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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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모릅니다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12.1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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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89)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지난 주 김필수 안수집사님, 김회남 권사님 댁에 이사 심방을 갔습니다. 김회남 권사님의 어머니 되시는 이석희 집사님은 올해 91세이신데, 6월에 남편 되시는 분이 돌아가신 후 따님 집에서 함께 사시기로 하고 안산에서 오셨습니다. 91세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충치 하나 없는 치아를 갖고 계시고, 보청기 없이도 잘 들으십니다. 지금도 사위와 딸이 바쁘다고 가족들 저녁은 손수 준비하고 계시다 해서 우리 모두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석희 집사님의 남편 되시는 김윤수 님은 4살 연하로, 작년 87세 일기로 돌아가셨는데요, 해군사관학교를 1958년도에 졸업하시고 해병대 소령으로 예편하셨습니다. 장례식장에 갔을 때 점잖아 보이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분들이 동기들이셨다네요. 당시 동기들 중 별 다신 분들도 계시고, 빌딩을 여러 개 갖고 계신 분도 계시고, 다들 잘 나가는데, 군대 제대 후 사업을 하셨지만 그렇게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네요.

그러던 중, 뜻밖에 김필수 집사님의 친구였던 당신의 큰 아들이 27살 나이에 도봉산에서 추락사 하고 말았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증 섰던 게 사고가 나서, ‘예술의 전당앞에 있는 커다란 집도 빚 청산 때문에 샀던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팔고 안산으로 이사해야만 했구요. 그 집을 팔자마자 두어 달 후에 강남 집값이 무섭게 오르기 시작했다더군요.

그렇게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두 부부는 남은 세 자녀를 그래도 대학까지 모두 졸업시킬 수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고난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잘 버텨온 세월이었구요. 제가 짓궂게 이석희 집사님에게 물었습니다.

~! 남편이 사업도 제대로 못하고, 집까지 날려 먹었는데 원망스럽지 않으셨어요?”

아니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원망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도 집까지 보증 잘못 서서 날렸는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닌 걸 아는데요 뭐~” 하시며 담담히 말씀 하셨습니다.

김필수 집사님이 곁에서 한 말씀 거드시더군요.

그런데 목사님!  동기 중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분들이 바로 우리 장인과 장모님이셨습니다. 다른 동기들은 젊으셨을 때부터 잘 나가긴 했지만, 세월이 지나니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중풍으로 쓰러지기도, 자식들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부부 중 한분이 요양원에 계시기도 했는데, 우리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건강하시고 서로 손 꼭 잡고, 영화관을 다니기도,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하시며 세월을 보내셨거든요~~”

인생~!! 참 모릅니다.

지금 잘 나가는 거요? 주님의 은혜입니다.

지금 조금 어려운거요? 것도 주님의 은혜만 있으면 버틸 수 있고, 그 가운데에서도 주님 때문에 얼마든지 기뻐할 수 있고 심지어 춤까지 출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인생의 주인은 내가 아니고, 내가 섬기는 주님이 나의 주인이십니다. 인생은 나의 계획, 생각에 달려 있는 게 아니고 주님의 은총에 달려 있습니다. 좋은 일도, 어려운 일도, 주님과 함께 동행 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거, 그게 바로 우리들이 해야 할 일 아닌가~~? 올해 91세 나신 이석희 집사님은 우리보다 인생 선배로 사시며 담담히 삶으로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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