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회에 주일학교가 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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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회에 주일학교가 없는 이유는?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9.0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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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들을 위한 공동체…간판 없는 교회 '뉴제너레이션교회'

싱글들에 대한 '차별' 없애고 불필요한 봉사는 '생략'

작지만 타깃 확실히…미국교회 생각하면 당연한 선택 

▲ 뉴제너레이션교회를 시무하는 탁영철 목사는 한국사회와 교회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사역으로 '싱글들을 위한 교회'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에서 싱글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싱글들이 불평등하게 느끼지 않을 미니스트리가 필요합니다.”

사당역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언덕, 도심과 자연의 경계에 뉴제너레이션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이 교회를 시무하는 탁영철 목사의 안내대로 서초구 방배동 2877-9로 찾아갔지만 교회 십자가나 간판은 찾기 어려웠다. 다만 안내문에 적힌 ‘문화공간 뉴젠’이라는 이름이 ‘뉴제너레이션교회’의 약자라는 것을 미뤄 짐작하며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찾아간 날은 마침 고급원두 핸드드립 커피를 지역주민들에게 대접하는 날이었다. 바리스타로 일하는 집사가 바에서 진한 커피 향과 함께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아직은 더운 여름의 열기를 시원한 아이스 커피로 달래려는 순간 탁 목사가 교회 공간으로 들어온다. 

탁 목사는 한국에서 총신대 신학 학사와 M.Div를 받고 미국으로 건너가 석박사를 공부했다. 다년간 이민교회 목회를 하다 2010년 무렵에는 4년간 한국의 명지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목회에 전념하다 지난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뉴제너레이션교회를 개척했다. 

 

싱글이 행복한 교회

탁영철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면서 '또 하나의 교회'를 더하기보다 한국 사회와 교회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영역을 감당하기 위해 고민했다. 그리고 그 결론으로 ‘싱글사역’을 택했다.

“싱글이라는 것은 혼자 사는 모든 이들을 지칭합니다. 결혼 여부나 나이 고하를 떠나 사별을 했든, 이혼을 했든 상관없이 말이죠. 문제는 이런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고 현재 기성교회에서 싱글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회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30~40대가 되고 결혼을 못하면 청년부에도 끼기 힘들고 장년부도 가기 어렵다. 서른 안팎인데 결혼 했다가 가정이 깨진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교회 어른들은 교회의 성장을 위해 ‘온전한 가정’이 다 와야 한다고 말한다. 탁 목사는 이같은 현상을 설명하면서 “한국교회에서 싱글들에 대한 차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싱글들은 시간이 많다는 선입견때문에 주일학교 교사나 성가대 등 집중봉사를 강요받는다”며 “개인적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탈진하게 된다. 다시 힘을 얻을 계기를 마련하기 어렵고 지쳐서 그만둔다고 하면 믿음이 식었다며 비난 받는다”고 덧붙였다.

탁 목사는 교회 내 싱글들에 대한 이런 ‘차별’이 악순환을 만들고 비교적 부담이 적은 대형교회로의 쏠림을 가속화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뉴제너레이션교회는 싱글들을 위해 생략할 수 있는 일들을 과감하게 비웠다. 탁 목사가 경험한 미국 교회의 경우 싱글미니스트리가 잘 정착돼 있고 교회 내에서 싱글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지 않는다. 신학교 내에 관련 과목도 있다. 탁 목사는 미국 생활을 통해 얻은 소스들을 한국의 형편에 맞게 녹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 교회에는 주일학교가 없다. 성가대도 당연히 안 만들려고 한다. 주일날 교회에서 밥 해먹는 것도 지양한다. 대신 소그룹으로 나눠 각자 알아서 해결하도록 한다. 앞으로는 식사 비용까지 교회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봉사 중심이 아닌 사역과 교제 중심의 교회를 만들어갈 방침이다. 

 

▲ 기자가 찾아간 날은 마침 지역주민들을 위한 커피가 제공되고 있었다. 60평의 작지 않은 공간이 전문 바리스타가 내리는 커피 향으로 가득했다.

간판 없는 교회 

본래 대림동에서 첫 시작을 했던 교회는 지난 1월 이곳 방배동으로 이사했다. 이사의 가장 큰 목적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의 확보였다. 교회 내의 사람들만을 위한 교회라면 기존의 예배 장소에서도 충분했다.

“교회 장소를 구할때 처음부터 교회 간판을 달지 말자고 교인들과 마음을 모았어요. 지역사회를 위해 공간을 내주고 빌려주려면 교회 간판을 다는 것이 최선은 아니니까요. 주일에만 교회 입간판을 내놓고 주중에는 다시 집어 넣어요. 교회 티가 나지 않으면서 교회 구성원에게는 자부심을 갖도록 해주고 싶어요. ‘왜 교회 간판이 없냐’고 물어보면 ‘내가 교회 간판’이라고 답하라고 가르치죠. 십자가도 마찬가지에요. ‘왜 없느냐’ 물으면 ‘내 안에 십자가가 있다’고 하라고 합니다.”

탁 목사는 “앞으로의 목회는 ‘싱글목회’나 ‘찬양목회’처럼 전문목회여야 하고 건물도 ‘내가 소유만 하는 나만의 교회’가 아닌 ‘함께 나누는 목회’여야 할 것”이라며 “뉴제너레이션교회는 샘플로서 한국교회의 자산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교회는 ‘뉴젠 아카데미’를 통해 인문학 강좌를 진행하는가 하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큐티어플뉴젠’을 통해 무료 큐티와 목회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밖에 지역 상인 및 주민과 교류하기 위한 ‘뉴젠 선교회’, 청년들을 위한 ‘뉴젠 장학회’ 등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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