈릴리 호수의 다른 이름이었는데, 때로는 디베랴의 갈릴리라고도 불렀습니다.
 

갈릴리 호숫가에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몰려온 무리들이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을 가르쳐 주셨지만, 예수님은 그 무리 가운데 있지 않은 이들에게도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배 두 척에서 나와서 그물을 씻고 있는 어부들은 예수님을 따르며 말씀을 듣고 있던 무리들과 달리 자기들의 생업인 그물질을 마치고 그물을 정리하는 중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셨습니다.

그 배는 우리가 베드로라고 부르는 시몬의 배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배를 육지에서 조금 떼라고 청하시고 배에 앉으셔서 무리를 가르치셨습니다. 배를 육지에서 조금 떼라고 하신 이유는 그래야 온 무리가 예수님을 더 잘 보고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몬의 배가 예수님의 강대상이 되었고 시몬도 졸지에 예수님의 청중 중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시몬의 성정을 고려할 때 저는 이 자체가 이미 놀라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베드로는 성격이 급하고 센 사람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나서도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지요?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풍랑 중에 물 위로 걸어오시자 예수님께로 바로 다가가다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도 했고, 대제사장의 종들이 예수님을 잡으러 오자 그 중 하나인 말고의 귀를 자기 칼로 베어버릴 정도로 성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 베드로가 예수님이 요청하신다고 해서 자기 배를 예수님께 쉬이 내어드렸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의문은 바로 뒤에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쉬이 풀립니다. 그날 시몬과 동료들은 밤이 새도록 수고했지만 잡은 것이 없이 공쳤습니다. 공치더라도 적당히 공친 게 아니라 아예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밤새 수고했다고 하니 자기들 나름대로 얼마나 애를 썼겠습니까? 이리도 던져보고 저리도 던져보며 무진 애를 썼을 것입니다. 하지만 왠지 그날은 피라미 한 마리 건지지 못한 정말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삶의 의욕이 꺾인 것은 물론, 아마도 삶 자체에 대한 회의가 그를 뒤덮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었으니 그 성질 더러운 시몬도 예수님의 요청을 선선히 받아들였을 것이라 추측해봅니다.
그런 허망한 상황에서 시몬은 자기 배 위에서 무리를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생히 들었을 것입니다. 그 말씀의 내용이 무엇인지 성경에 언급이 없으니 우리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예수님 말씀을 들을 때 뜨거운 무언가가 시몬의 가슴에 박혔으리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시몬은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신 후에 그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하실 때 그 말씀에 바로 순종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라고 말씀하시자, 시몬은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바로 순종했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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