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제 이름이 뭔지 아세요?”
상태바
“목사님 제 이름이 뭔지 아세요?”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9.10.08 2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80)

꽤 오래전 심방 갔을 때였습니다. 현관 앞에서 문을 열어 주곤, 웃으며 제게 물었습니다. 

“목사님! 제 이름이 뭔지 아세요?”

제가 어떻게 했냐구요? 당연히“몰라요~”라고 했습니다.

그 이후 가끔 성도들에게 내 이름이 뭐냐 묻지 말고, 존재감을 보이시라 말할 때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교회에서 신앙생활해도 담임목사가 이름이 뭔지 모르는 성도들을 향해서 말입니다.

피터 드러커는“사십이 넘은 리더가 다른 사람들과 성격 맞춰가며 일하는 건 보통 스트레스 받는 게 아니기에 성격 맞춰가며 일하려고 하지 말고 성격 맞는 사람과 일하라”고 말했는데, 그게 맞는 말 같습니다.

이한성 집사라고 우리 교회에 주일예배만 나오던 성도가 있습니다. 그마저도 몸이 불편하셔서 빠진 날이 더 많구요. 그런데 그 아내 되는 신점숙 집사님은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심히 하시는 분입니다.

사랑부(장애우 교육부서) 교사로, 매주 토요일 저녁 9시 기도팀원으로 직장생활을 하시면서도 봉사하는 분이기도 하시구요.

그 남편 되시는 이한성 집사님이 쓰러져 중환자실에 계시고, 식물인간처럼 되신지 7개월이 넘었습니다. 사실 몇 번 가려고 했지만 직장생활 하시는 신점숙 집사님과 시간이 맞질 않았고, 또 면회시간 제한도 있고, 제가 바쁘기도 하고,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병원에 한 번도 가질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 가까운 요양병원으로 옮겼다는 소식과 이제 시간 제약을 받질 않아도 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도 병원 한 번 가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새벽기도에 매일 나와 기도하는 신점숙 집사님을 뵐 때면 늘 마음이 미안하구요. 웬만한 사람 같으면 “아니~~ 성도가 쓰러져 병원에 그렇게 오랫동안 누워 있는데, 심방을 한 번도 안와~~”하고 마음도 상할 법도 한데, 이 신실한 신점숙 집사님은 전혀 그런 내색 없이 늘 한결같이 자기의 일을 하며 자기 자리를 지켜냅니다. 그 모습이 목사를 더 미안하게 만들기도 하구요.

엊그제 교회 앞에서 만나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아니예요~ 목사님, 기도해 주시잖아요. 괜찮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구요~”

신점숙 집사님의 이 말이 저를 쥐구멍이라도 있음 들어가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목회는요~? 늘 빚진 사람처럼 미안하고, 고맙고…. 때론 어쩔 줄 몰라 하며 걷는 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번 주 꼭 시간 내서 기필코 이한성 집사님을 찾아뵈어야 제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위안 받을 듯 하네요.

이런 고마운 성도들이 많은 교회, 이런 교회에서 목회하는 저는 참~! 복 많은 목사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