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좌파는 천국 못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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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좌파는 천국 못갑니까?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12.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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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종북몰이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종북좌파라며 당장 퇴진해야 한다고 난리다. 북한을 추종하는 것을 뜻하는 ‘종북’과 진보 정치 성향을 의미하는 ‘좌파’는 원래부터 한 단어인양 찰떡같이 붙어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을 생각하면 종북좌파 몰이는 당최 이해가 되질 않는다. 객관적 현실을 짚어보자.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35조 6,710억 원으로 대한민국의 53분의 1에 불과하다. 1인당 국민 총소득(GNI)143만원으로 한국의 26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북한이 종교와 사상의 자유가 없는 독재국가라는 것은 어린아이도 아는 사실이다. 냉정히 생각해보라. 이런 북한에 가고 싶어 죽고 못 사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심각한 점은 종북좌파 논리가 교계 역시 깊이 침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성모독 발언으로 지탄받고 있는 한기총 대표는 연일 종북좌파 관련 막말을 쏟아낸다. 대통령 퇴진을 주장했던 또 다른 목사는 “예수 믿는 사람이 좌익 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하나님은 오른쪽의 하나님이지 왼쪽의 하나님이 결코 될 수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대형교회 목사들조차 그들의 발언에 암묵적 동의를 보낸다.

이념 논리에 매몰된 브레이크 없는 직진은 하나님을 ‘반쪽짜리’로 만들어 버렸다. 종북좌파로부터 나라를 수호하겠다는 일념 앞에, 하나님께선 그 어떤 죄인이라도 사랑하시며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하신다는 복음의 진리조차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성탄이 눈앞이다. 아기 예수님은 가장 낮은 자리에 섬김의 왕으로 우리에게 오셨다. 필요할 때만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는 구절을 읊을 것이 아니라 평화의 사도로 부름 받은 사명을 삶으로 실천할 때다. 하나님은 우파만의 하나님도, 좌파만의 하나님도 아니시다. 온 우주와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만왕의 왕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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