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MBC 뉴스에 인천의 기초생활수급자인 부자(父子)가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훔친 사건이 방송된 후 전국에서 온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재난이나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돕는 마음이 큰 민족이다.
그러나 갈수록 연간 기부율과 기부 의향률 등의 기부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 사랑의열매가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2013년 기부 의향(48%)과 기부율(35%)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9년에는 기부의향 40%, 기부율 26%가 된 것으로 확인된다.
아마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된 데도 원인이 있겠으나 기부 단체의 투명성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모 자선 단체의 비리, 대표의 갑질 논란, 대표의 고액 연봉, 과도한 운영비 등의 문제는 기부를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다.
교회의 사명 중 하나는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을 돕는 것이다. 실제 교회는 구제와 사회봉사를 어느 사회단체보다 활발하게 하고 있다. 통계청 연도별 사회조사를 보면 일반 가구의 기부금 중 85%가 종교 단체로 가고 있다(2017년 기준). 놀랄만한 숫자이다. 그만큼 종교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부금의 전달통로로서 내부적인 행정 유지 비용은 가급적 줄이고 최종 수혜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전달되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다.
기부의 가장 큰 허들은 ‘기부 단체의 투명성/신뢰도 문제’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은 한국 교회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 ‘불투명한 재정 사용’을 가장 높게 지적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실시하는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서는 불투명한 재정관리가 2010년 13%에서 2013년 23%, 2017년 26%로 꾸준히 한국교회가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교회가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교회 헌금의 사용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교회 내부 시스템을 갖추기를 제안 드린다. 교회에 헌금하는 분들이 재정 사용에 대해 불신하지 않고 신뢰감을 갖게 하는 것이 한국의 가장 큰 기부 단체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될 것이며, 한편으로 한국 교회 신뢰도를 조금이라도 회복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