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을 의심해야 하는 증상은?
상태바
췌장암을 의심해야 하는 증상은?
  • 송태호 원장
  • 승인 2019.11.26 0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네의사 송태호의 건강한 삶 행복한 신앙 ⑱

2002년의 영웅 중 한 사람인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듣고 ‘건강한 운동선수가 어쩌다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췌장암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워 발견 당시 온 몸에 전이 된 4기라는 상황에 얼마나 절망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의사들에게 환자들 가운데 온 몸에 퍼져 진행된 상태로 처음 병원에 오게 되는 암 중 어떤 암이 가장 많은지를 묻는다면 백이면 백 다 췌장암을 으뜸으로 꼽을 것이다. 그 다음은 아마도 식도암일 것이다. 식도암이 빨리 진행 되는 이유는 다른 소화내장기관의 단면이 4개 층으로 되어 있는 반면 식도는 3개 층으로 되어 있어서 암이 단면을 뚫고 단기간에 온 몸으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내시경을 받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역설적으로 조기 식도암을 발견하게 되는 비율도 높아져서 완치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췌장은 크기가 15cm 정도 되는데 위의 뒤쪽에 위치하고 주변에 아주 중요한 혈관들이 많지만 일부는 복강 내에 일부는 후 복강에 존재하는 위치적 특성이 있어 전체를 검사하기가 힘들다. 또 전이가 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이미 온 몸으로 퍼지기 시작한다.

사실 췌장암의 발생기전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는 것과 몇 가지 위험요인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는 정도이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제일 중요한 것이 흡연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2~5배로 암 발생이 늘어나며, 췌장암 전체의 1/3정도가 흡연이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또 고 칼로리 음식, 술이 원인이 된다고 한다. 이런 식생활습관이 췌장에 염증을 일으키게 되고 염증이 만성적으로 있게 되면 역시 췌장암 발생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들도 췌장암이 잘 생긴다. 그래서 당뇨를 오랫동안 앓아온 사람과 가족력이 없는데도 갑자기 당뇨병 진단을 받은 분들은 췌장암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나이도 중요한데 췌장암 발생의 평균 나이는 65세로 고령일수록 발생이 늘어난다. 50세 이전에는 드물다고 할 정도이며 이런 경우 대개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생긴다고 본다. 이런 점으로 봐서 유상철 선수는 어머니가 췌장암이셨다고 들었는데 유전적 요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각종 용매제, 휘발유, 살충제 나프탈린 벤지딘 등의 화학물질과 방사선 노출도  췌장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위험인자라고 한다.

췌장암 중 유전적 소인을 가진 환자가 약10% 정도 되는데 대개 직계가족 중에 췌장암이 있는 경우이다. K-ras라는 유전자의 변형이 이런 분들에게서 거의 다 나타나며 이렇게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하는 경우는 직계가족 중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하나라도 있거나, 나이와 상관 없이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 있다면 가족성 췌장암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라면 지금 현재 건강하다 할지라도 일단 K-ras라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 하고 만약 가지고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췌장암에 대한 예방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대개 췌장암을 의심하는 증상이 보일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한 경우가 많다. 소화장애가 있지만 위내시경과 상복부 초음파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거나 체중이 몇 개월 사이에 갑자기 빠진다거나 갑자기 당뇨가 생길 수도 있다. 

복통이 제일 중요하다. 명치부근과 그 주변이 아프지만 쓰리지는 않으며 단백질과기름기를 먹으면 복통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흔히 등이 아프면 췌장에 문제가 생긴 거라고 하는데 그건 병이 꽤 진행되어야 나타난다. 황달도 중요하다. 눈의 흰자가 노랗게 변하는 것을 황달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병이 상당히 진행되어야 나타난다. 하지만 황달이 오기 전에 소변 색이 먼저 진한 갈색이나 붉은 색으로 변하게 된다. 대변도 변하는데 췌장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변에 기름기가 많아 변기에 기름이 뜨고 색도 약간 회색쪽으로 변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의 소변 색과 대변의 상태를 확인하는 일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큰 병을 일찍 발견할 수도 있다.

송내과 원장·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