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즐기는 운동과 악기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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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즐기는 운동과 악기연주
  • 송태호 원장
  • 승인 2019.11.12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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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사 송태호의 건강한 삶 행복한 신앙 ⑰

일주일이면 몇 번씩 어르신 환자들에게 ‘ 내 나이에 좋은 운동이 뭐가 있소?’ 라는 질문을 받는다. 나이가 들수록 몸의 기능은 떨어져 가지만 나이에 맞는 운동기능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무엇보다도 병으로 눕게 되어 주위에 폐를 끼치게 될까 봐 걱정하는 어르신들의 간절함이 섞인 질문이다. 

각자의 사정이 다르니 대답도 다 다르다. 대부분의 경우라면 수영을 권한다. 무엇보다도 관절에 무리가 없고 심폐기능을 유지하는데 물 속 운동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 속에 조금만 있어도 피부가 물러진다거나 수영장 물을 소독하는 약품에 알러지가 있다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게다가 수영장도 멀고 수영하는데 드는 비용도 무리가 된다면 그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럴 때는 야외에서 동료들과 함께 팀을 이뤄 즐길 수 있는 게이트볼을 추천한다.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특히 운동 효과와 더불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 자연스럽게 동료들과 사회 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축구나 마라톤을 즐기시는 노(老) 청년들도 많다. 지나친 운동을 삼가라고 내가 말리는 경우도 있다. 노년의 운동은 아무래도 적당한 것이 좋다. 뭐든지 과하면 아니한 만 못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골프 같은 운동도 물론 운동효과는 좋으나 한가지 자세만을 계속 취해야 하는 운동의 특성상 부상이 잦을까 걱정된다.

사실 내가 어르신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운동은 당구와 춤이다. 날씨와 상관 없고, 형형색색의 당구대와 공이 시각을 자극하며, 여러 가지 자세를 취해야 하고 득점을 위해 집중을 해 두뇌 활동을 돕는다는 장점들에 비해 부상을 당할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춤도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곧은 자세를 유지하고 춤 동작을 외우고 상대편과의 교감을 느끼는 사교댄스나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워십 댄스도 물론 좋지만 손과 발을 유연하게 쓰는 탈춤 이나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막춤도 건강에는 좋다고 생각한다. 사교 댄스보다 팔을 더 사용한다는 점에서 더 균형 잡힌 운동이기도 하다. 

가끔 눈 밝은 환자 분들이 내 진료실 구석에 있는 기타를 용케 보시고 악기를 배워 보고 싶다고도 말한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고도의 운동 능력이다. 게다가 악보를 보고 손과 맞추고 외워야 하기 때문에 꽤 머리를 써야 하는 작업이니 만큼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볼 수 있다. 

조언해 드리는 내 입장에서는 악기를 배우는 데에도 역시 건강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기타는 자세가 왜곡된다. 연습을 하고 나면 허리가 뻐근해지기도 한다. 한 자세로 오랫동안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악기 또한 왜곡된 자세를 유지하며 연주 하기에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타악기 중 드럼은 손과 발을 사용하는 악기연주로는 가장 운동이 된다고 하겠다. 뭔가를 두드린다는 쾌감에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장비를 마련하기 어렵고 난청을 유발 하기도 해 조심해야 한다. 중년 층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관악기인 색소폰은 우리가 어려서 배운 리코더와 연주방법이 같아 매우 대중적이다. 심폐기능을 키우는데 탁월하다. 하지만 무거운 악기를 목에 걸고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거북목이나 목 디스크의 위험도가 증가하게 된다. 

가장 부담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으면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악기를 꼽으라면 하모니카를 들 수 있겠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악기의 부피와 무게도 작고, 계속 해서 호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심폐기능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어릴 때 하모니카 한 번 안 불어 본 사람이 없기에 시작하는데 부담감도 없다. 

어르신들로 이루어진 워십팀과 악기 찬양팀! 생각만 해도 은혜가 된다. 하지만 운동이건 악기건 너무 잘 하려고 하면 그 자체로 스트레스를 받고 몸에 탈이 생긴다. 그저 조금씩 평생을 한다고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면 ‘건강과 재미와 헌신’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송내과 원장·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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