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과 교회,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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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과 교회, 그리고 미래
  • 고은식 대표(브리지임팩트사역원)
  • 승인 2019.11.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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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 청소년 집회에서 비전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는 중에 혹시 공부가 달란트인 친구가 있냐고 물었다. 여기저기 친구들의 손가락에 지목을 당한 한 고등학생의 얼굴에는 수줍은 미소가 머물렀다.

“얘 전교 일등이에요!!”, “걔 공부 개잘해요!!”, “아 부럽다~”

주변 학생들은 침튀겨가며 친구의 스펙(?!)을 자랑했다.

“오 그래? 혹시 꿈이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니?”

모든 아이들의 시선이 자랑스런 전교 일등 친구를 향한 순간, 살짝 당황한 듯한 표정의 학생이 대답했다.

“그게... 잘 모르겠어요.”

분명 똑똑한 아이였다. 성실하기도 해서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님과 주변의 기대에도 부응했을 터였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 아니 꿈이 없었다.

몇 년 전 고등학생의 장래희망을 묻는 조사에서 ‘건물주’가 ‘공무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는 웃픈(웃기면서 슬픈) 뉴스에 씁쓸함을 머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꿈을 잃어버린 세대, 안타깝지만 지금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현주소다. 이는 교회 다니는 청소년들도 다르지 않다. 집회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자신 있게 대답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다. 소위 믿음이 있다고 하는 학생들도 하나님의 계획을 분별하고 본인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갈고 닦는 노력보다는 일단 코앞에 닥친 대한민국의 입시전쟁에서 세상이 내건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스펙을 쌓으며 안개 낀 길을 걷고 있다. 게다가 학원과 예배가 겹칠 때 절반 이상의 크리스천 부모가 학원을 보내겠다고 대답할 만큼 교회의 분위기는 이미 이러한 입시위주의 교육환경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매년 수능 후 성적 비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수험생의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올 만큼 우리의 다음세대에게 수능은 숨이 막힐 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한다. 하지만 정작 수능 결과가 그 사람의 인생의 방향을 확실하게 쥐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다가올 미래는 더욱 그 영향력이 조정될 전망이다.

수능이라는 제도를 바꿀 수 없다면, 수능을 대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서야할지를 교회에서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다음세대가 세상을 변화시킬 멋진 리더로 서길 원한다면, 세상의 스펙을 취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품게 하자. 광야에서 자신의 손에 쥐어진 돌멩이를 열심히 갈고 닦게 하자.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상에 맞설 바른 믿음을 심어주자. 무엇보다 수능 당일에 하루 종일 중보기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험생이 수능을 바라보는 시선을 ‘목표’가 아닌 ‘과정’으로 보게 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인정하게 하는 것이다. 수능은 우리 인생 가운데 의미 있는 시험이지만, 그저 인생의 ‘디딤돌’ 중에 하나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수능 끝난 수험생들이 감사의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골리앗을 상대하러 나아가는 다윗에게 사울왕은 자신의 갑옷과 투구, 즉 당대 최고의 스펙을 건네준다. 하지만 다윗은 이를 거절하고 본인이 광야에서 훈련한 돌멩이를 택했다. 그리고 전쟁은 하나님께 속했음을 선포하며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아갈 때 그의 돌멩이는 민족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브리지임팩트사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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