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 붙잡을 길?…‘오직 성경’으로 돌아간 신앙의 전통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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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 붙잡을 길?…‘오직 성경’으로 돌아간 신앙의 전통 계승”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10.22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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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중계 / 제12회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

교회 안 ‘다음세대’가 사라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주일학교가 부흥했어요” 내지 “예배가 재밌어요!”란 고백을 기대하는 건 꿈같은 일이 돼버렸다. 가뜩이나 저출산·고령화로 급감하는 청년들은 기성세대로부터 신앙도 제대로 전수받지 못한 채 취업과 결혼 등 여러 난제를 짊어지고 방황하는 실정이다. 결국, 미래를 이끌 주역의 부재로 교회의 존립마저 위협받는 현실에서 이제는 새로운 목회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지난 21일 백석대학교(총장:장종현) 백석정신아카데미가 개최한 ‘제12회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에선 이 같은 사안이 다뤄졌다. 이날 ‘개혁주의생명신학과 다음세대’를 주제로 모인 목회자들은 ‘신학은 학문이 아닌 생명을 살리는 복음’이란 개혁주의생명신학의 기치아래 다음세대를 향한 한국교회의 사명을 확인하고, 각자의 노하우를 토대로 실질적인 사역 방안들을 제시했다. 과연, 이들이 전한 다음세대가 ‘다른세대’가 되지 않도록 하는 지혜는 무엇이었을까.

삶에서 하나님 따르는 ‘신앙운동’ 펼쳐야

‘개혁주의생명신학과 다음세대 목회’
한국중앙교회 임석순 박사

“오늘날 다음세대 목회는 프로그램을 고치기에 앞서 본질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본질 회복’은 우리 모두가 개혁주의생명신학의 7대 실천운동을 전개하는 예수님의 제자가 될 때 가능합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한국중앙교회 임석순 담임목사는 ‘성경을 통해 본 개혁주의생명신학과 다음세대 목회’를 주제로 다음세대 선교가 나아갈 이정표를 철저히 성경 말씀과 개혁주의생명신학이 추구하는 신앙운동들에 근거해 설명했다.


먼저, 다음세대를 사사기 2장 7~10절에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세 번째 세대에 비유한 임 박사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에서 나고 자란 이스라엘 백성과 이미 주님이 배불리 먹게 하신 때를 누리고 있는 작금의 다음세대 모습이 일맥상통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꿈꾸지 못하면 예나 지금이나 진정 가나안 땅에 들어온 게 아니라고 꼬집은 임 박사는 ‘신명기 6장’을 한국교회가 따라야 할 대비책으로 내놨다.


그는 “여호와를 잊지 말라, 여호와를 경외하라, 여호와를 섬기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만 맹세하라, 하나님만 따르라 등의 지침이 담긴 신명기 6장은 당시 이스라엘 세 번째 세대에게 내려진 하나님의 명령이지만 동시에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교회들의 방책이기도 하다”며 특별히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신앙운동들에 비춰 본문을 재해석했다.
가령 신명기에서 ‘여호와를 잊지 말라’란 구절의 경우, 임 박사는 “7대 실천운동 중 오직 성경이 답이라고 외치는 ‘신앙운동’과 맞닿아있다. 교회는 성경을 가르치면 다음세대가 지루해하고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작업 없이는 소망도 없다”며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만 맹세하라’는 구절에 대해선 ‘기도성령운동’과 연관 지었다. 풍족할수록 모든 일에 간절한 기도로 성령의 도우심과 역사하심을 간구하란 의미다.


끝으로 임 박사는 “영적 전쟁터를 살아가는 우리는 매일같이 ‘회개용서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물질에 의지하기 쉬운 때 끊임없이 세속화를 반성해야 한다”며 “나아가 신명기에서 ‘하나님만 따르라’고 나왔듯 사회·경제·문화·예술 등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주님만 따르는 ‘하나님나라운동’을 펼칠 때 비로소 다음세대를 돌이킬 수 있다”고 했다.

 

가정, 신앙교육의 첫 번째 주체

‘인구절벽 시대의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
오륜교회 김은호 박사

한편,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오륜교회 김은호 담임목사는 다음세대에게 제대로 된 신앙을 전수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교회와 가정의 연합’이 필요하다며 수년째 오륜교회가 지향해온 ‘원포인트 통합교육’을 소개했다. 원포인트 통합교육은 주일예배는 물론 주중 새벽기도·소그룹모임·가정예배 등에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전 성도를 같은 성경 본문으로 교육하는 6년제 양육 커리큘럼이다.


보통 교회 내 유치부·청년부·중장년부·노년부는 매주 제각각 다른 말씀을 접한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가정에서 모였을 때 한 말씀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고, 각 세대는 신앙적으로 단절될 여지가 있다. 이에 오륜교회는 여러 세대가 주중·주일에 같은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나눌 수 있도록 교회학교 교재와 지침, 설교문을 만들었다.


김 박사는 “7년간의 임상을 통해 탄생한 원포인트 통합교육은 주중에 집에서는 제한되는 신앙교육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이는 신앙교육의 주체가 교회에서 가정으로 확장되는 효과를 거둔다. 가정예배가 살아나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실 무너진 가정만 회복돼도 한국사회와 교회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기독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결국 부모다. 신앙교육을 교회에 위탁하고 방관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통계를 살펴보면 원포인트 통합교육을 적용한 이후 오륜교회 신자들이 가정예배를 드리는 비율은 2014년 28%에서 2015년 44%, 2016년 51%로 뛰었다. ‘세대통합’의 실효성을 확인한 오륜교회는 그 일환으로 2010년부터는 가정사역부를 신설, 온 가족이 함께하는 어린이 사생대회 혹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제자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지속해오고 있다. 김 박사는 “교회와 가정은 목회의 ‘동반자’로서 다음세대를 함께 세워가야 한다. 상호 연계된 신앙교육만이 진정으로 다음세대를 살리는 로드맵”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전도 거부의 시대…그럼에도 포기 말아야

‘젊은세대 복음화 전략’
한국대학생선교회 박성민 박사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CCC 한국대학생선교회 대표 박성민 목사는 급변하는 다음세대의 특성을 고찰하고, 이에 걸맞게 CCC가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맞춤형 전도전략’들을 전수했다.


박 목사는 “복잡함을 거부하고, 유목민적 사고를 지닌 청년들에게 앞으로는 복음도 쉽고 재밌게 전해야 한다”며 “이전에 학교 앞에서 붕어빵을 나눠주며 전도하던 천편일률적인 방법은 버리고, 비기독교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창의적인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예로 박 목사는 CCC가 2004년부터 전개해온 ‘여우사이 집회’를 언급했다. 여우사이는 ‘여기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의 약자로, 매년 비기독교인들을 초청하는 전도축제다. 이 자리에서는 젊은이들의 코드에 맞춰 감동적인 영상이 상영되거나, 간증을 곁들인 유명인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트렌드를 반영한 문화 콘텐츠들로 비기독교인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묻어난다. 


이 밖에도 CCC는 전도 도구의 다양화를 꾀해 청년들에게 보다 입체적으로 접근하고자 힘쓰고 있다. 딱딱한 전도책자에서 벗어나 복음적 메시지가 담긴 ‘샌드아트’ 영상을 31개 국어로 제작해 온라인에 뿌리는가 하면, 3~5분 정도의 짧은 영상을 보고 영적인 대화를 나누며 예수님을 소개하는 앱 ‘Short Film’도 내놓았다. 사영리를 네 가지의 간단한 심볼로 디자인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전하는 ‘4Points’도 바쁜 현대인들을 배려한 방편 중 하나다.


박 목사는 “아무리 전도를 거부하는 시대라지만, 결코 전도 자체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다만, 전도에 대한 청년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그들에게 자연스레 손을 내밀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주의할 점은 방법은 계속 변할 수 있지만, 복음의 본질과 가치가 변색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금식기도와 같은 ‘영적 훈련의 질’은 끝까지 양보하지 말아야 할 영역”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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