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비극 70년, 교회가 한반도 먹구름 걷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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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비극 70년, 교회가 한반도 먹구름 걷어내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12.3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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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새해 한국교회 기상도

“2020년 하나님의 은총의 해이자 ‘희년’으로 삼아야”
‘1위 종교’ 자화자찬 계속될까…주일학교 침체 심각

한반도에 어두운 그림자를 걷듯 장밋빛 청사진으로 시작했던 지난해. 하지만 2020년을 시작하면서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심각한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사상 초유의 역사적 회담을 가졌지만, 지난 연말과 새해 벽두부터 한반도에는 긴장감이 다시 조성되고 있다. 

특별히 올해는 우리 민족의 최대 비극적 역사라고 할 수 있는 1950년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다시는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가 2020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지 중반을 넘어 후반기에 접어드는 즈음이다. 국민들 사이에서 정치적 이념적 문화적 갈등이 시간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또 하나의 정치적 분수령은 오는 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될 전망이다. 

한국교회는 정치적 변수 앞에 갈대처럼 휘둘려서는 안 된다. 통합과 소통의 징검다리를 놓아야 한다. 세상은 선지자적이고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한국교회에 요청하고 있다. 교세가 감소하고 사회적 인식이 저하되는 교회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전기를 기어코 만들어내는 2020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 70주년, 교회가 징검다리 놓아야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가 지난해 3.1운동 100주년 역사를 기념하면서 우리 민족의 저력을 확인했다면, 올해는 한민족이 처절하게 겪었야 했던 6.25전쟁이라는 고통의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또다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해로 보내야 할 것이다.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체결되기까지 진행된 전쟁에서 남한에서 160만 명, 북한에서 350만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남북한 전체 인구 5분의 1이다. 산업시설과 주택, 발전소 등 기반시설이 철저하게 파괴됐다. 이런 참극도 이 시대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발발할 경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국지적 분쟁이라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성탄절 축하메시지에서 “한국전쟁 70년을 맞는 2020년을 하나님의 은총의 해, 희년(Jubilee)으로 선포하고 분단과 냉전의 바빌론 포로기가 끝났음을 세계에 선제적으로 선언하려고 한다”며 “평화공존의 한반도시대가 시작되었음을 믿음으로 선포하자”고 촉구했다. 

평화공존 시대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전환점을 한국교회가 만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지라고 이해된다. 특히 북한에 대한 인식차가 존재함에도 한국교회 전체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 한목소리를 냈다. 남북한 경색국면이 재현되는 올 상반기, 교회가 안주하지 말고 저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실 지난해 한국교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 역량은 날개를 펴지 못했다. 올해 한반도가 급랭하지 않도록 따뜻한 바람을 교회가 일으켜야 할 것이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교회의 위치는?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된다. 지난 연말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당 득표율 비례 의석수가 어떻게 적용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별히 지난해 우리 사회는 광장 한복판에서 극단적인 갈등을 경험했다.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대변되는 정치적 대립은 일상에서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등장했다. 그 안에서 성도들이 상처받고 교회를 떠나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4월 총선이 진행되면서 교회에서 잘못된 정치적 갈등이 첨예해지지 않도록 해야 할 일이다. 정말 한국교회가 국회의원 선거에 긍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정책적 제안과 바른 후보자를 위한 검증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교회는 중립을, 성도는 참여를’을 슬로건으로 최근 21대 총선 공명선거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교회 내에서는 선거철이 되면 알게 모르게 불법선거가 일어나고 있다. 교회 안에서 공직선거법이 반드시 준수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의 정책적 참여가 아직까지 미진하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 19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처럼 투표를 불과 한두달 앞두고 부랴부랴 정책을 제안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교계의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더 나아가 교계 단체들이 제각각 목소리를 내기보다 의견을 통일해 제안하고, 기독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또 당선 이후 공약 이행사항에 대한 점검이 부족했던 것도 반성할 부분이다.

한국교회 회복 위한 전환점 필요
교회를 향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시선과 인식이 거침이 없다. 젊은 세대들이 교회를 떠나간다는 것은 주장을 넘어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성탄절 전날 모 방송국 고발 프로그램에서는 이단과 대형 교회를 한 데 묶어 방송했다.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전날 굳이 방송했어야 했을까. 성탄절 분위기를 전하는 방송 리포트에서 개신교 예배당 스케치는 늘 뒷전이 되고 있다. 

2015년 통계청 종교인구조사 결과 1위 종교라고 자화자찬했지만, 대중을 비롯해 언론 미디어가 교회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한국교회 주요 교단 교세가 감소기에 계속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히 주일학교는 인공호흡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객관적인 상황 추이를 보면 2020년 교회를 향한 부정적 인식과 역량 저하는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연합기관들은 더 이상 대화를 이야기하지 않고, 교회 안에서는 목회자 윤리문제와 기득권 쟁탈전으로 기독교 역량은 쇠퇴해가고 있다. 2020년을 그냥 넘긴다면 날개없는 추락을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교회에 대한 인식을 빨리 바꾸어야 한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명예회장 김명혁 원로목사는 “지난해 한국교회는 지나친 분열과 분쟁에 휩싸였고, 누군가는 의인 의식에 사로잡혀 지나친 소리를 질러댔다”며 “올해는 하나님의 긍휼과 용서, 은혜의 손길이 우리에게 나타나길 기도하면서 한국교회가 철저히 회개하는 죄인 의식을 가져야 하고, 이웃뿐 아니라 원수까지 끌어안고 포용할 수 있는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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