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연금’ 바닥이 보이는데, 교단마다 대책은 “나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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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연금’ 바닥이 보이는데, 교단마다 대책은 “나몰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10.15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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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은퇴 본격화. 장기적인 대안 필요하다
지급시기 늦추기 등 제안됐지만, 총회마다 결의 부족
기하성 연금공제회 ‘해산’ 결정, “남의 일만은 아니다”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여파로 국민연금 고갈 염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목회자들의 노후대책을 위해 조성된 ‘목회자 연금’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각 교단들은 기금의 재정 건전성을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적립식’ 방식의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2056년~2057년 고갈될 수 있다는 재정계산을 하고 있다. 현재는 연금을 내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안정적이지만 결국 수지가 맞지 않게 되는 시점부터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단들 가운데 이미 외부 컨설팅을 받아 기금고갈에 대한 위기의식을 잘 알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은급재단이 실시한 2015년 외부 컨설팅에서는 2024년 고갈이 전망됐다. 예장 통합총회는 2013년 컨설팅에서 2036년이라고 전망되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과거보다 고갈예상시기가 앞당겨진 것처럼 교단 연금에 대한 시점도 당겨질 수 있어 보인다. 

장기적인 기금 안정성 안건을 다뤄온 각 교단 정기총회에서는 올해도 다양한 헌의안과 청원안이 상정됐다. 다만 주목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 가입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예장 통합총회는 총회 상회비의 3%를 연금재단에 편입해 달라는 헌의안까지 올라왔다. 총회본부 전체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마당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었고 결국 총회 석상에서 결의되지 못했다. 

통합총회는 현재 자산 5천원에 육박할 정도로 재정 규모가 커진 상황이지만, 한때 내부 혼란으로 큰 손실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가입자들은 경계심을 놓지 않고 있다. 올해 총회에서도 부산 민락동 투자금 200억원 미회수 건을 두고 갑론을박이 빚어지기도 했다. 

총회에서 위기 타개책으로 제시된 또 다른 방안은 수급연령을 늦추는 것이었다. 베이비 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되면 연금 지급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온 제안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가 퇴직연금 수급 시작 나이를 67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의 헌의안을 다루었지만 결국 부결됐다. 현행제도는 연금가입 후 20년 이상 재직 65세 이상일 때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기장 전체 교역자의 58.3%가 연금에 가입되어 있다. 

예장 통합총회는 81세부터 퇴직연금 지급액을 해마다 1%씩 하향 지급한다는 2년 전 총회 결의가 올해 삭제됐다. 80세 이상 연령층이 납입금액보다 6배 이상 수령하게 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었지만, 연금 수급자들의 강력한 반대로 좌초했다. 

더 중요한 것은 출산율 저하나 노인 고령화와 같은 자연적 요소로 인한 위기보다 기금운용 실패도 뼈아프다는 사실이다. 특히 연금 운영과 관계된 교단인사 때문에 야기된 문제나 부적절한 투자 결의 등에 대해 교단적 예방책이 요구된다. 

실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연금공제회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기하성 전 총회장과 연금공제회 전 이사장이 연금을 담보로 불법대출을 받아 횡령해 손실이 발생했고, 올해 5월 정기총회에서 총대들은 연금공제회 해산 권고를 결의하고 말았다. 

9월초 이사회는 해산을 결의하고 12월 해산절차 진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사회 해산에 따라 가입 목회자들의 납입원금은 보전할 수 있게 됐지만, 노후 대책은 앞으로 어려워지게 됐다. 교회 부담금 보전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장 합동 은급재단은 10년이 넘도록 납골당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여전히 당사자와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은급재단 운용에 총대들의 신뢰부족은 올해 의외의 곳에서 터져나왔다. 

지난해 새 총회회관 건축을 결의했던 합동총회는 올해 건축추진위원회 보고를 받고는 건축 추진을 하지 않기로 했다. 건추위는 현 총회관을 은급재단에 매각해 건축비를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총대들이 반대한 이유 중 하나가 은급재단에 대한 신뢰도 문제이기도 했다. 

각 교단들은 올해 뿐 아니라 이후에도 연금 재정 건전성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금제도 시행을 추진하고 있는 기독교한국침례회와 올해 연금제도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한 예장 백석총회는 연금제도 운영해본 교단의 성과와 부작용 등을 다각도로 참조해야 할 것이다. 

통합 연금재단이 비전문가인 목회자들의 결의로 실패했던 것을 교훈삼아 대체운용위탁사 여러곳에 분산투자해 위험률 감소와 수익률 개선을 이뤄낸 사례, 고신총회와 기장총회가 후배 목회자들을 위해 더 내고 덜 받는 수급률 조정을 성사했던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고갈 예방을 위해 제안되고 있는 ‘부과방식’ 연금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와 같이 ‘적립식’ 국민연금 제도를 운영했던 스웨덴,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의 경우는 그해 연금 가입자에게 걷은 연금을 그 해 수급자에게 지급하는 ‘부과방식 연금제’를 채택해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직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40.5%로 일반인 69.3%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었다. 더구나 개신교는 34.7%로 노후대책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연금 가입자도 10명 중 1명에 지나지 않는 현실에서 교단 연금제도 시행과 건전한 운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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