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00세 시대,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인문학’의 가치가 각광받는 때 백석예술대학교 평생교육원이 2019년 2학기에도 어김없이 서울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학 강좌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 7일 서울 방배동 백석비전센터 10층 예랑홀에서 열린 제58회 ‘백석인문학산책’에는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칭송받는 김재관 화백이 자리해 ‘한눈에 보는 현대미술’을 주제로 강의했다.
홍익대학교 1호 미술학 박사로,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학장을 역임한 김 화백은 한국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전 초대작가로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제11회 문신미술상 본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쉐마미술관 관장직에 몸담고 있다.
이날 현대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물론 중장년 청중들도 많이 모인 가운데 김 화백은 먼저 미술과 예술의 개념에 대해,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도 ‘창작’을 통해 화가가 담아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예술품은 사실 자체보다도 ‘가치’를 더 중요시 여긴다”며 “여기서 말하는 가치란 정의(justice) 자유(freedom) 진리(truth) 이성(reason) 등을 말한다. 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데, 여기서 창작의 세계가 시작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프랑스 화가 밀레의 걸작 ‘만종’을 예로 든 김 화백은 “밭에서 단순히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부부의 모습 너머에는 하던 일도 즉시 멈추게 한 ‘교회의 종소리’가 자리 잡고 있다”며 “이 작품이 훌륭한 이유는 이처럼 보이지 않는 종소리까지도 담아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화백은 “예술의 핵심은 결국 창작이다. 구두, 그릇, 자동차 등 단순히 조립되고 만들어진 제조품들과 달리 예술작품들은 작가의 감정에 따라 배합되는 창작물”이라면서 “이 같은 작가의 기량은 아동기와 유년기 세계에서 지닌 호기심에 절대적으로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김 화백은 회화와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의 미술로 전환해온 현대미술의 역사를 짚으며 비예술과의 차이와 함께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설명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참석한 김정애 시민(54세·서초구)은 “요즘 자녀들이 다 대학에 들어가고, 개인적으로 여유가 생겨서 취미로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다”며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김재관 화백을 통해서 그간 막연히 생각했던 ‘예술’의 가치와 개념을 기초부터 살핀 것 같아서 유익했다. 비록 뒤늦은 나이에 시작한 미술활동이지만 그간의 연륜을 접목시켜 나만의 창작·예술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