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극장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뮤지컬 '더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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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극장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뮤지컬 '더 북'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9.3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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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고 성경을 퍼뜨린 '롤라드'들의 장엄한 이야기
12월 21일까지…광야아트센터 개관 후 첫번째 레퍼토리
'뮤지컬 더 북:성경이 된 사람들'의 프레스콜이 지난 27일 광야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더 북'의 하이라이트 장면.
'뮤지컬 더 북:성경이 된 사람들'의 프레스콜이 지난 27일 광야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더 북'의 하이라이트 장면.

뮤지컬 요한계시록’, ‘루카스’, ‘, 마이 갓스등으로 잘 알려진 극단 광야가 새로운 복합문화공간 광야아트센터로 둥지를 옮긴 뒤 첫 작품으로 더 북:성경이 된 사람들’(이하 더 북’)을 선보인다.

더 북은 오는 101일부터 1221일까지 압구정로데오역 킹콩빌딩에 자리한 광야아트센터에서 상연된다. ‘더 북은 지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대학로에서 공연되며 기독뮤지컬로는 이례적인 히트를 쳤던 작품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400회 이상의 공연이 진행됐고 이 기간 평균 객석 점유율이 83%에 달했다. 제주와 전주, 경산 등 9개 지역에서 지방투어가 진행되면서 공연을 찾은 관객도 7만명이 넘는다.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는 종교개혁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긴장감 넘치고 몰입감 높은 스토리와 웅장하고 무게감 있는 뮤지컬 넘버에 담았다. 특히 암흑의 중세 시대를 스케일 있게 구현한 무대 등은 완성도가 검증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이 된 사람들

더 북은 루터의 종교 개혁이 일어나기 100년 전의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한다. 극중의 가톨릭 교회는 면죄부라는 이름으로 구원을 사고파는 것은 물론이고, 사제가 아니면 성경을 소유할 수도, 라틴어로 된 성경을 읽을 수도 없도록 탄압한다. 이같은 암흑의 시대에 죽음을 무릅쓰고 성경을 퍼뜨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북전체를 견인한다.

라틴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해서 비밀리에 퍼뜨린 이 사람들에게는 롤라드라는 호칭이 붙었다. 교회 입장에서 교황청을 비판하는 불순한 사상을 민중에 전달하는 이 사람들은 마치 독버섯(롤라드)과도 같은 위험한 존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작품 속 감찰사제들의 캐릭터에 잘 반영된다. 그들은 롤라드를 잡는 즉시 닥치는 대로 처형한다. 롤라드와 감찰 사제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작품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보는 이들의 손에 절로 땀이 나게 한다.

더 북은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영국의 신학자였던 존 위클리프가 바로 롤라드의 시초다. 가톨릭 사제이기도 했던 존 위클리프는 세속화 된 로마 교황청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누구든지 성경을 읽을 수 있으며 성경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면서 성경에 기록된 말씀 이외의 제도나 교회의 가르침은 따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라틴어 성경을 최초로 서민들의 언어인 영어로 번역하여 누구나 성경을 통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그는 이단으로 몰렸고 롤라드들은 존 위클리프의 가르침을 따라 영어 성경을 퍼뜨렸다. 이들 대부분은 잉글랜드 소도시와 촌락의 장인, 하급 성직자 등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더 북의 등장인물 역시 잉글랜드의 평범한 시골마을 로돈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더 북의 백미는 극 중 롤라드들이 성경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한계를 느끼고 스스로 이 되기로 결정하는 대목이다. 이들은 각자가 맡은 성경의 부분을 통째로 외워 전달한다. 이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동시에 말씀을 암송하는 장면은 장엄함을 넘어 온 몸에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짜릿하게 다가온다.

 

'더 북' 프레스콜에서 제작자와 배우들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더 북' 프레스콜에서 제작자와 배우들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 출발

이번 작품은 극단 광야가 압구정에 마련한 새로운 복합문화공간 광야아트센터개관을 기념하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원래 이들이 공연장으로 사용해 왔던 대학로의 작은극장 광야더 북’, ’요한계시록’, ‘루카스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기독뮤지컬 전용관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정착하는 단계였다. 그러나 극장이 있던 건물이 매각되면서 피치 못하게 무대를 옮겨야만 했다.

작은극장 광야를 운영해 온 기획사 아티스와 기독뮤지컬 창작 집단 아트리는 새로운 장소를 물색한 끝에 압구정에 극장을 새로 마련하게 됐다. 이들은 기존 시설을 전면 리모델링하여 이전보다 더 크고 웅장한 무대, 편안한 좌석과 쾌적한 관람 환경을 갖추었다. 작은극장 광야의 객석은 170석 규모였지만 이번에 개관한 광야아트센터는 240석으로 객석 수가 크게 늘었다. 이들은 더 넓고 쾌적한 공간을 통해 기독뮤지컬만이 아닌 크리스천 문화 콘텐츠 전반을 담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좌석에는 접었다 펼 수 있는 테이블이 장착돼 학술 세미나나 포럼 등에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특히 아티스와 아트리는 지난 8월 문화예술사역 프로젝트인 GAM(Gwangya Art Ministry)를 출범했다. 문화행동 아티스의 윤성인 대표는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뮤지컬과 CCM, 워십, 영화, 아카데미 등 기독문화예술 전반을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문화예술 사역을 전략적으로 펼쳐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광야아트센터는 기존의 작은극장 광야에 비해 약 20% 많은 객석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 외에 포럼이나 학술 세미나 등의 행사가 가능하도록 테이블을 펼칠 수 있는 의자를 배치했다.
광야아트센터는 기존의 작은극장 광야에 비해 약 20% 많은 객석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 외에 포럼이나 학술 세미나 등의 행사가 가능하도록 테이블을 펼칠 수 있는 의자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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