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빛으로 미래 선물했던 버켄 여사의 정신 계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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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빛으로 미래 선물했던 버켄 여사의 정신 계승합니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1.14 0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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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은인’ 미국인 버켄 여사의 기부금으로 1968년 설립
전쟁고아 지원 넘어 새 시대에 걸맞은 창의적 사역 전개

|탐방-버켄장학회

버켄장학회는 지난 1968년 전쟁고아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전쟁고아가 점차 사라지면서 재단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역에도 동참했다.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1층에 자리한 ‘스페이스 코르’는 버켄장학회가 지향하는 공감과 나눔이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버켄장학회는 지난 1968년 전쟁고아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전쟁고아가 점차 사라지면서 재단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역에도 동참했다.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1층에 자리한 ‘스페이스 코르’는 버켄장학회가 지향하는 공감과 나눔이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평신도 여성의 이름으로 지어진 단체. ‘매들리 버켄’이라는 이름 외에는 그다지 알려진 바가 없지만 전쟁고아를 위해 사용해달라는 기부금의 정신을 현재의 상황에 맞게 계승하려는 이들이 있다. 

재단법인 버켄장학회는 한국전쟁의 고아를 돌볼 뿐만 아니라 자립시키고자 하는 설립목적을 따라 1968년부터 전쟁고아 36명의 첫 직업교육을 시작으로 첫 해 22명의 수료생, 이후 538명의 장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장학생들은 농업, 수공업, 미용,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며 자립하게 됐다. 점차 전쟁고아가 사라지고 처음 정관에 명시된 특수목적 사업이 사라지면서 재단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역에도 동참하기 시작한다. 1970년부터 한빛맹아원의 시각장애인 학생에게 재정을 지원하면서 단체의 명맥을 유지해 왔다. 

이후 버켄 여사의 기부금의 이자로 유지되던 장학회는 기금이 소진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였다. 2017년 NCCK 총무를 지낸 백도웅 목사가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장학회 사업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본래의 정신을 계승해 이 땅에 결핍을 마주한 이들을 위한 사업과 다음세대를 위한 사업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지난 9일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코르’를 찾아 단체의 현황과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버켄 정신을 계승하다

버켄 여사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극히 미미하다.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다. 심지어 여사의 사후 10년 후에나 장학회가 설립된 이유와 과정도 알려진 바가 없다. 재단에서조차 “누가 버켄 여사에 대해 아는 것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버켄 여사가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경우처럼 후손이 찾아와 증언을 하거나 자료를 보내주는 일도 없었다. 구체적으로 남아 있는 자료는 여사의 ‘풀 네임’과 기부 날짜, 금액, 기부 루트 등이 전부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군인의 아내라는 설도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총신대 박용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버켄 여사는 1878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사범대학 졸업 후 교사와 교감으로 근무했으며 1957년 별세했다. 박 교수는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모은 전 재산 8만1,559달러를 사무엘 마펫 선교사 가족을 통해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버켄장학회는 초대 이사장 스탠츤 R 윌슨 선교사(한국명 우열성)를 중심으로 초창기 활발하게 활동했다. 당시 한경직 목사가 재단 이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1973년 발행된 버켄장학회의 영문 소책자는 ‘버켄 정신’을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는 마태복음 5장 16절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재단은 희망의 빛으로 미래를 선물했던 ‘은인’ 버켄 여사의 정신을 이어 받아 선물을 받은 이들이 다시 다른 이들에게 선물을 나누며, 더욱 밝게 빛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재단법인 버켄장학회 이사장 백도웅 목사
재단법인 버켄장학회 이사장 백도웅 목사

 

새 시대에 맞게 재정립

1982년 취임한 2대 이사장 성갑식 목사와 3대 김암 장로, 4대 이승하 목사를 거쳐 2017년부터 백도웅 목사가 현재까지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백 목사는 취임 직후 ‘재단의 재정립’을 천명하고 적극적인 모금에 나서며 활기를 더했다. 특히 재단 설립 50주년을 맞는 지난 2018년 기독교회관 1층에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코르’를 열고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 버켄장학회는 한국기독교회관이 시공되던 1968년 당시 기금을 댔고, 현재도 건물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백 목사는 “재단법인 버켄장학회는 미국 태생의 매들린 버켄 여사께서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의 자립을 위해 1968년 기부한 기탁금을 통해 태동됐다”며 “미래가 보이지 않던 이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미래를 찾아줬던 버켄 여사처럼, 오늘날 버켄장학회는 결핍을 마주한 이들에게 공감과 나눔이라는 선물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재단은 ‘전쟁고아’라는 본래의 대상과는 다르지만 ‘북한이탈 청소년’과 ‘해외 분쟁국가 난민’, ‘빈곤국가 청소년’ 등에게 장학 및 시설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도 시각장애인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응벽장학제도’, 통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다양한 아카데미 개최 등에 나서고 있다. 
버켄장학회의 장학제도는 ‘책임형’을 표방한다. 많은 학생을 돕기보다는 소수의 인원을 자립까지 장기간 돕는다. 

2014년 7월 3만 명의 피해자를 발생시켰던 태풍 ‘라마쑨’으로 마을과 교회가 무너진 필리핀 타야바스의 통꼬 마을에서는 베일러 미션스쿨과 함께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재단은 현실적인 교육프로그램 지원으로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고 글로벌 리더로 자라나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청년 위한 기독문화재단 표방

재단이 자리하고 있는 기독교회관은 70~80년대 기독청년들이 일반 청년들과 목요기도회 등을 통해 민중의 복음을 나눴던 ‘민주화의 성지’로 꼽힌다. 시민단체와 교계는 물론 재야세력, 당시 야당 등 민주화의 힘을 결집시키는 공간이자, 각종 인권운동과 양심선언을 실시하는 참회의 장소였다. 

버켄장학회는 민주화의 열기로 가득했던 종로5가와 기독교회관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린다는 각오로 건물 1층에 문화센터이자 카페인 ‘스페이스 코르’를 탄생시켰다. 라틴어로 ‘마음’을 뜻하는 ‘코르(COR)’는 50년 전의 한국기독교회관이 그랬던 것처럼 다양한 사람들을 공감으로 연결하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재단은 종로가 간직한 역사 위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다양한 문화와 콘텐츠를 향유하는 플랫폼으로서 과거와 현재, 사람과 사람,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스페이스 코르에서는 지난해 세 차례의 전시가 진행됐다. 첫 번째 전시인 ‘마음 중의 마음’은 특별히 세대간의 공감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과 프로젝트들이 소개됐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다양한 세대공감 포스터가 시민들을 만났다.

두 번째 전시 ‘마음으로 보다’에서는 크리스천 사진작가 이요셉 씨의 작품 ‘Journey through the wileness’를 중심으로 잔잔하고 위로가 있는 다양한 체험전시가 진행됐다. 색약을 가진 이요셉 작가는 마음에 천국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 그림으로 그려내는 다큐 사진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세 번째 전시 ‘빛 마음’에서는 버켄 여사의 신앙으로부터 시작된 사랑의 빛이 이 땅을 비추고, 그 빛이 오늘날 우리에게로 이어졌음을 전하는 데 취지를 뒀다. 특히 한국기독교회관과 이를 중심으로 한 여러 역사적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전시는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건물 지하에 위치한 옛 공연장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콘서트와 설치공연, 영화상영, 세미나, 기도모임, 예배 등이 가능한 플랫폼 공간 ‘BEAM’으로 명명했다. 재단은 앞으로 이 공간을 통해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독 청년들을 모으고 함께 콘텐츠를 생산하고 네트워크 및 교류 공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백도웅 목사는 “버켄장학회를 통해 다양한 세대가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공감하며 기독교 가치관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경험들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며 “재단의 가치에 한국교회가 함께 동행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버켄장학회는 정기 및 일시후원을 모금하고 있다. 모금은 CMS와 계좌 입금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 콘텐츠 소비와 공간 대여, 자체제작 굿즈 구매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소비를 통해서도 기부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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