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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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82년생 김지영’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9.10.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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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발간된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최근 개봉을 앞두고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책에서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로서 한국 여성들이 겪는 일상적 차별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 여성 배우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책의 인증사진을 업로드 했다가 악플 세례를 받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페미니즘은 정신병’이라느니 황당한 비난 댓글이 쏟아진 것이다. 이전에 몇 명의 여성 연예인들이 책의 인증사진을 올렸다가 비슷한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지난해 한국에서 100만부 판매를 기록하고,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한국 여성이 처한 현실과 취지에 대해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얻었던 책이다.

사실 이 책은 여성과 남성을 대항구도로 몰아가려 하기보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김지영’이라는 인물이 받는 아픔과 차별에 대해 공감을 구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남성의 시각에서 한국 남성의 현실을 짚은 ‘82년생 김철수’라는 이름의 책이 나온다고 해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책이 나온다면 그동안 여성으로서 잘 알지 못했던 남성의 어려움을 헤아려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양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남혐과 여혐’으로 표현되는 성별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비롯해 진보와 보수의 견해 차이, 노인과 젊은이의 세대 간 갈등, 평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남남갈등. SNS 게시글을 통해 조금만 자신과 의견이 달라도 자극적인 댓글을 달며 맹렬한 비난과 설전이 오가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의 몸과 지체로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존중하고, 약하게 보이는 몸의 지체를 더욱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 늘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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