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를 위한 교회
상태바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11.12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며칠 전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후배를 서울에서 만났다. 면접이나 특별한 일로 간만에 서울에 들렀겠거니 싶었는데 후배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매주 주말마다 교회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에 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매주 교회를 위해 서울에 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웠는데 그 교회를 선택한 이유도 범상치 않았다. 말씀에 은혜를 받았다는 것은 고개를 끄덕일 만했지만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 좋았다는 말은 꽤나 의외였다.

후배의 말인즉 이렇다. 분명히 성경에서는 주일을 거룩히 지키라고 했는데 기존에 다니던 교회는 그렇지 않아보였다는 것.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는 안식일에 일을 하지 말고 경건하게 지키라는 말씀에 순종해 주일에 먹는 식재료조차 토요일에 미리 사놓는다고 했다. 주일에 예배를 네 번이나 드리고 저녁 기도회까지 참여한 뒤 밤늦게 기차를 타고 부산에 간다는 열정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얼마 전 기존교회의 틀을 벗어난 비제도권교회에 대한 조사결과를 접했다. 비제도권교회는 교단의 배경도 없을 뿐더러 주일에 예배를 드리지 않는 곳도 많다. 심지어 목회자 없이 평신도로만 이뤄진 공동체도 있었다.

사실 청년과 다음세대가 원하는 교회는 이런 모습이리라 여겼다. 청년들이 원하는 교회는 헌신을 요구하는 교회, 성경을 곧이곧대로 지키는 교회는 아니리라 은연중에 생각했었다. 하지만 모두의 생각이 그렇진 않았다. 그 교회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서라도 많은 청년들이 모여 뜨겁게 헌신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 주목해야 할 듯싶다.

교회에 청년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어쩌면 우리 눈에 조금 독특해 보이는 그 교회에서도, 비제도권교회에서도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