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합감리교 ‘동성애 허용’ 문제로 끝내 ‘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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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합감리교 ‘동성애 허용’ 문제로 끝내 ‘분파’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1.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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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열리는 총회에서 ‘최종 승인’ 여부 결정

수년간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두고 내홍을 겪어온 미국 연합감리교회(UMC)가 끝내 분파됐다. 이는 성정체성에 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교단의 갈등 수위가 극으로 치달은 데서 나온 결과로 보인다.

감독 및 교회 지도자 등 총 17명으로 구성된 연합감리교회 중재팀은 지난 3(현지시간) ‘결별을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the Protocol of Reconciliation&Grace Through Separation)란 제목의 합의서를 통해 동성 결혼과 동성애 성직자 허용에 반대해 온 보수 성향의 교회들이 별개 분파로 독립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총 9쪽에 달하는 의정서를 통해 전통주의자·중도주의자·진보주의자 및 감독들로 이뤄진 우리 서명자들은 모든 인간에 대한 존엄과 평등 및 고결함과 존중의 마음을 담아, 교회의 전 지체가 각자의 신학적 입장을 진실하게 유지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각자의 차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연합감리교회를 분리하고 구조를 재조정할 것을 제안한다며 분파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분파 계획안은 연합감리교회 내의 다양한 관점과 지역적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계속 협력하면서 각각의 신앙을 지켜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의정서에 명시된 연합감리교회의 분리 절차에 따르면 각 연회와 교회 회중은 주어진 기간 안에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하고 새로이 형성되는 감리교단에 가입할지 여부를 투표하게 된다. 연합감리교회에 머무르기 원하는 교회는 투표할 필요가 없다.

새 분파를 꾸릴 보수 성향의 교회들은 교회 건물 등 교단 자산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향후 4년에 걸쳐 2,500만 달러(290억원)를 받게 된다. 또 분파 이후에도 양측 모두 연합감리교회라는 교단 명칭은 유지하게 된다.

한편, 신도 수가 1,300만명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교단들 중 하나인 연합감리교회는 몇 년 전부터 성소수자 포용 문제를 두고 열띤 논쟁을 이어왔다. 20192월에는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특별총회를 열고 기존의 동성애 반대 입장을 고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동성 결혼과 동성애 성직자 허용을 요구한 측은 이에 반기를 들면서 분열의 조짐은 더욱 커졌고, 감리교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웨슬리안 언약 연합(WCA) 등은 분파에 대비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본 의정서를 뒷받침할 입법안은 오는 5월 미국 미네소타 주()의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릴 총회 전 발표될 예정이며, 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 결정이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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