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해명’(7) (Fidei ratio,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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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해명’(7) (Fidei ratio, 1530)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9.12.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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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72

정치인도 하나님의 대리인 
정당하게 위임받은 정치 권력은 말씀 사역자에 조금도 뒤지지 않은 하나님의 대리인이다.(롬 13:2) 목사들이 신실함으로 하늘의 지혜와 선함을 가르쳐 오류에 빠진 사람들을 주의 길로 인도하듯이, 정치 권력자들은 선함으로 백성들의 관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염려를 해결해주고, 공의로 악한 자들을 처벌하고, 착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 그렇지만 선함도 공의도 없는 정치 권력자는 무서운 폭군으로서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때까지 백성은 참고 기다려야 한다. 정치 권력자의 법 집행을 위해 내는 세금과 공과금은 성경 롬 13:7에 따라 마땅히 지불해야 한다.

연옥, 가장 혐오스러운 조작
연옥은 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람들이 고안해낸 것으로, “거저 받은 구원을 모욕하며”, 그리스도의 죽음을 헛된 것으로 만든다. 기독교 역사 가운데 조작된 것 중 연옥은 가장 혐오스럽다. 죽은 후 갈 곳은 천국 아니면 지옥이다. 불신자, 고집불통, 배교자에게는 마땅히 천국이 아닌 영원히 고통받는 지옥의 형벌, 영원한 불의 심판이 기다린다. 하나님을 경멸하는 자, 진리를 거짓으로 탄압하는 자, 고난 가운데 있는 이웃을 돌보지 않은 자는 심판의 불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황제에게 당부 
마지막으로 츠빙글리는 ‘신앙 해명’은 인간의 말과 논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를 두었으며, 성령의 인도를 받았고, 하나님의 뜻으로 실천에 옮길 것을 약속한다. 올바른 성경 주석에 근거를 두었으며, “공개적으로 그리고 단순하게” 작성하였음을 밝힌다. ‘신앙 해명’을 “타당하고 옳은 것으로 기뻐하고 환영하는” 것은 성령의 인도를 받아 오직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자신들의 지금까지의 견해를 기꺼이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시간 관계상 “더 자세하게 그리고 더 폭넓게” 설명하지 못한 점은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었다. 

처벌의 위험을 무릎 쓰고 츠빙글리는 진리를 위해 정면돌파를 택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황제와 제후들을 위시한 권력자들이 하나님의 선하심과 의로움에서 “아주 작은 한 사람의 경고라도 무시하지 말기를 간청한다.” 츠빙글리는 인간적으로 자신들이 어떠한 사람인지도 덧붙이기를 잊지 않는다. 자신들은 온유와 겸손으로 남을 포용하며 살아왔고, 신학과 인문학에 오랜 연구를 하여 많은 학식을 쌓았으며, 어느 때고 법을 어기거나 부끄럽게 살지 않았음을 밝힌다. 하나님은 황제와 제후들, 권력자들을 교회 안에 존재하는 모든 악의 뿌리를 뽑고, 온갖 더러운 오물로 독일을 덮어씌우는 쓰레기 같은 로마교황청과는 결별하라고 부르셨다는 사실을 주지한다. 하나님이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황제를 위시한 권력자를 부르셨기에 마땅히 하나님의 말씀, 복음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인식해야 하고, 그것을 실천하여 자신들이 하나님의 자녀임을 삶으로 확증하길 바라는 간절한 호소로 ‘신앙 해명’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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