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해명’(6) (Fidei ratio,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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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해명’(6) (Fidei ratio, 1530)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9.12.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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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71

세 가지 반박
츠빙글리는 반대자들을 세 가지로 반박한다. 1. 만약 실제 그리스도의 몸을 성찬식에서 먹는다면, 그리스도가 주는 것은 영혼을 위한 것일 수 없다. 육은 육이고, 영은 영이기 때문이다. 2. 실제 그리스도의 몸을 먹을 때 죄를 용서한다면,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헛되이 죽은 것이다.(갈 2:21) 3. 십자가에 못 박하시기 전 유월절에 예수의 실제 몸을 먹었다면, 그 몸은 고통을 못 느끼는 또 다른 몸으로, 이단자 마르시온의 입장과 같다. 

상징적으로 이해한 교부들
츠빙글리는 초대교부 암부로시우스와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용한다. 암부로시우스는 고전 11:26을 “그의 죽음을 기억하면서 우리를 위해서 드린 그의 살과 피를 상기해야 한다”고 해석했으며, 아우구스티누스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은 특정한 장소, 지금은 하나님 우편에 있다고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주님이 “이것은 나의 몸이다”라고 한 것은 상징적으로(symbolisch) 그리고 비유적으로(bildlich) 이해했다. 이처럼 신앙의 선조들은 그리스도의 실제 몸을 먹지 않고, 영적으로 먹는 것으로 이해하며, 언제나 상징적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츠빙글리는 지극히 학적인 동료 종교개혁자이며 바젤대학교 교수 외콜람파디우스가 교부들의 성찬 이해에 대한 연구서를 곧 발행할 것인데, 이 책이 바른 성찬 이해를 자세하게 보여줄 뿐 아니라, 대적자들의 오류를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몸은 특정한 장소 하나님 우편에 계신 것을 알았기에, 냄새 나는 인간의 치아로 그를 먹기 위해 그를 아래로 내려뜨리지 않았다. …아주 분명한 것은 신앙 선조들은 성찬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먹는다고 말할 때, 언제나 상징적으로 말했다. 마치 성찬식에서 먹음이 영혼을 정결하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는 상징과 암시를 통해 영적 먹음을 외적으로 보여준다.”      

츠빙글리는 잘못된 교회 예식이나 성화와 성상에 관해 아주 짧고 명료하게 입장을 제시한다. 잘못은 미신에 근거하고 믿음과 하나님 말씀에 근거를 두지 않을 때 나타난다. 성화나 성상이 숭배의 대상이 아니거나, 숭배할 그 어떤 위험도 없다면, 그것을 절대로 정죄하지 않고, 하나님의 선물인 예술로 미술과 조각을 생각하면 된다.     

성령이 역사하는 말씀 
츠빙글리에게 말씀 선포 또는 설교자 직분은 가장 긴히 요구되며, 그 누구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종 예언자들의 말씀 선포를 통해 오직 성령의 역사로만 하나님의 은혜가 드러나는데, 성령의 역사가 없을 때 사람들의 믿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성령은 가르치는 자와 듣는 자의 영혼의 조력자로서 주의 종들의 다양한 사역에 함께 한다. 사역자들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주교의 모자와 지팡이를 들어주는 식의 잡다한 많은 직분은 종기나 혹처럼 불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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