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도권교회 교인들, 제도권교회보다 만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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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도권교회 교인들, 제도권교회보다 만족도 높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10.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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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교회탐구세미나, 정재영 교수 ‘비제도권교회 실태조사’ 발표
본질적 신앙 추구하고 능동적 교회선택…규모·체계 요하는 영역은 한계

기존의 교단 중심 체제를 벗어난 비제도권교회가 교인들의 필요에 더 부합하는 교회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교회탐구센터는 지난 18일 프리스타일 스페이스홀에서 ‘2019 교회탐구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정재영 교수(실천신대)가 한국연구재단 연구과제로 2년간 연구한 비제도권교회에 대한 실태조사결과가 공개됐다.

비제도권교회란 글자 그대로 제도 밖에 있는 교회를 통칭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교단 배경을 갖고 있지 않은 교회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독립교회연합회에 소속된 교회 또한 배제했다. 그 결과 25개 교회 227명의 성도가 조사에 참여했다.

교회탐구세미나에서 정재영 교수가 비제도권교회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교회탐구세미나에서 정재영 교수가 비제도권교회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비제도권교회 교인들이 만족도 높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비제도권교회에 다니는 교인들의 교회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제도권교회 교인들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교회에 대한 만족도를 직설적으로 질문하는 문항에서 비제도권교회 교인들은 85%가 만족한다고 대답한 반면 제도권교회는 72.8%였다. 그 중에서도 매우 만족이라고 대답한 경우는 비제도권교회가 50.2%, 제도권교회가 27.8%로 거의 두 배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교회의 목회 방향이 잘 정립되어 있느냐는 질문에도 비제도권교회는 84.6%, 제도권교회에서는 72.2%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비제도권교회 대부분이 소규모 공동체 형태를 취하고 있는 만큼 민주적인 교회운영이나 투명한 재정운용에서도 강점을 드러냈다. ‘평신도가 교회 의사결정에 충분히 참여할 수 있다는 문항에 비제도권교회는 89.9%가 만족한다고 대답했지만 제도권교회는 52.6%에 그쳤다. ‘교회 재정 운용이 투명하다는 문항 역시 비제도권교회는 91.2%, 제도권교회는 60%가 만족한다고 대답하는 등 큰 격차를 보였다.

다만 교인 양육이나 다음세대 교육 등 시스템과 인프라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한계가 명확했다. ‘양육 및 훈련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문항에 비제도권교회는 55.1%, 제도권교회는 63.6%, ‘어린이/청소년 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문항에는 비제도권교회가 47.1%, 제도권교회가 65.4%로 집계되는 등 제도권교회에 비해 다소 낮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비제도권교회 찾는 이유는 영성

비제도권교회가 등장하고 있는 이유 또한 이번 조사에서 엿볼 수 있었다. 기존교회에서 영적 필요를 채우지 못했던 교인이나 교회를 떠나있던 가나안성도들이 비제도권교회를 향하고 있었던 것.

신앙생활의 이유를 묻는 문항에 비제도권교회 교인들은 대부분 구원과 영생을 위해서(59%)’라고 답했다. 2위를 차지한 기타 응답(31.3%)에서도 대다수가 하나님과의 교제를 위해’, ‘예수의 삶을 따르기 위해라고 대답하는 등 본질적인 신앙과 영성을 추구하는 비율이 높았다.

제도권교회 역시 구원과 영생을 위해서(48.4%)’1위를 차지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다른 영역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제도권교회 교인들은 신앙생활의 이유로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36.8%, 비제도권교회:7.5%)’2위로 꼽았고 가족의 권유(6%, 비제도권교회:1.3%)’, ‘건강·재물·성공 등 축복을 받기 위해서(5.6%, 비제도권교회:0.9%)’라는 응답도 비제도권교회에 비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교회 선택도 비제도권교회 교인 쪽이 능동적이었다. 제도권교회의 경우 61.8%가 가족의 인도로 교회에 처음 나왔다고 대답한 반면 비제도권교회는 29.1%에 그쳤다. 대신 본 교회 교인의 권유(30.8%), 본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의 소개(11.5%), 언론·인터넷·SNS를 보고(7.9%) 출석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비제도권교회 교인의 94.7%가 다른 교회에 다닌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비제도권교회 공동체 형성은 수평이동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목사·장로·집사 꼭 필요하지 않다

제도와 비제도로 구분된 만큼 교회 구성요건에 있어서는 양쪽이 극명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교회에 목사/전도사 등 목회자가 없어도 된다는 문항에 비제도권교회는 67%가 동의한 반면 제도권교회는 11.6%에 불과했다. ‘교회에 장로/권사/집사 등 직분 제도가 없어도 문제없다는 문항 역시 비제도권교회는 78.9%, 제도권교회는 36%의 동의율을 보였다.

비제도권교회는 평신도가 성찬이나 세례를 집례해도 된다는, 한국교회 안에선 다소 급진적인 문항에도 거부감이 적었다. ‘목회자 대신 평신도가 성찬을 집례해도 된다는 문항에는 71.8%, ‘평신도가 세례를 베풀어도 된다는 문항에도 50.2%가 동의했다. 반면 제도권교회는 같은 문항에 각각 18.0%, 12.4%만이 동의하는 등 보수적 시각을 나타냈다.

비제도권교회의 모임 환경을 그대로 반영하듯 교회가 교단에 소속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항에 86.8%, ‘예배를 위한 전용 예배공간이 아닌 곳에서 예배를 드려도 된다는 문항은 90.7%가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조사결과에 대해 정재영 교수는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비제도권교회 교인들이 더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특히 규모와 체계를 갖춘 교회에 유리한 항목을 제외하고 교회의 본래 속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적 측면에서 비제도권교회가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비제도권교회가 오늘날 개신교 신자들이 요구하는 신앙적 욕구에 더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정 교수는 또 비제도권교회를 좋다, 나쁘다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하면서 비제도권교회는 소속 교단이 없어 이단·사이비 시비에 휘말릴 수 있고 세액공제에 불편이 있다는 뚜렷한 단점이 있는데도 비제도권교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점은 분명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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