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에 휩싸인 교회, 사회법 차단 법제화 나서
상태바
소송에 휩싸인 교회, 사회법 차단 법제화 나서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10.09 14: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회법 거치지 않고 소송 제기 ‘징계 규정’ 강화 나서
교단 위상추락, 과도한 소송비용 등 부작용 공감대 커

교회 문제를 사회법정에 제소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교단차원의 대책 마련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예장 합동총회(총회장:김종준 목사)는 올해 제104회 정기총회에서 총회와 임원회, 본부직원을 상대로 사회법에 제소하는 경우에 대하여 대책을 마련하기로 결의했다.  

이미 합동총회는 교회법을 경유하지 않거나 교단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회법정에 소를 제기할 경우 2년간 총대권을 정지하고 있다. 이에 추가로 5인 위원회를 구성해 더 구체적인 대응 시행세칙까지 만들어 내년 정기총회에 보고하기로 한 이번 결의는 사회법 소송에 대해 교단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총대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합동 선관위는 이번 정기총회를 앞두고 “총회를 상대로 하여 가처분, 가압류를 포함한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 중인 자는 입후보 등록이 제한된다”는 규정을 적용해 임원후보 자격을 제한하기도 했다.  

2019년 교단별 사회법 소송 사례
2019년 교단별 사회법 소송 사례

예장 통합총회(총회장:김태영 목사)는 교단 안팎의 최대 관심사였던 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 건을 처리하면서 초법적인 수습안을 통과시키고 사회법 소송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수습안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총대 1,204명 중 920명의 찬성으로 가결된 수습안에 담긴 마지막 7항은 의미하는 바가 상당하다. 

7항은 “이 수습안은 법을 잠재하고 결정한 것으로 누구든지 총회헌법 등 교회법과 국가법에 의거해 고소 고발 소제기 기소제기 등 일절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명성교회 건을 두고 더 이상 사회법에서 다투어서는 안 된다는 총대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판단은 다르더라도 총회 결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예장 백석총회(총회장:장종현 목사)는 지난 회기 재판국 판결을 두고 큰 내홍을 겪었다. 재판국원이 교체되고 목회자 면직 등 강력한 징계가 쏟아졌고, 결과에 불복한 권징 당사자들이 사회법에 제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정기총회 당석에서 총대원 만장일치 위임에 따라 총회 정상화를 위한 특별재심원 구성이 결의됐고, 현재 혼란 상황을 수습하며 억울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재심이 진행 중이다. 

백석총회 임원회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회법보다 교회법이 중요하다는 대원칙을 확립하고 특별재심원 역시 이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장종현 총회장은 “사회법보다 총회 헌법이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누구든 다툴 수 있지만 갈등은 총회 안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사회법으로 갈 경우 교회와 목회자의 영적 권위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백석총회는 이미 교단 헌법 권징조항에 사회법 소송자에 대한 징계규정을 두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진행되는 헌법개정안에도 사회법 소송에 대한 징계를 강화할 전망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역시 2017년 입법의회에서 ‘교리와 장정’에 교단 재판을 거치지 않고 사회법에 제소한 경우 또는 교단재판에서 패소한 후 사회법에 패소한 경우 교단에서 ‘출교’한다는 조항을 마련한 바 있다.  

교단들이 이처럼 사회법 소송 차단에 적극 나서는 것은 소송비용으로 막대한 예산 손실이 발생하는데다 교회의 위상이 추락하고, 사회의 비웃음거리가 되는 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회법에 제소해 승소한다고 해서 갈등이 완전히 종식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교회법의 권위만 훼손될 뿐이다. 

실제 감리교의 경우 2008년 감독회장 선거로 분쟁이 발생한 이후 10년간 100여건 가까운 소송이 발생했고 거의 매해 감독회장 자격을 둘러싼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 

교회와 총회 안에서 화해점을 찾지 못한 채 사회법에 의존할 경우,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악화되면서 변호사가 단체의 대표를 맡거나 장로가 감리교 대표를 맡는 등 교회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강제적 법집행을 받아들여야 하는 치욕을 겪기도 했다. 

특히 올해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분쟁이 진행 중이던 서울 모 교회 당회장에 일반 변호사를 임명하기까지 했다. 교단법에 당회장은 목사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법원은 이를 철저하게 무시해 버렸다. 이 변호사는 교단을 고려하지 않고 당회소집 등 권한을 행사했지만 갈등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런 전례에 비추어 앞으로 세상 법정이 교회법을 무시하는 현상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교단에는 구성원의 권리구제를 위해 엄연히 교회법과 제도가 존재하고 있다. 이미 다수 교단들이 복심제도와 특별재심, 재재심 제도까지 두고 있다. 정기총회에서 총대 결의를 얻어야 하는 재판부 보고도 중요한 보호 장치이다. 

지난 2018년 예장 통합 제103회 총회에서 총대들은 교단 재판국의 판결 보고서를 받지 않고, 재판국원 전원을 교체하기도 했다. 교단 헌법을 준수하고자 하는 총대원들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당사자 의도와 다른 교회법 판결이 나왔다고 사회법에 제소하는 사례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반면, 교단 정치세력에 의해 교회 재판이 좌지우지 되고, 재판용어와 절차를 몰라 혼선을 빚는 현상에 대한 총회 차원의 개선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재판국 불신해소와 전문성 확보는 총회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한국교회법학회 회장 서헌제 교수는 “교단 재판국은 교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각종 치리회 결의의 정당성을 담보하는 최후 보루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교회법의 모호성과 재판기관의 전문성 결여,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판결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교회법 개선과제를 제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