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힘들게 사는 걸 안다고 해서 내가 덜 힘들어지는 건 아니더라. 예전에는 돈 벌 궁리를 했고 지금은 돈 갚을 걱정을 한다.” 읽는 순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이 문구는 백석대학교 사범학부 한만오 교수가 신간 ‘뼈 때리는 시’(리더북스)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웃픈 메시지 중 일부다.
백석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리버티대학교에서 석사와 학사 박위를 취득한 한 교수는 기존에 ‘꿈 수첩’ ‘네가 어떠하든 난 네가 좋아’ 등의 저서로도 잘 알려져있다. 특히 그는 라디오 등 방송을 비롯해 학교·관공서·기업체에서 수차례 강연하는 등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한 한 교수는 남들만큼이라도 살고 싶어서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오늘날 ‘보통 사람들’의 블랙 코미디 같은 일상을 마주하고, 급기야 이를 유쾌하고도 짧은 시 255편에 담아냈다.
가령 “이력서에 이력을 쓰는 일에 이력이 난다”란 글은 취업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했고 “잘 해주면 호구되고, 잘못하면 호출 받고”란 구절은 직장인의 애환을 표현했다. 나아가 “뜨기 전에는 모른다. 뜨고 난 후에 뜨기 전 일이 발목을 잡는다는 사실을”이란 시처럼 미투나 청문회 등 현 세태를 풍자한 표현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렇듯 괴로운 인간관계, 낭만적이지 않은 연애, 행복하지 못한 인생 등 삶의 다양한 애환을 그려낸 이 책을 두고 한 교수는 “독자들이 정곡을 찔려 뼈를 맞은 듯 아프다고 느끼는 이유는 갖은 노력을 다 하는데도 더 나아지지 않는 절망적인 현실과 고단하고 팍팍한 삶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훈계하듯 쓴 장황한 글도 아니고, 엄청난 위로가 느껴지는 감성적인 글도 아니지만 적어도 소소한 ‘공감’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팍팍한 일상에서 내 마음을 아는 누군가가 툭 건네는 듯한 말들을 통해 독자들이 잠시나마 힘과 쉼을 얻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