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공간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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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공간과 만나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9.23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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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전문인도시건축봉사단 주관 '영혼의 안식처' 전시회 진행
전세계 54개국 디자이너 및 건축가 참여 공모전도 함께 마련
국제전문인도시건축봉사단이 주관한 '영혼의 안식처' 전시회가 지난 7일부터 25일까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마루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제전문인도시건축봉사단이 주관한 '영혼의 안식처' 전시회가 지난 7일부터 25일까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마루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며 관심과 섬김을 지향하는 기독교적 건축 전시회가 열렸다.

()한국건축가협회가 주최하고 국제전문인도시건축봉사단이 주관하는 영혼의 안식처전시회가 지난 7일부터 25일까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마루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자신과 가까운 주변에 있는 한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따뜻한 관심과 섬김을 나누는 사회를 지향하며 시작됐다. 한 사람이 실제 들어갈 수 있는 실물 크기로 제작된 쉘터를 만지고 경험하면서 관심과 위로가 절실하게 필요한 전세계의 소외된 이웃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 추석 연휴 쉘터를 돌아본 한 가정주부는 이렇게 한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쉘터를 보니 나도 가까운 사람의 영혼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에 뭉클했다고 감상을 전했다.

전세계 54개국에서 495개 팀의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참여한 공모전에서는 인도네시아팀의 디오의 조용한 공간이 대상을 차지했다. 작품의 이름에 등장하는 디오2등급 자폐 장애를 가진 아이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며 심한 불안 증세로 인해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인도네시아 팀은 엄마의 따뜻한 품처럼 어린아이의 마음을 안아주고 아픈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쉼의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금상을 받은 은 재미교포 2세인 작가가 1세대 이민자로 매일 바쁜 삶을 살아온 아버지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 30분의 점심시간이 유일한 자신만의 시간인 아버지가 마음껏 안도의 숨을 내쉬며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작은 녹생공간으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모두에게 영혼의 안식처가 필요

이 기간 같은 주제로 다양한 예술가들이 참여한 미술 및 사진 전시, 색채심리치료와 음악 공연도 함께 진행됐다. 건축가와 디자이너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분야 작가들이 자신의 재능과 전문성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지난 21일 열린 영혼의 안식처 콘서트에서는 서울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이능경 씨와 총신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의 이건호 연주자가 참여해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콘서트에 이어 서원대학교 황태주 교수가 나서 로마네스크 양식 건축투어를 진행했다. 투어에서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을 돌아보며 지하분묘 카타콤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교회건축의 역사와 의미를 조명했다.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무료로 열리는 쉘터 전시회는 이후 12월까지 순회 전시와 다큐멘터리 및 출판기념 행사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건축가협회는 영혼과 감성을 어루만져주는 쉘터를 한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은 그의 아픔을 이해하고 동감하는 사랑의표현이라며 우리 사회에 각 분야에서 소외된 사람을 향한 나눔이 널리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관한 국제전문인도시건축봉사단(대표:천근우 권사)은 지난 1999년 건축으로 이웃들을 돕기 위한 건축인 모임으로 출범한 뒤 국내외에서 건축을 중심으로 봉사활동과 학술교류 등을 전개해 왔다. 2010년에는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한 뒤 16개 나라에서 50여 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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