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시장 약하지만 다양한 도전 계속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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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시장 약하지만 다양한 도전 계속되길”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12.1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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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기독교 문화 결산① 공연·영화

기독 뮤지컬…‘광야’ 활약 눈에 띄어
기독 영화 편수 적어…배급 위축 우려

기독교 문화 기자들의 모임인 ‘CC+’가 지난 6일 압구정 광야아트센터에서 연말 세미나를 열고 2019년 기독교 문화계를 결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독교연합신문은 이날 결산을 바탕으로 2회에 걸쳐 기독교계의 2019년 ‘공연-영화’, ‘도서-음반’ 분야를 정리한다. 기독교계라는 특수한 시장의 올해 성적표는 어땠는지 돌아보고 눈에 띄는 작품 및 관련 사역자들을 소개한다. 또한 교계를 넘어 업계 전반의 상황도 살짝 들여다봤다. 
 

광야아트센터 윤성인 대표.
광야아트센터 윤성인 대표.

일반 시장의 1%에도 못 미치는 기독 공연

2019년 기독교 공연계는 일반 시장과 마찬가지로 ‘뮤지컬’이 강세를 이뤘다. 특히 최근 압구정으로 극장을 옮긴 ‘광야’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에 이어 대학로 작은극장 광야는 기독교 뮤지컬 레퍼토리를 통해 뮤지컬 ‘요한계시록’, ‘루카스’, ‘더북:성경이 된 사람들’, 어린이 뮤지컬 ‘온 세상의 하나님’ 등을 연이어 공연하면서 3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냈다. 

광야 외에도 올해 안타깝게 지병으로 소천한 극단 예배자 김동천 대표의 마지막 작품인 ‘라면에 파송송’(로즈아트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메리골드’(열린극장), 청춘 남녀의 따뜻한 사랑이야기 ‘바보사랑’(세분파이프), 청소년을 향한 진심어린 메시지가 녹아 있는 ‘아이캔플라이’(아름다운극장)를 비롯해 ‘베드로’(JTN아트홀), ‘스타라이트 스토리’(열림홀) 등이 직간접적으로 기독교 메시지를 담아 활발하게 무대에 올렸다. 

이밖에 일반 뮤지컬 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기독교적 소재로 만들어진 대극장 뮤지컬 ‘벤허’(블루스퀘어)는 세트 제작에만 100만불을 쏟아부으며 65억 제작비 규모로 올려져 기독 관객층들의 사랑을 받았다. 

연극은 기독교계의 중진들이 참여한 ‘루터’(CTS 아트홀)가 지난해에 이어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고, 기독교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제작된 ‘사랑해 엄마’(유니플렉스)도 관객들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이날 기독 공연계 결산을 맡은 광야아트센터의 윤성인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독연극은 뮤지컬 장르에 비해 공연 수 등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콘서트는 빅콰이어의 ‘빅콰이어 세상을 잇다’(사랑의교회), 헤리티지의 라이브 실황 녹음 예배(성락성결교회) 등이 좋은 반향을 일으켰다. 한웅재 목사의 ‘오늘 은혜’(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윤성인 대표는 “올해 해외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은 찾기 어려웠던 반면 국내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2018년 문체부에서 발표한 지난해 공연예술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연 시설과 공연 단체의 연간 매출액은 약 8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공연 건수는 3만 5천여 건, 공연 횟수는 15만 9천여 건에 달하고, 총 관객 수는 약 2억 9천만 명으로 조사됐다. 

윤 대표는 “기독 공연시장의 규모는 일반 공연시장의 1% 선은 되지 않을까 정도로 다소 긍정적인 추정은 해본다”며 “통계가 잡히는 일반 공연장에서 기독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고 대부분 교회 공간을 대관하여 공연하고 유료 공연도 흔치 않다보니 파악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필름포럼 성현 대표.
필름포럼 성현 대표.

한국 기독영화 ‘다큐’ ‘재현’에 국한

올해 기독교 영화계에서는 CBS와 커넥트픽쳐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이들의 활약은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조짐이 보였다. 2018년 ‘바울’의 27만 명에 이어 올해도 CBS가 배급한 ‘천로역정’(1위·29만6,418명)이 가장 많은 관객을 만났다. 10월에는 ‘북간도의 십자가’(5위·9,209명)까지 좋은 성적을 거뒀다. 커넥트픽쳐스는 2018년 12만 명이 관람한 ‘서서평:천천히 평온하게’에 이어 올해에는 ‘교회오빠’(2위·11만758명)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밖에 올해 총 5편의 기독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됐는데 ‘1919 유관순’(6만1,938명)이 3위, ‘아픈 만큼 사랑한다’(1만6,154명)가 4위에 올랐다. 스크린 수에서는 1위 ‘천로역정’이 381개로 가장 많았고, ‘아픈만큼 사랑한다’가 121개로 가장 적었다. 

그 외에도 ‘행복한 라짜로’, ‘퍼스트 리폼드’, ‘헤로니모’,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기독 영화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기독교적 네러티브와 은유를 담았거나, 목회자가 등장하거나, 가스펠 콘서트 등의 내용으로 이뤄진 영화들도 나와 기독교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관객들에게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필름포럼의 성현 대표는 “기독영화는 편수가 적고, 올해는 특별히 ‘천로역정’을 제외하고는 해외 기독 영화의 개봉이 없었다”며 “이는 국내 기독 영화 시장에서의 반응이 적다는 이유에서 적극적으로 한국 기독영화 시장에 영화를 배급하려는 노력이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성 대표는 또 “국내 기독 영화 또한 지속적으로 ‘다큐’ 또는 ‘재현’의 범위를 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관객들이 기독 영화를 통해 경험하기 원하는 바가 명확하기 때문이고, 교회 단체관람 등을 위해서는 일반 영화보다 더욱 보수적인 입장에서 영화를 선별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성현 대표는 끝으로 “현장에서는 기존 일반 영화 중 기독교적 메시지를 찾고, 비평과 해석하는 선에서 문화적인 필요를 보충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창작영화가 만들어져야 국내 기독 영화의 외연이 확대되고 발전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독교계를 넘어 일반 영화계의 상황은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을 기준으로 2019년 국내 흥행 현황을 살펴보면, 디즈니와 CJ 배급 영화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1위(극한직업)부터 10위까지 작품 가운데 7편이 CJ 혹은 디즈니 배급이었다. 성현 대표는 “흔히 영화를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산업이라고 하는데, 대형 배급사 위주의 스크린 독과점과 마케팅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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