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만난 청년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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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만난 청년열정
  • 조성돈 교수
  • 승인 2019.11.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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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얼마 전 대전에 지역공동체운동이 잘 되고 있는 어은동에 탐방을 갔다. 오래된 마을로 공동화가 일어나던 곳이었다. 상점들이 비어가고, 공간들이 비어갔다. 그때 한 공간을 청년들에게 빌려 주었다. 아무래도 비어있는 곳이고 하니 지방정부에서 그냥 청년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빌려 준 것이다. 청년들은 이곳을 아지트 삼아서 놀기 시작했다. 서로 모여 놀다가 파티도 열고, 놀이도 만들고, 또 어울려서 더 큰 파티를 만들었다.

그렇게 놀다보니 재밌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 살기로 했다. 어은동에 싼 집을 얻어서 요즘 이야기하는 쉐어하우스를 시작했다. 청년들 몇몇이 같이 살기 시작한 것이다. 놀기만 하기 뭐해서 수익사업도 하고, 서로 도와서 어은동에서 창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점 마을에 청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자기들만 노는 것이 미안했는지 마을주민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우리만 파티를 할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과 상인들과 함께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안녕축제’를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끼리 ‘안녕’하며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축제를 만든 것이다. 청년들은 축제기획을 했고, 어은동마을공동체가 함께 했다. 상인들과 함께 먹거리 장터도 만들고, 대전의 셀럽들을 모아서 플리마켓도 했다. 놀거리도 만들고 지역화폐인 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온 마을의 축제가 되었다.

이제 이 마을의 운동가가 된 이태호는 강의에서 대단한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함께 하고 있는 청년이 70명 정도 된다. 벌써 27개를 창업했다. 얼마 전에는 어은동이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어 큰 사업이 마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총 100억 원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마을 전체가 뒤바뀔만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이 청년들로 인해서 시작되었다. 그러니 자신감이 생길만도 한다.

이제 이들은 마을에 건물을 사려고 한다. 함께 모여 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여 더 많은 청년들을 불러들이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을이 발전했을 때 생기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건물을 매입해 보고자 한다. 그래서 자신들이 오래 이곳에 머물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어은동을 방문해 보고 자꾸 교회를 돌아보게 된다. 사람들이 안 모여서 걱정이고, 젊은 사람들이 사라져서 고민이다. 다들 이제 사람들은 안 모인다고 한다. 그래서 교회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시대를 P-Generation, 즉 참여세대라고 한다. 현대인들은 자신들이 직접 참여하기를 원하고, 실제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요즘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직접 경험해 본 바다. 교회에 사람이 안 모인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변해서가 아니라 교회가 변하지 못해서 그렇다. 교회에서 보이지 않는 청년들이 이렇게 사회에서 멋지게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을 교회로 맞아들이지 못한 거다. 한국교회가 청년들이 그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놀라운 참여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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