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 한 가운데 신앙지킨 기독교인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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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 한 가운데 신앙지킨 기독교인들이 있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10.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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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세계 속 기독교/시드니 H. 그리피스 지음/새물결플러스

오늘날 중동지역은 기독교의 불모지라 불린다. 중동을 지배하고 있는 이슬람은 세계적으로도 복음 전파의 가장 높은 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하지만 2000년 전 중동은 성경의 배경이었고 사도행전의 주인공인 초대교회의 발원지이기도 했다. 그들의 신앙은 이슬람의 지배 이후에도 꾸준히 전승돼 왔고 지금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셈어와 이집트어 교수이자 초기 기독교 전문가인 그리피스 박사는 이슬람 세계 속 기독교를 통해 중동지역에서 꽃피웠던 초기 교회의 역사를 찬찬히 살핀다. 우리나라는 물론 지리상으로 멀지않은 서구교회들에게조차 잊혀졌던 중동 이슬람 세계 속 교회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따라간다. 이를 통해 중동에는 오로지 이슬람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며, 어려움 속에서도 신앙을 지킨 교회의 모습과 이들의 신앙을 이어받은 이들이 지금도 존재함을 밝힌다.

중동 지역 기독교인들의 기록에 이슬람의 침략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약 7세기 경. 무함마드가 사망한 632년 이후부터다. 당시 교회는 이슬람의 침략이 대규모 정복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칼을 든 이슬람 세력의 본격적인 확장이 시작되자 기독교인들은 이를 묵시록에 예언된 환란이나 나태에진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채찍으로 이해했다. 또 지역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것을 막기 위한 변증서들도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책에서는 8세기 이후 아랍어로 기록된 기독교 신학 문서를 조명한다. 중동 지역이 완전히 이슬람의 손에 넘어가면서 언어가 아랍어로 바뀌자 해당 지역 교회의 문서들도 아랍어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문서는 아랍어를 가지고 이슬람 특유의 표현들까지 활용하며 기독교의 하나님을 설명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대응 태세를 취한다.

특히 바그다드에서 기독교 철학이 활발하게 연구됐다. 책은 9세기 바그다드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기독교 철학자였던 후나인 이븐 이스하끄에게 주목한다. 그는 무슬림들과 편지와 저서로 교류하며 기독교 신앙을 적극적으로 변증했다. 특히 70인역 성경을 아랍어로 번역하는데 참여했다고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예상하는 것처럼 이슬람 사회 속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저자는 7~11세기 사이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해 순교한 기독교인들의 기록을 제시한다. 이어 당시 이슬람 세계 속 기독교인들이 품었던 이상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저자 그리피스 박사는 이제 이 시대는 지속된 대결과 상호비난이 아니라 그리스도인과 무슬림 간에 일정한 관계 개선 및 상호 존중의 회복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슬람 세계 속 기독교인들이 남긴 역사를 통해 오늘날 이슬람 세계를 바라보는 그리스도인들도 교훈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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