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위 보고서만 있었을 뿐, 총대의 ‘이단 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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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위 보고서만 있었을 뿐, 총대의 ‘이단 결의’ 없었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12.11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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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수 목사 이단 규정 해프닝, 백석 제42회 총회, 이단 결의 있었나?
지난 9월 열린 제42회 정기총회에서는 이단대책위원회 보고 시간이 따로 없었다. 총회 사태 수습으로 인해 각부 보고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이대위 보고서도 채택되지 않았다.
지난 9월 열린 제42회 정기총회에서는 이단대책위원회 보고 시간이 따로 없었다. 총회 사태 수습으로 인해 각부 보고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이대위 보고서도 채택되지 않았다.

일부 언론, 이대위 보고서 가지고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기사 작성
소환조사 한 번 안 한 이대위도 문제…이단보다 진영싸움으로 얼룩

요즘 백석총회 이대위가 이슈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총회 구성원들은 알지도 못하는 이단결의가 외부에서 회자되면서 이단결의와 번복을 총회 밖에서 규정하고 나선 것이다. 한마디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채택되지 않은 이대위 보고서
백석총회 이단 논란의 주인공은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다. 지난 9월 2~4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제42회 정기총회에서 단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는 인물이다. 당시 총회는 41회기 사태로 인해 혼란스러워서 각 부서 보고를 받지 않았다. 당연히 이대위 보고서도 공개석상에서 발표되거나 채택된 바 없다. 그러니 총대들로서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인물일 수밖에 없다.  

총회에 보고된 각부 보고서는 총대들의 결의를 얻었을 때 최종 효력을 갖는다. 특히 이대위 보고서의 경우, 사안의 민감성으로 인하여 매년 총회 때마다 하나씩 축조심의를 했고 이대위가 ‘이단성이 있다’는 연구조사 보고서를 올려도 총대들이 “아니요”를 결정하면 폐기되는 문서에 불과했다. 

이단대책위원들의 연구 활동을 인정할 수는 있지만, 보고서 자체가 총회 전체의 입장이 될 수는 없다. 총대들의 최종 허락을 얻은 보고서만 효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42회기에는 이대위가 연구보고서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단’ 혹은 ‘이단성’ 의심에 따른 결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와 전 한동대 교목 김대옥 목사를 두고 “이단이냐, 아니냐”, 외부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이 두 사람은 완전히 반대되는 인물로 정동수 목사는 킹제임스성경을 우상화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보수 성향’으로 인해 진보매체에서 공격을 받는 상황이었고, 김대옥 교수는 동성애 옹호 논란으로 인해 반동성애 운동 중심의 기독교 보수진영에서 공격을 받는 중이었다. 

총회 이대위는 지난 회기에 총 4명에 대해 이단성을 조사했다. 언론사까지 포함하면 총 5곳에 대한 연구조사였다. 대체로 예장 통합과 합동, 고신, 합신 등 8개 교단 이대위가 함께 연구하고 보고하는 형태였다. 

안타깝게도 백석총회의 정기총회가 다른 교단에 비해 가장 빨리 열렸다. 당연히 백석총회가 이단 규정을 어떻게 내렸나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한 곳이 물꼬를 트면 다른 총회들의 이단 결의가 다소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사실 확인 없이 쓴 이단 보도
그런데 연구보고서에 올라온 4명 중 유독 정동수, 김대옥 두 사람만 이단관련 구설로 홍역을 치렀다. 두 사람을 공격하고자 하는 특정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백석총회 이대위 보고서 전체가 효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D교회 K목사에 대해서도 S교회 J목사에 대해서도 어떠한 결정을 내렸는지 다뤘어야 한다. 하지만 편향된 언론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만 골라서 ‘이단’이라는 제목을 붙여 기사를 다뤘고, 마치 백석총회가 이단을 규정한 것처럼 호도했다. 

문제가 된 언론 보도는 진보매체와 이단매체에서 터져 나왔다. 총회 직후 한 진보매체는 “예장백석, 한동대 전 교목 김대옥 목사 ‘이단’ 정죄”라는 제목의 기사를 뽑았다. 9월 20일자 기사였다. 4일 후 이 매체는 “예장백석,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 이단 결의”기사를 후속으로 보도했다. 10월 2일에는 이단전문매체가 “백석, 김대옥 씨 반성경적 ‘이단’으로 규정”이라는 기사를 송출했다. 

이 매체들은 보고서만 인용했을 뿐, 총회 공식적인 루트를 통하여 결의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한 매체에서 인용한 이대위원장 인터뷰에 따르면 “이대위 보고 시간은 따로 없었지만 총회에서 결의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보고 시간이 없었다”는 발언은 간과한 채 “결의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데만 집중해서 기사를 썼다. 

총회 이단대책위원회는 8개 교단과 함께 연대한다. 그러다보니 개혁주의 장로교 신학을 바탕으로 하는 형제교단에서 이단성이 있다고 주장하면 따라가기 쉽다. 우리 총회 이대위가 이런 케이스다. 

예장 합동은 지난 104차 총회에서 정동수 목사에 대한 이단성 해지 결정을 미루기는 했지만 실제로 이대위에 소환조사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우리 총회 이대위는 직접적인 소환 조사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타 교단의 연구 보고를 인용하거나 출간된 문서, 동영상 자료 등에 기초해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연구 보고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단연구는 다른 위원회 활동에 비해 상당히 신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원회 활동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언론의 보도다. 언론의 지향점과 이념에 맞추어 필요한 자료만 뽑아서 기사화를 하는 것은 언론윤리에 어긋난다. 백석총회 이대위 보고서가 총대들의 결의에 의해 채택됐다면, 전체적인 내용을 다 다루었어야 했다. 하지만 채택되지 않은 보고서를 놓고 자신들이 공격하고자 하는 인물에 대한 내용만 뽑아서 기사화했다. 

진보-보수 진영싸움에 교단만 피해
총회는 이런 기사들이 이단 논란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도달한 후에야 사실을 파악했다. 총회 결의가 없는 상태에서 백석총회가 이단관련 구설에 오를 것이라고는 아예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압력에 의해 이단 결의를 취소했다고 주장한다. 압력도 없었지만, ‘취소’ 혹은 ‘번복’이라는 표현도 맞지 않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늦게 알게 됐을 뿐이다. 취소가 아니라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이후 김대옥 교수와 정동수 목사 측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해왔고, 총회는 “이단 결의를 한 바 없다”는 공문을 보냈다. 

해프닝에 불과한 ‘이단 논란’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정동수 목사의 경우, 극우성향의 정치적 발언으로 인해서 진보진영의 표적이 되고 있다. 김대옥 목사는 반동성애운동에 앞장서는 극우 기독교 보수의 표적이 되고 있다. 사실상 ‘이단성’보다 ‘진영싸움’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대위의 적절치 못한 대응, 의사자료에 포함된 보고서를 결의문으로 둔갑시킨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가 사태를 키웠다. 여기에 총회 이탈자들이 백석 관련 소식을 퍼나르는데 열을 올리면서 총회의 권위와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 한마디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분명한 것은 제42회 예장 백석 정기총회에서 이대위 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백석총회가 이단 결의를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처음부터 이단 결의는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이단대책위원회의 연구보고서가 의사자료에 실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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