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김하나 목사 청빙가능해진 명성교회…내년 ‘세습금지법’ 개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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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김하나 목사 청빙가능해진 명성교회…내년 ‘세습금지법’ 개정될까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10.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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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통합총회서 ‘명성교회 수습안’ 1,204명 중 920명 동의로 통과
김하나 목사 일단 물러난 뒤 2021년 재청빙…반대 측은 “어리석은 결정” 비판
통합 정기총회에서 김삼환 목사가 깜짝 등장해 발언했다.
통합 정기총회에서 김삼환 목사가 깜짝 등장해 발언했다.

 

한국교회와 사회 모두가 주목했던 명성교회 사태가 결국 수습전권위의 초법적 수습안으로 마무리됐다.

수습안에 의해 명성교회는 재심결과를 받아들이고 김하나 목사가 일선에서 물러나는 한편, 서울동남노회에서 오는 11월 임시당회장을 파송하게 된다. 그 대신 명성교회는 202111일 이후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밖에도 수습안에는 서울동남노회와 명성교회가 재심 결과 불복에 사과하고 명성교회는 2020년 가을노회 전까지 장로총대 파송을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담겼으며 김수원 목사의 서울동남노회장 추대, 수습안에 대해 일절 이의제기 불가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수습안이 제시되기 전부터 통합 총회가 열린 포항에는 올해는 명성교회 문제를 끝내야 한다는 비장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총회 첫날 총회장에 추대된 김태영 목사 역시 명성교회 사태를 이번 총회에서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분위기는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원회의 보고로 이어졌다. 수습전권위원장 채영남 목사는 ‘7인의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을 임명해 제104회 총회 폐회 이전에 수습방안을 보고하고, 해당 수습방안을 토론 없이 결정해 명성교회 문제를 종결하자는 안건을 현장에서 긴급제안했다.

결국 채영남 김성철 김홍천 이순창 최현성 목사, 이현범 권헌서 장로 등 7명이 포함된 수습전권위가 꾸려졌고, 총회 마지막 날 이들이 발표한 수습방안에 총대 1,204명 중 920명이 동의하면서 사태가 매듭지어졌다.

수습안의 통과로 수년째 끌어왔던 명성교회 사태가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총대들의 결의로 탄생시킨 세습금지법을 스스로 사문화시켰다는 점에서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태의 핵심인 세습금지법은 이번 총회에서 일단 목숨을 부지했다. 몇몇 노회가 세습금지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하자는 헌의안을 올렸지만 헌법위에서는 1년 동안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수습안에서 2021년에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 그리고 다른 교회에서 명성교회와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대물림 용인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년엔 세습금지법 개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특히 헌법위원회가 이번 총회에 직접 건의했다가 1년 연구하기로 한 시행규정인 목회자가 사임 또는 은퇴한 이후 5년이 지나면 배우자 및 직계비속을 청빙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명성교회의 위임목사 청빙이 가능하도록 한 2021년은 전임 김삼환 원로목사가 은퇴한지 딱 5년이 지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수습전권위의 수습안에는 세습금지법을 개정·폐지한다는 문구도 없을뿐더러 2021년부터는 명성교회가 세습금지법을 무시하고 김하나 목사를 청빙할 수 있다고 명확하게 허락한 문구도 없다는 점이다. 다만 3항에서 명성교회의 위임목사 청빙은 202111일 이후에 할 수 있도록 하되,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할 경우 2017년에 행한 위임식으로 모든 절차를 갈음한다고 다소 모호하게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다음해인 제105차 정기총회에서 세습금지법의 개정이 이뤄질 것이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 당사자인 명성교회는 수습안 통과 이후 즉각 환영의 뜻을 전했다. 명성교회는 더욱 겸손하게 낮아져 기도하겠다면서 최고 치리회인 총회가 결정한 만큼 교회는 잘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하나 목사 역시 지난 29일 주일 2부예배에서 총회 결정을 언급하면서 많은 총대가 찬성해줘서 우리가 새롭게 회복의 길을 걷게 됐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도해 준 교인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면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을 반대해왔던 서울동남노회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수습안 통과에 반발했다. 비대위 김수원 목사는 총회 결의 이후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수습안은 우리와 합의해서 작성된 안이 아니다. 우리는 세습을 끝까지 반대했다. 이번에 나온 안은 말 그대로 수습전권위의 전권으로 제시한 안이라며 일단 총회의 결정 안에서 서울동남노회 노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명성교회의 목회지 대물림에 반대 기도회를 열어왔던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 역시 반대운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역시 입장문을 내고 명성교회 위임목사 세습이 민주적 절차였다고 주장해도 헌법을 위반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어리석은 마음이 초래한 우둔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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