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젊은 층 민감”…부정적 대북인식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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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젊은 층 민감”…부정적 대북인식 증가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10.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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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2019 통일의식조사’ 발표
올해 남북관계 답보 반영하듯 북한 선호도 감소해
‘통일필요’ 52%, ‘협력대상’ 54% 등 기대감은 여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역시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정세에 훈풍이 불었던 것과 달리 2019년 내내 남북관계는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국민 정서에 고스란히 반영돼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했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전반적으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학교 평화통일연구원이 지난 8일 발표한 2019 통일의식조사 자료에 따르면, 통일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0.1%가 ‘매우 필요하다’, 32.9%는 ‘약간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반반/그저 그렇다’는 26.5%, ‘별로 필요하지 않다’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각각 15.7%, 4.8%로 조사됐다. 

서울대 김범수 교수는 “전년도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9.8%였던 데 비해 올해는 52%로 줄어든 반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작년 16.1%보다 높아져 20.5%를 기록했다”면서 “2018년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의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었다가 1년여 시간이 지나면서 신중해진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통일추진 방식에 대해 묻는 질문에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통일되는 것이 좋다’가 4.3%, ‘가능한 빨리 통일이 되는 것이 좋다’ 16.7%, ‘통일을 서두르기보다 성숙되기를 기다려야 한다’가 53.5%, ‘현재대로가 좋다’는 19.7%, ‘통일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5.8%로 조사됐다. 

2007년 이후 지난 10년간 점진적 통일을 선호하는 응답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희망하는 통일 한국의 체제는 ‘남한 현 체제 유지’ 44.9%로 가장 높았고, ‘남북한 체제 절충’이 30.9%로 다음, ‘남북한 두 체제 유지’ 21.7%로 뒤를 이었다. 

김범수 교수는 “‘남한의 현 체제를 유지한다’는 응답은 지난 10여년간 4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었던 반면 ‘남북한 체제의 절충’은 문재인 정부 들어 10% 정도 감소하고 두 체제 유지를 선호하는 응답이 비슷한 정도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한에 대해 긍정적 인식이 늘어났던 현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었다. 다만 북한에 대한 인식은 지역과 종교, 교육, 연령 등에서 차이가 존재했다. 

북한을 ‘협력대상’으로 보는 응답은 54%로 전체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 북한이 ‘지원대상’이라는 시각은 16.4%였지만, 13.5%로 낮아졌고, ‘경계대상’이라는 시각은 14.4%에서 올해 17%로 높아졌다. 올해 ‘적대대상은 10.8%, ’경쟁대상‘ 4.8%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협력대상’이라는 응답자를 지역별로 보면 ‘충청권’ 상승폭이 11.9%포인트로 가장 크고, 지난 4년 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어 호남권이 61.3%, 수도권이 54.2%였으며, 영남권은 44.6%로 가장 낮았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20~30대 젊은 층이 40~50대와 분리돼 오히려 60대와 비슷한 양상에서 북한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점이다. 

북한을 ‘협력대상’으로 인식하는 20대는 지난해 56.4%에서 51.8%, 30대가 57.3%에서 50.9%로 크게 하락해 60대 이상 49.8%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40대는 55%에서 57.9%, 50대가 55.6%에서 58.5%로 오히려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은 북한정권에 대한 신뢰도 관련 응답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북한정권을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긍정 반응이 전체 응답자의 51.6%로 지난해 54.7%보다 줄었다. 

올해 연령대 순으로 보면, 대화와 타협 대상이 된다는 40대가 53.3%로 가장 높았고, 50대 52.9%, 60대 51.6%, 30대 49.9%, 20대 49.7%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7.3%로 두 번째로 높았던 20대가 올해는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또 지난해 46.5%로 가장 낮았던 60대가 올해는 폭이 크게 상승한 점도 흥미롭다. 전체적으로 볼 때 지난해 북한정권 신뢰도에 대한 크게 벌어졌던 연령별 의식차이가 올해는 좁혀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서울대 김병로 교수는 “변화된 한반도 정세에 젊은 층이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기존에 보였던 세대 간 의식차이가 잠식되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향후 한반도 정세에 답보상태가 유지된다면 대북인식은 지역과 세대, 이념 사이에서 분화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대북정책 만족도에 있어서도 지난해 65.58% ‘만족’ 응답이 ‘55.92’로 10% 가까이 감소했다. 

‘2019 통일의식조사’는 지난 7월 1일부터 2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74세 이하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개별면접조사를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2.8%, 95% 신뢰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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