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성세(虛張聲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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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장성세(虛張聲勢)
  • 송용현 목사
  • 승인 2020.01.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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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현 목사/안성중앙교회

‘허장성세’란 비어있는 채로 과장된 소리를 낸다는 뜻으로, 실속이나 실력도 없으면서 헛소문을 퍼뜨리거나 허세만 부리는 행위를 말한다.

중국 진나라 장수 중 위주와 선진이 위나라 오록성에 쳐들어갔을 때의 이야기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있다. 선진은 병사들에게 자신들의 깃발을 산과 언덕, 모든 숲에 꽂으라고 시켰는데 이에 대해서 위주가 궁금해 하자, 선진은 약소국 중 하나인 위나라 백성들에게 진나라의 위압감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였다. 그 후 이를 본 위나라 백성들은 진나라 군사가 쳐들어온다는 사실에 겁을 먹고 모두 달아나게 되어 선진과 위주는 빈 성을 쉽게 점령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허장성세가 유래되었다. 

사람은 겉으로 봐선 모른다고 한다. 외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외형이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인데, 실제 모습을 감추는 역할을 한다. 내부의 모습과 완연히 다른 외형을 갖추고 살아가는 방법도 있다. 이것을 ‘허장성세’(虛張聲勢)라고 하는데, 실제보다는 다른 헛소문으로 인자하게 베푸는 듯 시늉을 하면서 큰소리치며 세력을 과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겉을 꾸민다는 뜻의 허장성세라도 여성들이 하는 화장의 뜻과는 다르다. 화장은 내부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강조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허장성세는 말한 대로 내부를 감추고 외형을 부풀리는 행위다. 요즘은 선거철이 되어 그런지 여기저기서 명함을 돌리는 사람들을 종종 발견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듯싶다. 자신을 소개하는 것은 좋은데 유력 인사를 앞세워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요즘 세간에 밤잠을 설치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미스터트롯’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인데, 정동원이라는 학생이 나와서 ‘보릿고개’란 노래를 불러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보릿고개란 춘궁기가 되어 지난 해 가을에 수확한 양식이 바닥나고, 올해 농사 지은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아 햇보리가 날 때까지 지내기가 어려운 시기를 말한다.

사실 우리 한국교회 6~70년대는 보릿고개가 있었던 목회 현장이었다. 필자의 부친도 목회 일선에 계셨던 분이었고, 어려서 보고 자란 게 목회자의 삶은 그저 궁핍한 삶이었다. 교회에서 받은 사례비는 보리쌀 한 말이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요한복음 1:43을 보면 예수님과 나다나엘과의 대화의 장면이 나온다. 그 때 주님이 나다나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보라 이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 진실무망한 사람, 간사함이 없고 신실한 하나님의 백성을 원하신다. 바리새인처럼 허장성세를 부리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토색, 불의, 간음하지 않고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십일조를 드린다”라고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이 아닌 가슴을 치며 불쌍히 여겨 달라는 세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주님이심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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