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섭리(3) (15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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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섭리(3) (1530년)
  • 주도홍 교수
  • 승인 2020.01.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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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75

사랑의 섭리
츠빙글리의 섭리 이해는 하나님의 사랑과 깊이 상관된다. 그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츠빙글리는 하나님의 섭리를 확신 있게 이해하고 복된 소식으로 설교한다. 그저 메마른 교리, 신학적 전개, 교리 해설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는 그 자체로 하나님의 사랑 메시지이다.

“하나님 신성(Gottheit)의 지배를 받지 않는 어떤 것도 이 세상에 없다.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할 정도로 능력 있고 뛰어난 존재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이 땅에서 주어진 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 정도로 낮고 버림받은 존재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나는 계속해서 이 모든 것을 더 분명하고 자세하게 제시할 예정이다.”

스스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무에서 나온 것은 창조된 것으로,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존재하는 것은 창조된 것이다. 우주는 시간에 종속되어 있고, 영원하지 않다. 땅은 그 어떤 물질로부터 만들어지지 않았고, 무에서 생성되었다. 츠빙글리는 성경을 가져와 세계의 종말이 있다고 말한다(마 24:35; 고전 15:51~52; 벧후 3:10; 히 12:26~27).

만물의 창조에 대해 츠빙글리는 논리적이고 철학적 사유를 제시하면서도, 이성적 이해를 통해 만물의 생성을 이해한다면, 허무맹랑한 일이라고 단언한다. 철학자들이 모든 것은 그 어떤 무한한 존재로부터 생성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츠빙글리에게 ‘최초의 운동자’가 바로 하나님이다. 하늘의 별처럼 어떤 사물이 뛰어난 완성도를 가질수록 그 사물 생성자의 완전함을 보여준다.

츠빙글리가 일컫는 ‘최상의 인식’은 우리의 머리털까지 세고 있기에, 어떤 일도 우연히 또는 자의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없다. 최고의 오성이 모든 질서를 세우며 먹을 것을 공급하며, 주관한다. 최고의 오성은 선하고 전능하기에 모든 필요한 것을 공급하고, 질서를 정하며, 명령을 순종하게 한다. 

섭리와 율법
츠빙글리는 하나님의 섭리가 만물을 통치한다면, 왜 율법이 사람에게 주어져야 했는지를 묻는다. 츠빙글리는 아랍인 압달라를 인용하며, 이성을 소유한 사람을 우주 만물 중에서 가장 경이로운 존재라고 인정하면서도, “모든 피조물 중 가장 희귀하고도 가장 놀라운 가치를 지닌 존재”, 천사보다도 더 고귀하고 아름다운 존재라고 정의한다. 츠빙글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은 사람을 하나님과의 교제와 우정, 소유와 참여를 통해서 하나님을 즐거워하는(geniessen) 존재, 이성을 가진 영을 소유한 존재, 하나님을 인정하며, 경험하며, 사귀는 존재로 이해한다. 하나님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처럼, 사람도 세상을 위해 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의 영혼은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알고 경외하며, 진리, 정의, 순수를 사랑하게 된다. 율법은 하나님의 본성을 사람에게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에게는 율법이지만, 하나님에게는 율법이 아니다. 하나님은 율법을 통해 자신을 알려주면서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하나님은 율법을 통해 자신의 특성과 뜻을 사람에게 알려주신다. 그래서 사람이 하나님과의 교제 가운데 살도록 지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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