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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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신문!
  • 지형은 목사
  • 승인 2020.02.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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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담임·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세 가지 얘기를 하자. 먼저 진리에 관한 얘기다. 진리라는 단어는 종교 영역에서 쓰는 말이다. 언론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 아니다. 언론이 자기 보도를 진리라고 주장한다면 언론의 정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 앞에 ‘기독’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독 언론이 그 보도를 진리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기독 언론이 지향하는 궁극적 가치에 진리라는 개념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 들어가야만 한다.

기독 언론에는 언론의 일반적 과제 외에 선교라는 과제가 하나 더 있다. 기독교의 복음을 변호, 변증, 전파하는 것을 배제한다면 기독 언론이 아닐테다. 선교적 과제를 실행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예술이나 학술, 사회 윤리나 환경 문제, 법조 개혁이나 교육 혁신 등 인간 삶의 여러 분야에 관하여 기독교적 가치를 담아 보도하는 간접적 방식도 있고, 교계의 목소리를 보도하는 직접적인 방식도 있다. 뜻있는 행사를 주최하여 기독교의 진리를 풀어낼 수도 있다. 기독 언론은 어떤 식으로든 선교의 과제를 담당해야 한다. 기독 언론이 진리라는 무거운 개념과 끊임없이 사유의 씨름을 해야 하는 까닭이 이것이다.

다음은 진실이다. 진실이라는 단어에 대조되는 두 가지 뜻이 들어있다. ‘거짓이 없는 사실’ 그리고 ‘마음에 거짓이 없이 순수하고 바름.’ 앞의 것은 객관적 상황에 관한 것이다. 뒤의 것은 마음의 주관적 상황에 관한 것이다. 이 글에서는 마음에 거짓이 없는 상태라는 뜻을 진실의 개념으로 정하여 논리를 이어가겠다. 진리와 연관하여 진실은 아주 중요하다. 어느 종교든 마음의 순수성을 중요하게 다룬다. 성경에서도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고 했다. 진리와 진실, 이 둘의 공통점은 마음에 거짓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진리에는 오류가 없지만 진실에는 오류와 실수가 있을 수 있다.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를 도우려 했는데 도리어 그에게 손해를 줄 수 있다. 도우려는 마음은 진실이었는데 상황 파악이나 정보의 부족으로 해를 끼칠 수 있다.

언론 종사자의 마음이 진실해야 상황을 왜곡하거나 의도적으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기독 언론에서 이 점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진실이란 개념이 기독 언론에 주는 또 다른 도전은 언론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다. 진실하면 성실하게 최선을 다한다. 글쓰기, 관련 전문 지식, 편집 능력, 취재의 전문성, 가치관과 세계관의 성숙 등 모든 면에서 기독 언론은 일반 언론에 뒤지지 말아야 한다. 더 탁월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짧게 언급할 것은 사실이다. 사실은 있는 그대로의 객관적인 현상을 말한다. 언론에서 사실 보도처럼 중요한 것이 또 어디 있을까. 기독 언론이 사실 보도에 무섭게 철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의 현존 때문이다.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것은 하나님께 죄를 짓는 일이다.

세 가지 얘기에 기독 언론이 추구해야 할 길이 있다. 사실과 진실과 진리, 기독 언론은 성경 말씀의 진리를 궁극적 목표로 삼고 진실한 태도로 사실 보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이 ‘아, 그 신문’ 하면서 감동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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