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성도, 당황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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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성도, 당황한 목사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11.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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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86)

지난 목요일 저녁, 노회 임원 목사님들과 이찬문 집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기로 했습니다. 조금 후 우리 교회 ‘브라더스’ 형제들이 한 명 두 명 모이기 시작한 겁니다.

“오늘 무슨 모임 있어요?”
“네, 오늘 우리 브라더스 송년모임이자, 캄보디아 선교 가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지 의논하려고 저녁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브라더스’는 우리 교회 백철용 장로님을 중심으로 각자 자기 직업을 갖고 있는 남자 집사들이 교회의 어렵고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모임입니다. 다 나가면 사장들이고, 전문적인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교회에선 집사요, 힘들고 궂은 일을 언제나 앞장서서 해주는 고마운 성도들 입니다. 우리 건너 테이블에 외부 손님들 몇 분이 계셨구요. 브라더스 형제들이 한 명 한 명 들어오면서 제게 인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 목사님~!” 깜짝 놀라면서 인사하는 집사들의 표정이 웃기기도 하고, 그냥 교회에선 ‘집사님~’하고 넘어가던 친구들이 우리 노회 목사님들 5명이 식사하는데 ‘깜짝~!’ 놀라며 인사하는 게 범상치 않기도 하고, 인사를 받는 제 입장에서도 식사하는 다른 외부 손님들이 ‘저 교회는 도대체 어떤 교회 길래 저렇게 목사님에게 인사하나?’싶을 거라는 생각 들기도 하구요. 

몸에 거의 7천만원 쯤 되는 금붙이를 붙이고 다니고, 무술이 도합 21단인 박현우 집사가 우직하게 와서 아주 단단한 몸으로 유치부 아이처럼 인사하는 게 노회 목사님들도 황당했던 모양입니다. 몸이며 포스며 범상치 않은데, 우리 앞에서 어린 아이처럼 “네~! 목사님, 네~! 목사님”하는 게 웃긴데, 왠지 웃으면 안 될 분위기랄까요?

초창기 UFC 선수였던 여운경 집사는 인사하는 폼도, 걷는 폼도, 벌써 남들이 보기엔 보통 사람처럼 보이질 않는데, 목사 앞에만 서면 유치부 꼬마처럼 “네~! 목사님 네~! 목사님” 하는 게 저도 웃긴데, 옆에서 식사하는 분도 밥 먹다 말고 아주 당황스럽게 쳐다보고, 같이 식사하는 목사님들도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기도 했을 겁니다. 

그날 이찬문 집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백철용 장로님을 중심으로 이진형, 박현우, 한영철, 김병철, 박현우, 여운경, 최상호, 이종수, 김경수, 곽수중, 장태수, 장석만, 김차돌, 황태운 황준 집사가 모였는데요.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는 다른 분들은 도대체 저 교회가 어떤 교회 길래 목사님만 보면 달려가서 유치부 어린애처럼 인사하는가 싶은지, 인사하러 올 때마다 밥숟가락을 놓고 우릴 쳐다보더라구요.

사실 저도 처음 이런 일을 겪어 봐서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목사님들이 먹은 식사비도 브라더스가 내 줬구요. 먼저 식사를 끝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갑자기 ‘감사하다…’는 느낌과 ‘저 사람들이 진짜~! 예수님 믿지 않고 세상에 그대로 있으면 누구나가 다 자기 자리에서 한자리씩 할 사람들이고, 지금도 그렇게 세상에선 살고 있지만, 주 안에서 같은 지체이고 형제이기에 이런 모습도 가질 수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식당에서 “목사님!”하고 인사하는 17명의 우리 교회 남자 집사님들 덕분에 저는 세상에 ‘이런 목사님도 있구나!’하는 눈길을 아주 폼 나게 받아 부렀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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