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고픈 ‘그 때 그 은혜의 주인공’들…지금은 어떻게 지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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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고픈 ‘그 때 그 은혜의 주인공’들…지금은 어떻게 지낼까?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9.1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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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고비 딛고 일어선 김온유 씨…11년째 ‘앰브봉사’ 기적
6년간 씨름 끝에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 출간한 최철규 작가
다음세대 향한 기도제목만 약 12만개…‘슈퍼맨’ 류동일 선생님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과 교회를 살리기 위해 지난 30여년을 쉼 없이 달려온 기독교연합신문이 어느덧 지령 1,500호를 맞았다. 그동안 본지는 신앙과 삶코너를 통해 긴 세월만큼이나 숱한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고백을 실었다. 개중에는 우리 사회에 크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유명 인사부터 반대로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홀로 묵묵히 소명을 감당하는 사역자, 그리고 극심한 절망 가운데서도 하나님만 의지하던 자녀들까지 실로 다양했다.

그런데 저마다 다른 사연을 지닌 크리스천들이 공통으로 입을 모아 전한 메시지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말씀을 직접 살아낸 것이었다. 더욱이 교회가 세상의 지탄을 받는 작금의 세태에서 세상 사람들과 구별된 삶을 살아가고자 발버둥 치는 이들의 간증은 복음에 생명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수년이 훌쩍 흐른 지금 그 때 그 은혜의 주인공들은 과연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번 특집호에서는 특별히 근황이 궁금한 인물들을 다시 찾아 후일담과 함께 한층 더 성숙해진 믿음을 들어봤다.

자가호흡이 어려워 24시간 앰브로 숨을 쉬는 김온유(오른쪽) 씨가 11년째 꾸준히 찾아오는 자원봉사자 안현성(왼쪽) 씨와 함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가호흡이 어려워 24시간 앰브로 숨을 쉬는 김온유(오른쪽) 씨가 11년째 꾸준히 찾아오는 자원봉사자 안현성(왼쪽) 씨와 함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만 명의 자원봉사자생명 살린 천사
서울 강남에 위치한 삼성의료원 내 한 병실. 유독 방문객의 왕래가 잦은 이곳은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30일에도 웃음소리가 복도까지 새어나올 만큼 활기찼다. ‘똑똑노크를 하고 들어서자 침대에 기대 비스듬히 앉아있는 김온유(32·명성교회) 씨와 그가 숨을 쉴 수 있게 옆에서 돌아가며 앰브(주머니 형태의 호흡 보조기구)를 눌러주는 봉사자 4, 그런 이들을 살뜰히 챙기는 온유 씨의 어머니가 보였다. 기도가 뚫려 목소리를 잃고 숨소리로 힘겹게 말하는 온유 씨였지만 봉사자들과 함께 식사하며 장난치는 얼굴은 한없이 밝았다.

본지가 온유 씨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한 것은 2005853호 기사 멈춰버린 시간, 하나님을 만났어요를 통해서다. 당시 17살 꽃 다운 나이의 소녀였던 그는 생사의 고비를 딛고 3년째 투병 중이었다. 앞서 2002년 단순한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폐에 종양이 있다는 의사의 오진으로 수술을 받는 의료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다량의 출혈이 발생해 49팩이나 되는 수혈을 받는가 하면, 중환자실에서 진통제와 항생제에 연명해 꼬박 2년을 버텨야 했다. 결국 그는 갈비뼈가 내려앉는 등 극심한 부작용으로 스스로는 제대로 호흡조차 할 수 없는 1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원망은커녕 건강을 되찾으면 꼭 선교사가 되고 싶다던 온유 씨의 인터뷰 이후 무려 14년이 흘렀다. 비록 그는 아직도 기약 없는 퇴원을 기다리지만, 대신 그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기적들을 체험했다. 2008년 명성교회 청년들이 시작한 앰브봉사의 경우 이제껏 수만 명이 거쳐 갔다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자가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한 번에 많은 양의 산소가 들어가는 기계조차 사용할 수 없어 24시간 내내 앰브를 눌러줘야 하는 온유 씨에게 봉사자들은 그야말로 주님이 보내주신 천사들이었다.

온유 씨는 제가 잠든 순간에도 숨은 쉬어야 하니까 초반에는 어머니 혼자서 36시간 동안 앰브를 작동한 적도 있었죠.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저를 위한 인터넷카페가 생겨 신청자가 끊이지 않고, 하루 2~4명씩 조를 짜서 4교대씩 제 곁을 지켜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심지어 메르스가 터졌을 때도 두말 않고 달려 와줬어요. 이렇게 10년 넘게 꾸준히 저를 찾아준 친구들과는 이제 연애상담도 하고 시시콜콜한 고민도 나누는 둘도 없는 가족이에요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무리 씩씩한 온유 씨라고, 어찌 낙심이 없었을까. 18년간 11번의 대수술에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그는 작년에 큰 슬럼프를 겪었다. 다리에 생긴 종양이 암으로 발전한 가운데 전신마취 수술을 감행할 경우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에 놓인 것. “그땐 너무 힘드니까 그냥 될 대로 돼라며 다 내려놨어요. 그런데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여 일어나 나와 함께 가자는 아가서 말씀을 주시면서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후 다행히 국소마취로 수술이 잘 끝났는데 그때 나 보다도 더 내가 살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깨달았죠. 선교사가 되겠단 꿈도 변함없어요.”

이를 잠잠히 듣고 있던 온유 씨의 어머니 역시 조심스레 한 마디 거들었다. “저도 한 때는 빨리 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 정도로 고통스러웠습니다. 자식 아픈 게 무슨 자랑이라고 자꾸 매스컴에 나가느냐며 하나님께 반문도 했죠. 그런데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항상 우리 온유를 사용하고 계신다고 분명히 응답해주셨어요.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온유를 보호하시는 하나님이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희망이 되어 홀로 영광 받으심을 확신합니다.”

5년 만에 만난 류동일 교사는 여전히 화랑초등학교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열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6년의 씨름 끝에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 1~3’을 출간한 최철규 작가는 하나님께 순종해 어느덧 제2부 집필에 들어갔다.

삶으로 체험한 천로역정빛 발하다
최근 기독출판계에서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올해 2월 출간된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 1~3’4개월 만에 3만부 이상 팔려 곧 6쇄를 앞둔 것. 이 책은 한국어판 최초로 제임스 선교사를 통해 영국 존 번연 박물관에 헌서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2~3년이면 쉽게 마칠 줄 알았던 작업이 예상치 못한 장애물로 6년이나 걸렸습니다. 대신 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통해 주님은 천로역정 속 이야기들을 제 삶에서 경험하게 하셨고 진정한 순례자로 다듬어가셨죠라고 밝히는 두 번째 간증주자 최철규(47·더사랑의교회) 작가의 고백이 감개무량하게 다가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에야 돌아보면 감사뿐이지만, 본지의 20151316호 기사 성인물 전문가에서 순례자로에 실릴 때만해도 그는 인생에서 혹독한 광야를 거닐고 있었다. 생활고는 절정에 이르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품을 그리다 오른손 검지 인대가 파열되는 등 시련은 계속됐다. 28, 농흉이란 병으로 죽다 살아나면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체험한 그는 성인만화가에서 기독만화가로 전향하면서까지 부르심에 순종했지만 상황은 악화일로였다. 하지만 최 작가는 그때서야 비로소 온전히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고 회상한다.

사실 기독교연합신문이 저를 처음 발굴해줬는데, 주위에서 신문을 통해 알려지면 도움의 손길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은 정작 돈이 없어서 이사만 네 번 갔습니다. 대신 하나님은 기가 막힌 타이밍들에 만나를 내려주셨어요. , 손가락을 다쳐서 펜을 잠시 내려놨을 적에는 100번 넘게 원작을 읽었는데요. 그러면서 제가 천성에 이르는 길은 인간의 덕분이란 엉뚱한 메시지를 담았음을 알게 됐습니다. 만약 이런 고초들을 겪지 않았더라면 제 천로역정은 주님이 아닌 의 의지와 돈을 쏟아 붓는 작품이 됐을 겁니다.”

요즘 최 작가는 몰려드는 간증집회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놀라운 소식은 그 와중에도 얼마 전부터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2부 집필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1부가 개인의 구원을 다뤘다면 2부는 교회 공동체가 천성에 이르는 길을 골자로 한다. 최 작가는 기독교가 질타를 받는 오늘날 낙오된 지체들도 끝까지 품으며 연합하는 모습을 통해서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주위에서 종종 저더러 앞으로는 하나님이 물질도 허락해주실 것이라고 말해요. 그런데 천로역정 1부를 펴냈을 때 저는 제일 먼저 가족들에게 내가 이렇게 긴 시간, 전세방까지 빼서 돈을 투자했으니 하나님이 얼마큼 채워주시겠지란 기대는 하지 말자고 당부했어요. 실제로도 예나 지금이나 제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그 어떤 두려움이나 좌절도 없습니다. 저는 그저 하나님께 서원한 약속을 지키고자 또 한 번 믿음의 한 발을 내딛을 뿐입니다.”

5년 만에 만난 류동일 교사는 여전히 화랑초등학교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열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5년 만에 만난 류동일 교사는 여전히 화랑초등학교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열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칠 줄 모르는 다음세대전도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가정뿐만 아니라 좋은 이웃으로부터의 배움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29년째 한 결 같이 어린이들에게 단순히 지식 전달을 넘어 복음까지 전하는 이가 있으니 20141260호 기사 ‘100권의 기도노트에 담긴 슈퍼맨의 비밀에 소개된 화랑초등학교 류동일(54·서울여대대학교회) 교사다. 5년 만에 조우한 류 교사는 희끗해진 새치가 무색하리만큼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기자를 반겼다.

혹시라도 그를 기억하는 독자가 있다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아이들을 위한 기도노트일 것이다. 기도하면 반드시 주님이 응답하신다는 믿음으로 19881번부터 써내려간 기도제목이 20014년 인터뷰 때 무려 82천 번을 기록했다. 그리고 다시 방문한 올해 그 수는 128천 번을 훌쩍 넘어섰다. 그 사이 그는 류동일 선생님의 기도노트란 책도 펴냈다. 여기에는 그동안의 기도제목들은 물론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고 전도된 수많은 제자들과 학부모들이 보내온 감동적인 편지가 수록됐다.

류 교사의 열정은 이쯤에서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성경을 더 잘 이해하고 예배에 몰입할까 고민한 끝에 지난해 동시집을 완성해 발매하고 올해는 시인으로 등단했다. , 일찌감치 동요작곡가로 활동해오던 그는 아이들이 선한 크리스천으로 자라나길 바라는 소망을 녹여 찬양동요 CD도 제작하고 있다제자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로 직접 녹음한 CD를 평생의 보물처럼 여기거나, 몰랐던 재능을 발견해 성악가가 되기도 했다.

어쩌면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꾸준함인데 첫 만남 이후로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 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을 줄 몰랐다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멋쩍은 듯 웃어보였다. 더욱이 류 교사는 2017년부터는 30년 가까이 주일학교 교사로 사역했던 경험을 토대로 서울여대대학교회에서 협동교육목사로도 시무하고 있는 터였다. 그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헌신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다음세대의 현실을 결코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화랑초등학교만 해도 기독학교지만 교회에 나가는 학생은 30%를 넘지 않아요. 상대적으로 부유한 가정이 많아 신앙을 갖기도 어렵죠. 이런 상황에서 제가 교사에 시인·동요작곡가·목사까지 된 연유는 단 하나, 모두 어린이 전도를 위해서입니다. 남들은 저보고 슈퍼맨이라 부르지만 저는 그저 아이들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도구일 뿐, 앞으로도 묵묵히 제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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