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과 악을 가르치자
상태바
[기자수첩] 선과 악을 가르치자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12.31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기 예수가 태어난 복된 성탄절 바로 다음 날, 안타까운 범죄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도 구리시의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5학년인 A양이 다른 학교 친구인 B양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것.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양은 자신의 조부모 집으로 B양을 불러 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양은 “내 부모가 이혼했다고 친구가 학교에서 소문을 퍼뜨리는 등 험담을 한다는 말을 듣고 괴로웠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 차례나 흉기를 사용한 잔혹성이나 경찰 탐문조사 당시 혈흔을 지우고 있었고, B양을 모른다고 했다는 것 등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무엇보다 A양이 14세 미만의 형사상 미성년자인 ‘촉법소년’에 해당해 형사 처분 대신 보호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 뜨거운 찬반논란을 일으켰다. 

교계기자인 필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A양과 B양이 같은 교회를 다니다가 알게 된 사이였다는 점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교회에 다니는 아이’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포커스가 맞춰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사에서는 이 사실이 대수롭지 않게 다뤄지고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온갖 드라마나 영화에서 교회 다니는 악당들을 수도 없이 봐온 탓이었을까. 

그러나 필자에게는 여전히 이 사실이 뼈아프고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교인들마저 이 사실에 둔감해지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일이 교회의 탓이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도덕적 기준을 더욱 높이고, 아이들에게 성경이 말하는 선과 악을 분명히 가르치고 지키도록 하는 일에 더욱 열심을 내면 좋겠다. 아이들 뿐이랴. 우리의 기준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계기로 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