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붕괴, 기독교에 새로운 기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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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붕괴, 기독교에 새로운 기회 될 수 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11.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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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환연 녹색교회아카데미, 지난달 31일 청파감리교회서

전 지구적인 위기로 다가오고 있는 기후붕괴가 기독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현재의 모습이 아닌 종래와 다른 모습의 기독교가 될 때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사무총장:이진형 목사)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지난달 31일 청파감리교회(담임:김기석 목사)에서 녹색교회아카데미를 개최했다.

기후붕괴에 직면한 한국교회 할 일과 말 일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이정배 교수(전 감신대)자연 생태계가 붕괴되는 현실을 외면한 채 입으로만 천지창조의 하나님을 고백하는 것은 공허한 혀 놀림에 불과하다면서 인습화된 신조를 암송하고 교회에 안주하는 것으로 세상은 한 치도 달라지지 않는다. 기후붕괴 시대의 교회는 신학적 인식 자체를 다르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는 앞으로 50~100년이면 지구가 생명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 교수는 이런 기후붕괴의 시대가 기독교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기업과 정부가 성장이라는 엑셀에서 발을 떼지 않고 기후붕괴를 향해 달려갈 때, 그 속에서 기독교가 생명과 평화, 탈 성장을 외친다면 선한 영향력을 발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근본적인 변혁을 꾀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자본주의 시대의 교회가 본연의 가치를 상당부분 상실했다고 경고하면서 본래 종교와 욕망은 반비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욕망을 줄여 하늘을 섬기고 자연을 살피며 이웃과 공존하는 길을 가르치고 실현하는 것이 종교의 존재이유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에 굴복한 교회는 오히려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며 성장을 종용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정배 교수는 교회가 기후문제에 관한 문제의식을 선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후붕괴는 우리에게 지금 당장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라며 생태맹을 벗고 자연을 살리는 것이 곧 하나님의 일임을 깨달아 교회 안팎의 경계를 넘어 지구를 살리는 기독교가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기석 총장(성공회대학교)기후변화, 가이아, 그리고 인간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가이아(Gaia) 가설이란 생태계 전체를 하나의 통일된 유기체와 같이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는 학설을 말한다.

김기석 총장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오해 중 하나가 지구는 아주 크기 때문에 인간이 다소 영향을 끼치더라도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리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대기권의 경우, 지구를 농구공에 비교했을 때 공 표면에 칠해진 광택제 정도의 두께밖에 되지 않는다.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는 생각보다 지구 환경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사람으로 인해 지구가 겪게 된 기후 변화는 대부분 선진국의 개발에 의해 이뤄진 반면 그 피해는 대부분 가난한 나라들이 겪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가난한 나라는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과 예산, 기술과 인적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미얀마는 원래 싸이클론이 일어나지 않는 나라인데 변화된 기후로 2년 전 싸이클론이 발생해 2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투발루를 비롯한 태평양의 섬나라들은 매년 바닷물에 잠겨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 시점에서 교회는 생태적 생활로 전환해 기후붕괴의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파국을 막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 종 다양성을 보존해내는 창조질서의 청지기가 돼야 한다“2천 년 전에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섬김과 나눔, 희생의 가치를 닮아 기독교인 역시 기꺼이 자기희생을 실천할 수 있는 존재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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