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자살의 비극과 유가족 고통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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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자살의 비극과 유가족 고통에 주목해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10.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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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자살률 10만 명당 24.7명 … 목회적 접근 절실

‘자살은 죄’라는 단순한 생각이 교회의 자살 예방 사역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18년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4.7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다. 특히 젊은이들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나타나면서 이를 해소할 교회의 역할이 점차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2018년 총 자살자 수는 13,670명으로 하루 3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과 같다. 전년 대비 9.7% 증가한 수치다. 성별로 나눠 보면 남자의 자살률이 39명으로 여자(15명)보다 무려 2.6배가 높은 상태다. 

통계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한국인의 사망원인 통계를 살펴보면 10대와 20대, 30대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경우 47%로 2명 중 1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젊은층의 사망 원인에서 자살이 높게 나타난 것과 별개로 자살률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급격히 올라간다. 남자의 경우 70대 이후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 60대에서 53명이던 것이 70대에 이르러선 83명, 80대엔 139명까지 가파르게 상승한다.

자살은 단순한 사회 경제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짐작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표한 ‘2019자살 예방 백서’와 통계청 2017사망 원인 통계를 살펴보면 직업별로는 ‘학생’을 제외하면 가사노동자와 무직자 층에서 자살률이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서비스직과 판매 종사자, 단순 노무 종사자 등이 뒤를 이었다. ‘화이트칼라’ 층보다는 ‘블루칼라’ 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자살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자살 동기로도 25%가 경제생활 문제를 꼽았다. 

더 큰 문제는 자라나는 청소년들 가운데 자살에 대한 생각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청소년 중 자살을 생각해 본 경험이 있는 비율은 12.1%였고, 자살을 계획해 본 비율은 3.9%, 실제 시도해 본 경험은 2.6%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학교폭력 피해자로 병원 치료를 자주 받은 학생일수록, 가족 경제 상태 ‘하층’에 속하는 학생일수록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높아 관련 사역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노인의 경우에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생각한다는 비율(28%)이 전체 항목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자살이 죄’라고 인식하는 목회자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이들보다 높게 나타난 점은 교회의 자살 사역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8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에서 목회자의 64%가 “자살은 죄”라고 답했고 개신교인 전체에서는 46%가 그렇게 응답했다. 목회자의 26%, 개신교인 전체에서 30%가 “자살은 질병의 하나”라고 답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는 자살률 증가와 관련된 목회적 제언으로 “교회 내에서 저소득층의 혼자된 남성 고령자가 있다면 주된 돌봄의 대상”이라며 “교회 공동체는 이들의 건강 및 경제적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외로움과 그에 따른 허무함은 덜어줄 수 있다. 이들을 교회 안의 프로그램으로 적극적으로 끌어 들여서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밝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10대 자살률 급등에 대비해 교회가 청소년들의 건강안 자아를 세워줄 것 △자살자 유가족의 자살 위험률이 일반인에 8.3배에 달하는 만큼 교회에서 자살 유가족에 대한 특별한 돌봄에 나설 것 등을 제안했다. 

연구소는 특히 “사실 그동안 교회는 자살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고 적극적인 대응은 더더욱 없었다”며 “자살은 죄라는 논쟁보다는 자살이 주는 비참함과 유가족의 고통에 주목한다면, 교회가 사회적 이슈이기도 한 자살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삶과죽음을생각하는모임 회장 윤득형 박사는 “사회적으로 뿐 아니라 대부분의 종교와 교단들에서는 자살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며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대부분의 가족들은 온전한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이 힘들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기독교의 논리에 사로잡혀 자살한 사람과 가족들을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거나 죄인 취급하지 말라”며 “자살한 사람도 하나님이 사랑하고 긍휼히 여기는 사람임을, 또한 가족들도 슬픔을 표현할 권리가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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