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생명을 살리는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자는 건학이념을 잘 지켜 ‘진리’ 되신 하나님의 말씀을 토대로 대학의 꾸준한 발전을 도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새롭게 부임한 백석문화대학교 송기신 제9대 신임총장은 이 같은 포부를 밝히며 이 시대 단순한 지식 전달이나 도덕·윤리 교육만으로는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기에 오직 ‘성경’에 근거한 대학교육의 혁신으로 학생들의 성장을 꾀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8월 1일 2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송 신임총장은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겸비한 학자로 호평을 받는다. 사실 일부 학자들 중에는 자칫 이론은 출중하지만 실무 경험이 부족해 탁상공론만 일삼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실사구시’(實事求是·사실에 토대를 두어 진리를 탐구하는 일) 교육을 실현하는데 한계를 지니는 것인데 송 신임총장의 경우 이러한 염려는 내려놓아도 될 듯하다.

서강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고려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학한 송 신임총장은 SK텔레콤주식회사에서 정책개발실장 및 경영연구실장을 지내고 백석대학교 총괄부총장 등을 역임하는 등 다방면에 걸쳐 두루 역량을 축적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교만 대신 겸손으로 총장직에 응답한 그에게서 백석문화대학교가 기독명문사학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나아갈 길을 들어봤다.

‘기독명문사학’ 이어갈 사명
“영예로운 총장 취임에 있어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낍니다.” 송 신임총장이 제일 먼저 건넨 인사에는 거룩한 부담감이 녹아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날 대학을 둘러싼 교육 환경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있는 탓이다. 인구절벽에 따른 입학 자원의 급격한 감소를 비롯해 반값 등록금 정책에 따른 재정 고갈, 그리고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교육의 질 향상까지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송 신임총장은 “현재 우리나라 대학이 처한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하고 암울한 상황”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가운데서도 백석문화대는 설립자 및 지도자들의 탁월한 리더십 덕분에 대내외적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전국 최고 수준의 전문대학으로 자리매김 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는 그는 앞으로 재임기간 동안 △설립정신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지속성장 추구 △창의력 향상을 위한 혁신적인 교육안 마련 △산업체 요구를 반영한 주문식 교육 프로그램의 확산 △지역사회의 혁신을 촉진하는 교육활동 수행 △교육환경 및 지원시스템 재정비 △교직원들의 ‘원팀’(One-team) 정신 및 단합 등을 목표로 설정했다.

시대변화에 발맞춘 ‘교육혁신’
송 신임총장이 첫 번째로 강조한 바는 ‘설립정신’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지속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타 대학들과 견줬을 때 백석문화대만이 갖는 경쟁력이기도 하다. 그는 “만일 우리 대학이 다른 대학과 동일한 교육을 한다면 세상의 수많은 대학들 중 또 하나가 더해진 것에 불과하다”며 “무엇보다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교육으로 ‘영적 성장’을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 “아무리 훌륭한 자양분을 공급하더라도 학생들이 이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면서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송 신임총장은 학생들의 지적 성장에 대해서도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교육 시스템을 개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新) 정보들 앞에 오늘의 지식은 내일 당장 쓸모없어질 수도 있다”며 “이를 대비하려면 스스로 학습하고 커갈 수 있는 힘, 즉 ‘핵심 역량’과 ‘창의력’이 학생들에게 절실히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에 송 신임총장은 교양 및 전공교육을 통해 지적인 자양분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하되, 과거 주입식 교육은 더 이상 효용이 없음을 피력하며 교육과정을 ‘핵심 역량’과 ‘창의력’ 증진 위주로 개편하고, 교수법도 학생과 교수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쪽으로 바꿀 계획을 내비쳤다. 아울러 미디어 환경에서 나고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의 교육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멀티기기를 적극 활용한 ‘스마트 수업’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밖에도 송 신임총장은 ‘산업체의 요구를 반영한 주문식 교육프로그램 확산’을 대안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주문식 교육이란 전문대학이 교육공급자(학교·교수) 주도의 일방적 교육방식이 아닌, 산업체로부터 요구받은 직무분야 및 교육과정에 따라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는 것이다. 산업체가 필요한 인력을 길러내 채용과 연계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는 “전문대학 내 직업교육은 반드시 산업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지식·기술·태도 등을 함양시켜줘야 한다. 이 같은 주문식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 일부 학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회맞춤형 학과’를 전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기독교 대학의 글로벌 리더’란 비전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외 산업체들과도 활발히 교류해 취업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부연했다.

‘모두’가 함께 만드는 대학
한편, 송 신임총장은 ‘하나님이 함께, 이웃과 함께, 너와 내가 함께하는 대학’이란 모토에 따라 ‘지역사회의 혁신을 촉진하는 교육활동 수행’을 과제로 꼽기도 했다. 예를 들면 지역사회의 혁신 방안을 담은 자료를 수업에 도입·활용하고 그 결과물을 다시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적용하는 것이다. 그는 “대학은 지역사회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상호작용을 통해 ‘공동번영’을 꿈꿔야 한다”며 대학과 지역사회가 동시에 발전할 수 있는 윈윈(win-win) 지혜를 품는 것은 기독교 대학으로서의 의무임을 짚었다.

하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만큼, 송 신임총장이 그리는 청사진을 대학 구성원들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면 끝내 허울만 좋은 혁신안에 그칠 염려도 있다. 이에 그는 모든 교직원들이 자기 생각과 주장을 내려놓고 ‘공동체 의식’을 품음으로써 ‘원팀 정신으로 단합’해주길 당부했다.

송 신임총장은 “우리가 작금에 직면한 ‘대학의 위기’는 비단 백석문화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대학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에 각 대학들은 각고의 노력과 혁신안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나가고 있다”며 “우리 대학도 기독교 대학으로서 전국 최고의 전문대학으로 거듭나야 할 사명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상의 혁신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선 입시·학사·학생지원·국제교류 등 대학 행정업무 전반에 걸쳐 ‘교육환경 및 지원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게 당연하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과거의 낡은 방법으로는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에 지금부터라도 업무방식을 고쳐야 하지만 이는 모든 교직원들의 전면적인 사고의 전환이 전제될 때만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송 신임총장은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교직원들이 대학의 혁신을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단합한다면 못 이룰 것도 없다”면서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바를 기도하면서 실천해 간다면 하나님은 우리 대학과 함께 해 주실 것이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하실 것이다. 이를 위해 총장인 제가 앞장서 솔선수범하고 교직원들의 동참을 이끌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