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20대 ‘1인 가구’ 73.8%, 그러나 ‘만족도’ 높아
자유 좋지만 외로움 느껴…관심 갖고 청년사역 찾아야
일반 가구 대비 1인 가구는 2000년 16%에서 2019년 30%로 두 배 증가했다. 1인 가구가 대세가 된 시대이다. 특히 20~30대 젊은층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대비 3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편이다.
결혼, 출산, 취업 등 수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힘겨운 시기를 보낸다는 20~30세대들은 비자발적 1인 가구가 많다. 말 그대로 경제적 이유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혼자 살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의하면, 1인 가구를 구성하는 2천명에게 ‘혼자 살게 된 동기’를 물었을 때 자발적이라고 한 20대 응답은 26.3% 불과했다. 비자발적 요인이라는 응답은 73.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30대는 42.6% 수준으로 자발적 이유가 증가했지만 역시 비자발적인 이유가 더 컸다.
“힘들지만 혼자 사는 것이 낫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20~30대 1인 가구의 생활 만족도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1인 가구의 생활만족도는 여성 71%, 남성 67%로 높았다. 50대 여성 55%, 남성 45%와 비교되는 수치이다.
20대 1인 가구 만족도 조사에서 ‘경제적 만족도’는 20대 남성이 40.6%, 여성 28.7%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것은 생활 만족도가 높은 것과 묘한 대조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1인 생활을 지속할 의향을 물었을 때 20대 여성 71.3%, 남성 56.6%라고 답변한 것도 재미있다. 비자발적 요인으로 혼자 살게 됐다는 응답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상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1인 가구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독립된 생활에서 오는 편안함, 스스로 하는 의사결정, 개인 여가시간 활용 등 그야말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어서이다. 지금 20~30대는 결혼을 하는 데 자신의 시간과 돈을 할애하는 것보다 지금 누릴 수 있고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취·존’이란 말이 요즘 회자되고 있다. 과거에는 조직 사회에서 개인의 취향을 억제하고 공동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했다면 이제는 다르다는 것, 개인의 취향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트렌드 모니터가 실시한 2018 취향에 대한 인식조사를 보면, ‘나는 다른 사람과 구별되고 싶다’는 질문에 30대가 56%, 20대가 53%로 나타났다. 40대는 40%, 50대는 38%인 것과 비교된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기보다 자유를 누리고 싶은 것이다.
새 인류? 교회가 그루터기 되어야
기존 조직사회의 가치관으로 보면 20~30대 1인 가구는 완전히 새로운 인류에 가깝다. 이 청년들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교회의 모습이 필요하다. 문제는 20~30대 1인 가구들이 교회 공동체 안에 녹아들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교회는 1인 가구 중 20대와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1인 가구는 가족 중심의 교회 공동체 안에서 낯선 존재로 취급될 수 있다. 개인에 대해 존중하는 배려가 교회 안에서 필요하다.
‘2020 트렌트 모니터’의 공동저자 윤덕환 이사(마크로밀 엠브레인)는 “혼자의 시간을 즐기는 젊은 세대라고 하더라도, 결국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외로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청년들의 이 부분을 주목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생활 만족도가 높다고 했지만, 20~30대 청년들은 경제적 불안감은 여전하다. 고시원과 같은 불안정한 주택환경, 비정규직에 내몰리는 고용불안 요소, 외로움 속에 겪게 되는 상실감 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교회 공동체가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20대 여성 1인 가구의 경우는 생활안전에 대한 염려도 크다.
서울 노량진 고시촌 학생들을 위해 20년째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강남교회, 역시 지역 청년들을 위해 ‘새벽만나’라는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성북중앙교회, 1인 가구 여성들을 위해 택배를 받아주는 안암교회, 약수교회 등도 좋은 모델이다. 이 청년들을 위한 새 사역 모델을 발굴하는 책임이 교회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