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살리는 것은 영이니…”
상태바
[기자수첩] “살리는 것은 영이니…”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1.21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을 ‘초갈등 사회’라고 하는 표현이 최근 자주 등장하고 있다. 우리 사회 갈등이 단순한 차원을 넘어섰다는 의미이다. 초갈등 사회 현상은 4월 총선이 다가올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정치와 맞물린 갈등은 칼끝과 같이 날카롭다. 초갈등은 세상의 화해자로 서야 할 교회 안에서도 첨예하다.

한때는 존경받는 목회자였던 한 원로가 최근 광장에 나와 했던 발언은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북한을 선제 타격해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지라도, 목회자가 전쟁을 하자고 도발하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국가의 존망을 걸어야 하는 모험이다. 무책임 말고는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전쟁을 하자는 목회자를 세상은 이해할까?

근래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와 같은 교회 지도자들이 난데없이 ‘주사파’라고 몰리는 일도 있었다. 자신들과 똑같이 행동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선동을 하는 콘텐츠가 무차별 유통되고 있다. 두 목회자들을 꾸준히 지켜봐온 기자로서 어이없을 뿐이다. 나와 같은 자리에 서있지 않다면 누구라도 매도할 수 있다는 독기어린 광기처럼 느껴진다.

대응할 가치도 없는 선동에 다치는 것은 결국 교인들이다. 복음을 들어야 할 불신자들이 목회자들에게 듣는 것은 예수님이 아니라 정치 이야기이다. 두 목회자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념몰이에 억울하지만 교회와 또 다른 교인들을 위해 여러 방식으로 해명해야 했다. 오늘날 세상에서 목회자들이 살리자는 이야기를 더 많이 해주길 개인적으로 바란다. 또 항의전화가 쏟아질까 염려 된다.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더욱 떠오르는 요즘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